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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imation Story/1980 / 20c

장갑기병 보톰즈 - 시대가 만든 전쟁드라마



장갑기병 보톰즈

일본 / 装甲騎兵ボトムズ

TV Series

SF 액션

1983년 4월 1일 ~ 1984년 3월 23일

전 52화

감독 타카하시 료우스케(高橋良輔)

제작사 일본 선라이즈(日本サンライズ)

감상매체 VHS LD DVD


스토리-감동 20 : 13

스토리-웃음 15 : 5

스토리-특색 10 : 8

작화-캐릭터 15 : 15

작화-미술 10 : 6

음악 10 : 6

연출 10 : 7

Extra 10 : 7

67 Points =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저도 이 작품을 다 보았다고 할 수가 없네요. TV판으로 나온 전 52화중에서 본 것은 17화뿐이고 그것도 순서가 뒤죽박죽이었으니까요. - 왜 일본 바보들은 그다지도 초회한정 발매를 좋아하는지 알 수가 없네요, 무조건 발매 후에 절판이 되어버리니 여간 구하기가 힘들지 않아서요.

그 이후에 나온 총 편집판이나 3편짜리 OVA는 보았지만 역시 그 비밀과 재미에 대해서는 저에게 있어서 완전하게 이해가 안 되었다고 보고 싶었습니다. 일부 마니아적인 관점에서 말하는, 철저한 자료검증에 의한 자신의 해석을 써내리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보니 뭐라고 말하기가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요사이 건담 팬이나 마크로스팬이라면 웬만한 기종 형식번호나 신무기 원리를 완전하다고는 못해도 어느 정도는 떠들 수가 있잖아요. 그것에 비한다면 보톰즈가 가진 비밀스러운 점에 대해서 주욱 떠들 수 있는 이가 있다면 저는 부러울 따름입니다. 역시 이런 점 만큼은 일본의 원조 오따쿠들에게 당할 수가 없겠더군요. TV시리즈 작품으로서 본다면 솔직히 전편을 다보고 싶은 작품 중 하나입니다. 그 누군가가 노력을 하셔서 다 보게 되시다면 글 감상을 올려주시면 감사하겠네요. - 1996

 

……라는 것이 1996년까지의 이야기이고 이후에 결국 친구를 두들겨패서 LD박스를 빌려 다 감상하게 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본다면 그 느낌과 화려한 연출, 그리고 전쟁터에서 벌어지는 리얼한 연출감은 건담에 못지않는 리얼로봇 애니메이션의 하나로서 큰 장르를 보여주고 있다고 할 것 같습니다. 그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인 만큼 앞으로도 꾸준히 주복받을 수 있는 애니메이션 중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 1999




실제 지금에 와서 평가되는 일본 로봇 애니메이션 기준에 있어서 건담이 큰 기준점을 마련했다고 할 수 있고 이후 마크로스가 새로운 리얼감각을 선보이며서 전혀 다른 장르로서 발전될 수 있는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의 기준을 보여주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 기준 속에서 화려한 듯 하면서도 조금은 다른 작품이 등장했는데 그것이 바로 이 장갑기병 보톰즈입니다. 1983년에 등장을 했다는 것을 보면 한참 슈퍼로봇 열기가 막을 내리고 리얼한, 현실감 넘치는 전쟁드라마로서 장르가 정립되어가던 시기였기 때문에 이 작품은 그 기준에서 새로운 감각을 선보였다고 생각을 하게됩니다.

다만 아시는 분들은 아시다시피 이 시대가 미소냉전, 그리고 핵무기에 의한 인류멸망위기 설이 난무하던 때였습니다. 그 안에서 감독 타카하시 료우스케(高橋良輔)는 자신이 꿈꿀 수 있는 새로운 형태로서 이 작품을 구상했다고 합니다. 실제 이 시기가 상당히 묘~한 변화기였다는 점은 앞서 말한 다른 작품 이야기에서도 충분히 거론했다고 생각을 합니다.

한 작품으로서 보는 기준 이상으로 무시 프로덕션(虫プロ)이 도산해서 쓰러진 이후에 그 여파로 인해 수많은 애니메이터들이 자신들의 새로운 터전을 위해서 살아가게 되었고 기존 개념과 다른 (물론 토에이와 무시 프로덕션은 다른 방향성이 있었지만) 새로운 제작사로서 '선라이즈'가 체재를 구성하게 됩니다. 그들은 기존 애니메이터 중심의 제작중심과 다르게 실무경영진에 절대로 제작자를 넣지 않은, 분리형 경영으로 많은 화제를 낳았습니다. 너무 지나치게 애니메이션 편중 성향으로 진행된 무시프로덕션이 결과적으로 도산하게 된 큰 원인 중 하나가 경영감각이 없는 제작자, 애니메이터에서 제작진행를 맡겨서라는 점을 확실하게 알게된 이들이 그 경험을 바탕으로 선라이즈의 바탕을 짜맞추었기 때문이라고 하겠습니다.

때문에 이 작품도 선라이즈의 경영철학과 애니메이터 시절 무시 프로덕션을 거쳐 이 작품으로서 까지 연결된 다카하시의 스타일은 여러가지 의미를 가진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결과적으로 본다면 이 작품은 타카하시의 대표작이 되면서 슈퍼로봇 스타일에서도 추구되었던 <태양의 이빨 다그람 : 太陽の牙ダグラム>(1981~1983년)에 이어서 완전하게 감독 자신의 원작, 각본에 의해서 진행된 작품입니다. 이후 보톰즈 후에 바로 이어진 <기갑계 가리안 : 機甲界ガリアン>에서 원작과 감독을 맡아 자신의 정열을 불태웠고 이후에 이어진 <푸른 유성 SPT 레이즈너 : 蒼き流星SPTレイズナー>까지 독특한 타카하시 월드는 80년대 초 일본 로봇 애니메이션 역사에 있어서 큰 기준을 보여주었다고 하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담의 토미노 유시유키는 꾸준히 그 명맥을 유지해나가지만 타카하시는 지금에와서 볼 때 조금 한단계 다른 대우를 받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이 부분은 이후에 따로 쓸 일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로봇 애니메이션 연출과 구성에 있어서 확실히 다른 부분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은 잘 알려지지 않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하겠습니다.

전투방식을 비롯하여 그런 로봇, 전투병기들을 조종하는 방식, 그리고 그것을 보여주는 연출에 있어서 여타 작품과는 다른 형태라는 것을 눈여겨 볼 수 있습니다. 이 세계관 내에서는 단순하게 표현되는 부분이 있지만 실제 미국의 SF소설에서 거론된 미래형 인간형 병기에 대한 독자적인 해석이 들어가 있는 것이고, 그 안에서 다시 발전된 세계관, 미래상을 품고 있는 것이 이 작품이라고 하겠습니다.

물론 이 작품 이전에 나왔던 다그람에서 보여준 영웅상이나 구성은 소년기 작품들의 특징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무언가 모를 다른 영역을 표시하려고 노력을 했습니다. 전쟁이라는 큰 카테고리 안에서 싸워 나가야 하는 일개 병사의 모습들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그 안에서 다시 새롭게 추구되어야 할 영웅상을 그린 것이지요. 건담에서는 '뉴타입'이라는 세대별 진화에 대한 가능성을 가지고 평가하려고 했지만 타카하시는 영웅상 내에서 고뇌하는 주인공을 만들어 성장하는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이 부분은 이후에 연결된 가리안, 레이즈너에서도 꾸준히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어서 환경에 얽메이지 않고 그것을 타파해 나가는 히어로를 보여주면서 그 안에서 도움이 되는 수단으로서 병기가 등장하게 됩니다.

워낙 특징적인 아이템 소재가 발저된 일본 로봇 애니메이션 시장이었기 때문에 그것이 보톰즈가 되었지만 초인, 영웅작품들도 많았던 시절이었던 것을 보면 그만큼 일본 80년대 영상 시장이 가진 매력이라는것은 어느정도 공통된 분모를 가지고 있었다고 하겠습니다. 이런 구상에 있어서 완전하게 타카라시의 사상이 녹아들어간 작품이 바로 이 작품이라는 것은 많은 이들에게 큰 의미를 부여한다고 하겠지요.


개인적으로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재미라는 점보다는 미스터리한 부분에 대한 이해와 과연 주인공이 선택해야 하는 방향이 그것으로 올바른 것이었는지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로봇 애니메이션으로서 보여주는 여러가지 재미는 확실히 좋았지만 그것을 제외한 부분으로서 본다면 전쟁이라는 환경과 그 환경 안에서 벌어지는 인간군상은 확실히 비현실적인 면을 보여준다고 생각을 합니다. 80년대에는 게임으로서 즐기는 전쟁판타지가 아니라 현실에서 공포를 안고 살아가야 하는 전쟁에 대한 기억이 남아있던 시기였기 때문에 그런 현실적인 괴리감이 나온다고 볼 수 있습니다.

더불어 패전국이었던 일본의 60~70년대 애니메이션은 주로 악의 단체, 범죄조직과 싸워나가는 영웅상이었다고 할 때 이제는 SF라는 장르로 이전하여 전쟁이라는 소재를 자유롭게 다루어 나간다는 점에서 특징이 있는 시대관을 만나볼 수 있다고 하겠습니다. 현재를 기준으로 생각한다면 이런 작품 속에서 보여준 것과는 또 다른 현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지만 군사산업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능력, 세계를 만들어 나간다는 것을 인식하기란 조금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합니다.

인류가 가진 꿈은 틀림없이 발전이지 멸망은 아니니까 말입니다. -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