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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Story/Pop

그러고보니 오늘은 서태지 데뷔 20주년

20주년이 되는 날이라고 하네요.

조금은 묘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지만 저는 서태지가 데뷔를 했었던 1992년에 한국에 없었고 이후 서태지 열풍이 한국을 뜨겁게 달구던 시간도 2년간 만나보지 못했기 때문에 사실상 서태지 자체와 큰 상관이 없는 삶을 살았다고 하겠습니다. 방학 때나 완전 귀국 후에 주변에서 서태지 노래는 ~ 음악성은~ 하는 소리를 들어도 저에게는 역시 그렇고 그런 반응정도로만 다가올 수 밖에 없었지요.

가끔 "저 녀석은 무슨 딴나라에서 살다왔냐? 왜 서태지를 잘 몰라?" 라는 말을 하는 것을 듣고는 "예, 그런데요."라고 말을 할 수밖에 없었지요.

때문에 1990년대 초반을 비롯하여 90년대 말까지 가장 많이 들은 소리가 한국사람같지 않다는 말이기도 했습니다. 서태지를 모르는 것뿐인데 말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이 굿바이 베스트 음반은 여전히 저에게 재미있는 시간을 알려준 작품이기도 합니다.

실제 서태지가 날리던 시대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시절을 잘 모르는 인간이 되어버려서 좀 요상한 인간 취급을 받기도 했지만 (신입들끼리 모여서 노래방을 가도 저는 한국 노래들을 대부분 다 몰랐으니 뭐……이상한 녀석이었지요) 사회생활을 하면서 버는 족족 취미강화에 힘을 쓰다보니 새로운 앰프, 오디오 제품 구성에 열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CD음반에서 녹음이 잘된 애들을 가지고 이런저런 즐거움을 찾아갔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이 서태지 앨범이었습니다.

누구들에게는 시대의 아이콘으로서 숭배할 대상이었지만 저에게는 그냥 녹음이 잘된 음반과 아티스트라는 접근밖에 할 수 없었지요. 나중에 어떤 여성분은 어째서 서태지를 모르는가~!! 하면서 저를 괴롭히기까지 했었으니 나름 서태지의 열풍은 대단했던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더욱 무서운 인연이라고 한다면 하필 미국에서 열심히 사진찍으면서 놀고 있는데 서태지&모 연예인의 과거 결혼설이 터지는 바람에 역시 묘하게 서태지와는 인연이 멀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마침 LA주변에 있었는데 이런저런 연예가쉽거리와는 거리가 먼~ 그냥 음반으로만 친분을 다지게 된 인연이라고 하겠지요.

그래도 나름 한국의 문화영역에 있어서 큰 지정표가 되었던 존재였던 만큼 오랜만에 다시 한번 음반을 꺼내서 들어보고 싶은 기분이 드는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