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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imation Story/1980 / 20c

장귀병 MD가이스트 - 시대를 열었던 작품


장귀병 MD가이스트

일본 / 装鬼兵MDガイスト

OVA

SF 액션

1986년

전 1화

감독 오오하타 코우이치(大畑晃一) - 명의는 이케다 하야토(池田はやと)

제작사 프로덕션 웨이브(プロダクション・ウェイブ)

감상매체 VHS LD DVD


스토리-감동 20 : 12

스토리-웃음 15 : 3

스토리-특색 10 : 9

작화-캐릭터 15 : 13

작화-미술 10 : 8

음악 10 : 6

연출 10 : 7

Extra 10 : 7

65 Points = 

제가 이전에 써놓은 MD가이스트의 글을 보실 수 있으시라 생각됩니다만 초기의 일본 OVA가 개척되면서 나온 이 작품은 진짜로 OVA라는 점에서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되어집니다. 당시의 <바비스톡>이나 <판도라>시리즈에 비한다면 그 주목도가 적었던 작품이었지만 SMH2호에 나온 글을 보면 그 작품의 완성도가 인정받아 미국에서 속편을 제작할지도 모른다고 하더군요. 워낙 옛날 작품이고 해서 구해서 보기는 일본 현지라고 하더라도 힘든 이 작품을 꼭 구해서 보라는 말은 차마 하기가 힘들고요. 그들이 자주 쓰는 말 중에 나오는 '마보로시의 작품(幻の作品)'의 하나로서 생각해주시면 되겠군요. - 1996





실제 이 감상글을 쓸 때는 그렇게 관심도가 없었지만 정작 시간이 지난 후에 다시 보면 참 대단한 작품, OVA초기 시장의 근간을 새롭게 보여준 작품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특히 미국적인 시장에서 어필하기 위한 작품 스타일과 일본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연결되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회상을 듣게되면 (당시 리얼타임으로 일본 OVA를 구해보던 미국 친구 말을 빌리면) 죽을 만큼 따분한 미국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새로운 가능성에 도전하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매력을 알 수 있었다고 합니다. 확실히 보는 입장, 장소에 따라서 받아들일 수 있는 기준이 많이 다른 작품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만큼 시대가 달리 볼 수 있었던 작품이라는 소리지요. - 2005




조금은 농담같은 구성이라는 말도 하지만 1986년, 일본 오리지널 비디오 애니메이션, OVA시장에대한 새로운 기대감이 이 작품을 비롯한 여러 작품들에 걸려있었다는 것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당시 한국에서 데굴데굴 놀고 있던 저로서도 이런 시장에 대한 적응력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상당히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게다가 그 가격대가 너무 비싼 형태여서 개인 소유의 작품을 즐길 수 있는가? 그정도로 일본문화라는 것은 한국과 동떨어진 다른 형태를 가지고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이 때 제 세계관은 무척 좁아서 세계라는 단어를 가지고 생각 해보아도 한국, 일본, 미국, 그리고 소련 정도만 머리 속에 있을 정도여서 어떤 다른 것을 생각해보기 어려웠다고 하겠습니다. 뭐 당연히 유럽에 대한 인식은 있었지만 직접적인 기억보다 순정만화를 통해서 알게되는 구성외에는 별반 다른 것이 없었기 때문에 뉴스나 일반 상항에서 자주 들어서 알고 있는 나라 외에는 전혀 인지를 하지 못하고 있었지요.

제가 이 작품 이야기를 처음 거론한 1996년은 약 10여년 후이고, 이때만 해도 미국시장에서 끈질긴 호응을 바탕으로 2편이 제작되는 계기를 맞이하여 이 MD가이스트가 완벽판으로 재탄생되어 나왔던 시기이기도 합니다. 완벽판이라고 해도 원판에 없었던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부분을 만들어 수록한 스타일로 당시 디렉터즈 컷, 감독판이라는 스타일을 가지고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것을 제가 DVD로 만나볼 수 있었던 것은 2003년 발매된 것을 기반으로 상당히 시간이 흘러서 였습니다. 물론 그 망작이라고 알려진 2편과 함께 수록된 DVD였지요.

때문에 당시 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해외친구들과 나누어 보았을 때는 이런저런 뒷이야기도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당시 이것을 제작한 스튜디오 웨이브는 아시프로덕션(葦プロ)에서 독립한 형태였는데 그렇게 좋은 환경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실제 일본 애니메이션 시장 자체는 활발해진 구성을 가지고 있었고 새로운 신진세력을 먹여살릴 수 있는 시장확보를 위해 탄생한 OVA브랜드가 우후죽순처럼 늘어날 때였습니다.

다만 상업성을 기준으로 한다기 보다 당시 화제였던 소니의 베타, 빅터의 VHS 포맷 전쟁에 있어서 영상 소프트웨어 확보가 얼마나 중요한 승부처였는가를 알게된 일본 시장은 애니메이션 시장의 확장에 적극 동참하게 됩니다. 미국에 할리우드가 있다면 그것에 버금가는 영상소프트 시장으로서 애니메이션 판을 본 것이지요. 때문에 제팬 머니라고 일컬어진 경제부흥, 버블경제의 혜택을 받은 다양한 작품들이 이 OVA소프트에 쏠리게 됩니다.

이것이 좋은 것이었는지 아니었는지는 이후의 세대가 판단할 일이 되고 말았지만 결과적으로는 좋은 토양을 만드는데 성공을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MD가이스트도 그런 시대의 한 작품으로서 특징적인 스토리와 구성, 그리고 미주지역을 겨냥한 스타일을 가지고 완성된 작품으로 나름 SF 판타지 계열의 팬층을 확실히 확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물론 1995년, 과감하게 만들어진 속편 <MD가이스트2 데스포스 : MDガイストII ~DEATH FORCE~>가 너무 요상한 작품이 되어버려서 이 시대의 감상은 쫄닥 주저앉고 말았다고 하겠지만요.

실제 이 작품은 그 당시 기준으로도 상당히 좋은 제작진들이 투입된 형태로 완성을 보았고 나름 좋은 스타일을 보여준 의미있는 작품으로 많이 선정되었습니다. 1985~86년은 나름 일본 애니메이션 시장의 격동기였는데 그 안에서 성장한 작화감독 오오누키 켄이치(大貫健一)를 비롯하여 사노 히로토시(佐野浩敏), 오오바리 마사미(大張正己), 하바라 노부요시(羽原信義 : 현 XEBEC의 이사)까지 상당한 인맥들이 동원된 작품으로 이 작품이 탄생을 했습니다. 불안정한 신규 제작진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외주의 외주가 연결된 시스템으로 구성된 상황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좋은 느낌을 가진 이 작품을 만들었다고 하겠습니다.


이후 속편이 미국시장을 노리고 나온다는 소식을 접해듣고 나중에 1~2편이 합쳐진 DVD를 손에 넣었을 때는 큰 기대를 가지고 보았는데……… 너무 맥빠진 전개상황을 보면서 도대체 왜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이 작품은 상징적으로 볼 때 1986년 일본 애니메이션의 극적 변화기를 거쳐서 1995년, 2~3세대 제작가들의 꿈이 무너지는 시대에 나온 형태로 마무리를 지었다고 하겠습니다. 결국 이런저런 평가치를 보더라도 이 작품에 대한 기준은 첫작품만을 기준으로 생각해보게 됩니다. 참고로 1986년 당시 발매되었을 때도 비지니스 적으로 성공을 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고 합니다. 그러나 평가만큼은 꾸준히 쌓아올려서 1990년대에 정착되는 '제패니메이션' 브랜드 입지에 적지않은 역활을 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하겠습니다. - 2008&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