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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dware Story/Audio Goods

레코드 판


LP라고 지칭되는 레코드 판을 아직도 가지고 있는 이유라는 것은 여러가지가 원인이겠지만 추억할 수 있는 존재, 그리고 이미지로서 볼 수 있는 큰 화면판 때문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이야기되는 것이 카세트 테이프와 LP와 CD가 가지고 있는 정감과 정보전달력, 감상에 대한 이야기를 자꾸만 해보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어렸을 때는 진광관이다 트랜지스터다 하는 구분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고 그 기기가 왜 비싼가? 하는 점에서 큰 이해를 가지지 못했습니다.
그냥 눈에 들어와서 보이는 것이 좋은가 아닌가 라는 기준을 가지고 볼 때였지요. 중간 중간에 MD나 mp3디바이스가 꾸준히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편의성과 더불어 음악적인 즐거움, 그것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사람들과의 교류, 음악이 전달해주는 드라마와 긴장감을 생각해본다면 그 음악과 함께했던 즐거운 추억을 결코 쉽게 잊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이후 삼촌이 해외에서 근무하면서 들고온 탄노이 스털링과 매킨토시 앰프를 쓰레기 취급하다가 혼난 것을 경험의 시작으로 이후 알게 모르게 좋은 소리를 듣고 살아왔다는 기본치를 알게되었습니다. 나름 좋은 소리와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할 수 있었다는 것이 재미있기는 했지만 크게 신경을 쓰지는 않았습니다.

이후에 알게된 것은 고급기기라고 해도 그 세팅치나 환경에 따라서 전혀 다른 소리를 내준다는 것이었습니다. 소위 말하는 억대 제품까지도 방구석 환경이 무식해지면서 진짜 가격과 상관이 없는 소리가 나온다는 것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인은 '비싼 기기이니까'라는 믿음을 가지고 좋은 소리로 인식하고 넘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런 것은 확실히 감성적인 부분과 환경적인 여건이 만들어버린 미묘한 현상이라고 말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실제 추억하는 부분을 떠나서 시간이 지나 진공관, TR, 디지털 관련 장비들이 가지고 있는 표현력이라는 부분을 생각해보면서 연결을 다시 해보면 과거에 느꼈던 좋은 분위기, 느낌이라는 것에 대한 것을 나름 감성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물론 수치적으로는 다 같은 형태라고 해도 그 안에서 느껴지는 감성의 차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곳이 오디오의 세계이기 때문에 이런저런 생각을 달리해보기도 합니다.
같은 가격대, 비슷한 디자인, 같은 품성을 가진 제품이라고 해도 들어보면 달라지는 것이 헤드폰, 이어폰, 스피커의 세계라는 것은 이미 많은 이들에게 알려진 상황이기 때문에 팬층은 여전히 자신들의 감성에 맞는, 만족시켜주는 무언가를 찾는 것이 당연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아무래도 일본생활을 거치면서 상당히 많은 제품들을 접할 수 있었고 이후 미국과 유럽 친구들의 환경을 경험하게 되면서 같은 오디오 기기라고 해도 그 환경과 구성에 따라서 다른 매력을 전달해준다는 것을 경험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에 들었던 LP에 대한 추억과 매력은 여전히 많은 가치관, 기준을 알려주는 것 같습니다.
젊었을 때는 그냥 수치에 집착을 했는데 그 수치라는 것은 믿기 전에 실제 들어보는 과정이라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실제 주변에서 보면 세대별, 지역별, 문화별로 자신들이 접해보지 않은 기기, 기종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수치가 우수하면, 가격이 높으면, 유명세를 탄 제품이면 그냥 생각없이 신봉하는 경우를 보게되지요. 이런 형태에서 알 수 있는 것은 대부분 자신이 만족할 수 있는 소리에 대한 관심이 어느정도 충족되는가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물론 '소리에 대한 만족'보다, '음악감상에 대한 흥분'이 아니라, '비싼 대가를 치루고 손에 넣은 기기에 대한 행복'으로 바뀌는 것은 아니기를 바라게 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