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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 Story/Adult Game

성전사 못코리만 - 끼가 보였던 작품



성전사 못코리만

일본 / 性戦士もっこりまん

일루젼 : ILLUSION 제작

9800계열 PC게임

1993년 8

옴니버스 어드벤처

재미  + ?

 

지금 시대에 와서 이 일루젼이라는 회사에 대한 인식은 미소녀 게임팬들에게 있어서 제법 큰 영향력이 있다고 하겠지만 이 때만 해도 막 데뷔를 했던 업체였습니다. 1993년 4월에 <엔젤 아미 : エンジェルアーミー>라는 작품을 가지고 시장에 나타난 그들은 상당히 특징이 있는 게임성향을 가지고 재미를 추구했다고 하겠습니다.

본래 일루젼은 1992년에 하트전자산업(ハート電子産業)에서 분리되어 나온 신 브랜드 구성인데 이곳에서 분리된 업체로서 주식회사 인터하트(株式会社インターハート)가 있습니다. 지금 세대, 2000년대 이후 분들에게 일루젼이라는 브랜드는 3D CG를 배경으로 한 <InteractPlay VR>(2001년 8월 작품)를 기반으로 상당히 특징적인 세계관을 보여줍니다. 덕분에 지금에 와서는 대단히 진보적인 기술을 도입하고 있는 성인게임 업체로 알려져 있는데 그 기반을 보여준 작품이 그들의 2번째 게임, 이 작품입니다.

사실 다른 이 작품에 대한 정보나 한국친구들의 요청이 없었음에도 구입을 하고 지금까지 보관을 하고 있었던 것은 그들의 게임 시스템이 상당히 특징적이었기 때문입니다. 아직 데뷔한지 얼마되지 않은 신생제작사였는데 그 묘하게 위트가 있는 구성이나 게임성에 흥미를 느낀 저는 일루젼이라는 회사를 주목하게 됩니다.

참고로 취미적인 형태로 게임제작, 동인게임 제작에 관여하고 있었던 인간들이 조금 주변에 존재했기 때문에 이런저런 재미를 느끼기도 했지요. 그렇다고 해도 사실 저는 이 게임 제작방향이나 의도는 좋아했음에도 불구하고 캐릭터 디자인은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답니다. 말 그대로 페어리나 칵테일, 엘프 같은 미소녀 캐릭터의 전형과는 거리가 있는, 느낌이 너무 진한 캐릭터 디자인때문에 '미소녀 게임'이 아니라 '미녀 게임'을 한다는 분위기를 느끼게 되었지요.


때문에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구성점은 특이한 구성, 그리고 위트넘치는 에피소드로 무장을 했다고 하겠습니다. 그 회사 제작풍토는 이후에 잘 이어져서 1997년 12월에 나온 <DES BLOOD>부터 시대에 앞서가는 '3D CG 성인 게임'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때를 전후해서 윈도우 버전 성인게임을 즐기던 이들에게 일루젼이라는 회사가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하겠지요.

물론 저는 이때에도 캐릭터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냥 시스템이 좋다, 구성력이 좋다는 부분에만 주목을 했지요. 실제 한국 친구에게 이 못코리만 작품을 배달해준 후에 들은 소감을 알아보면 대부분 "별로였다"다고 합니다. 이때를 전후해서 게임성에 대한 부분보다 스토리, 그리고 얼마나 캐릭터 매력에 중심을 둔 판매기준이 중요했는가는 따로 말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을 합니다. 실제 일본이 아니라 한국에서 친구들이 팩스(그렇습니다 당시 저는 팩스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때문에 한국친구들이 계속 연락을 해올 수 있었던 것이지요)로 주문을 하던 상황에서도 이 작품, 이 회사에 대한 요청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을 기억하고 추억하게되는 것은 나름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을 하게됩니다.

남들이 주목하지 않았던, 특히 한국 게임 팬들에게 있어서 거의 무시되었던 그들의 행보가 진지하게 잘 발전되어 일본을 대표하는 미소녀 게임 업체 중 하나가 되었다고 하겠지요.




물론 스타일적인 부분이상으로 이 쪽 팀이 내놓은 게임은 상당히 재미있었습니다. 성적인 부분을 웃을 수 있게 처리한 점들은 확실히 즐거운 선택이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때를 즈음을 해서 한국과 일본의 미소녀 게임팬들이 가지고 있었던 팬심과 시장구조라는 것을 생각해보게 합니다. 물론 당시에는 느끼지 못한 것이었지만 이후에 조금씩 그 상황들이 변해가는 것을 눈으로 보았기 때문에 1996년 전후까지 꾸준히 발전하는 여러가지 환경을 이해해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이때를 전후해서 미소녀 게임업체에 진출한 친구인연도 만들어지면서 더욱 진~한 뒷이야기를 알 수 있게되었다고 하겠지요.


1980년대와 달리 컴퓨터 게임 산업 자체(성인 게임업체를 통틀어서)가 상당한 이익률을 보여주고 있었던 것은 단순한 작업패턴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수요가 증가했다는 것 때문입니다. 여기에 더욱 박차를 가한 것은 컴퓨터 세대가 성장을 해서 이쪽으로 쉽게 흘러들어왔다는 점이기도 합니다. 대규모 메이저 게임제작회사들의 상황과 달리 소규모 제작진행은 굉장히 빠르게 유통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고 당시 플레이환경이었던 16색 표현기준으로 볼 때 '도트 노가다' 라고 말을 하는 부분이 동인지 제작자들에게 짭짤한 부 수입원이 되어주었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도전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조금 컴퓨터를 알고 간단한 시스템구조에만 적응을 하면 손쉽게 돈을 벌수 있었기 때문에 일반적인 전자산업체에서 재미없는 일만 하는 이들에게 있어서 유혹적인 환경이었다고 하겠습니다.


80년대 초반만 해도 이런 제작환경을 갖추기란 어려운 상황이었고 컴퓨터에 친숙하지 않은 이들이 많았기 때문에 제작인원도 모잘랐던 시절이지만 80년대 후반에 들어서는 제법 기초를 가진 이들이 많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특히 OVA시장의 불안과 애니메이션 관련 작업자들이 여유를 가지게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이후에 제작인력 포화상태를 이루게 됩니다. 그렇다고 해도 이미 시장 자체는 상당히 커져있었고 그것을 나누어 먹기위한 업체들의 노력은 대단한 것이라고 합니다. 비공식적으로 약 200여개 업체가 생성되었다가 사라졌다고 합니다.

여기에 아키하바라 전자상가를 중심으로 한 동인 전자게임, 동인게임의 유포가 자유롭게 되면서 굉장히 시장규모가 커졌다고 하겠습니다. 이 상황에 대한 정확한 산출적인 근거는 나오기 어렵지만 (1993년까지 세금을 비롯한 여러가지 매출관련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시간와 능력을 가진 개인이 혼자서 작업해서 2~3개월 안에 기본을 만들고 이후에 그패픽 작업을 할 수 있는 이들이 동원되어 간략하게 진행하게 됩니다. 물론 캐릭터 표현에 있어서 주목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스토리 구성이나 배경을 어떻게 짜는가에 따라서 다른 형태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가장 흔한 방법 중 하나가 기본 베이스 데이터가 널리 알려진 몇몇 게임 형태를 기반으로 추가하는 과정을 가집니다.

2D스크롤 액션게임이나 슈팅게임, 대전 격투게임 등을 빌려서 그 안에 성인요소를 넣어 추가하는 형태라는 것이지요. 더불어 동인시장이라는 형태가 오리지널요소보다는 어디선가 본 것같은 스타일을 비슷하게 만들어 넣어 그 안에서 즐거움을 추구하기도 했습니다.


이 작품도 그러한 요소 중 하나로서 게임 외적인 부분은 그렇게 매력적이라고 말할 수 없었지만 안정적인 구동력이나 마우스 움직임을 가지고 진행해볼 수 있는 다양성에서 재미를 느끼게 해주었다고 하겠습니다. 그런 과정들은 이 작품을 비롯하여 앞으로 이들이 어떤 새로움을 추구할 지 모른다는 기대를 하게 만들었다고 하겠습니다.

다만 여전히 캐릭터 디자인이 메이저에 어필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들어주지 못했기 때문에 언제나 빅히트를 기록하지 못한 점은 사실이라고 하겠습니다. 저는 그래도 이 시리즈를 좋아하게 되었는데 나름 슈퍼 히어로의 다른 버전이라는 판타지를 느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정의를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는 수많은 초인, 영웅들의 존재가 그려지고 있었지만 정작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 히어로라는 것을 만나보기 어려웠기 때문에 이런 형태로 보면서 희열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하겠지요.




화제성만을 따진다면  PC9800시리즈 용 에로 게임으로 큰 영향력을 발휘한 게임은 아니었지만 캐릭터 지향성이나 게임구조, 시사적인 면들을 볼 때 이런 구분은 당연한 것이라고 할 것 같습니다. 물론 배트맨 같은 다크 히어로 적인 분위기가 인기를 끌었기 때문에 등장할 수밖에 없었다는 말을 하겠지만요.


다만 일본은 버블경제의 붕괴 이후에 만나게 된 불황기에도 꾸준히 성인게임기반을 키워옵니다. 특히 1995년에 등장한 윈도우95는 시장변화를 크게 바꾸어, 일본의 독자적인 시스템내에서만 진행되던 것과 달리 더 넓은 대중성을 가지게 됩니다. 물론 인터넷 문화와 더불어 고속회선, CD롬 백업 문화가 고속으로 진행되면서 성인게임은 프로덱트가 약한 게임 소프트로 구분되어 대량 분포되는 형태를 가지게 되었다고 하겠지만요.


작품 스타일 하나만을 가지고 많은 것을 이야기 하기는 어렵겠지만 에피소드 7개, 특징이 있는 액션성, 게임방향을 추구한 일루젼의 못코리만 (우리나라 식으로 고치자면 발기맨)이라는 캐릭터는 확실히 세상을 다르게 보는 기준을 마련했던 작품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후에 이 작품은 RPG형식을 빌려서 다시 등장을 하게됩니다. 상당히 진지하게 웃겼던 추억을 가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