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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ic Story/Adult

한국에서 만화는 공짜문화일까?

20세기, 너무 거창하게 말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20세기에 그려진 만화들과 21세기에 그려진 만화 문화 중에서 금전적 가치를 논하게 되는 것은 이번에 거론된 주호민 작가 웹툰 연재 작품 <신과 함께>가 '유료화 논'에 포함되기 이전에 만화를 보는 가치관이라는 것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사실 블로그와 SNS이웃들 중에는 만화작가를 포함하여 이런저런 출판관련, 만화관련으로 오랜시간 인연을 만들어온 이들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다양한 이야기를 해볼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1970~80년대에 있어서 대본만화(貸本漫畵), 사실 이것도 잘 모르는 분들도 있다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은 조금 묘한 감정도 생기지요. 대본소 전용 만화에 이어서 만화방 등을 통해서 우리나라에서 만화책은 사서보는 것이 아니라 약간의 푼돈을 주고 빌려보거나 빌려본 친구것을 통해서 다시 빌려보는 정도의 경제적 가치만을 지니고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한때, 길거리 음식, 불량식품으로서 거론하는데 있어서 선두에 있었던 떡볶이(비록 태생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고 해도)도 지금은 고급화, 대중문화로서 큰 가치를 발하고 이제 세계화에 있어서 한국음식을 알리는데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우리들은 너무 주변에서 쉽게 접하는 것을 경시하는 수준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들에게는 흔한 것이기 때문에 다른 문화, 시선에서 볼 때 또 다른 인식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잘 모르지요.




사실 경제발전에 급급한 나머지 포기를 했던 자연환경 파괴를 경시했고, 그 때문에 지금은 지구단위로서 그것을 다시 소중히 여기자는 운동을 접하게 됩니다.

제 추억에 따르면 당시 금액으로 20원에 제작되던 만화책자는 각 지역 대본소에 배급되고 여기서 조금씩 윗돈(물류유통비)이 더해져서 만화방에 깔리게 됩니다. 만화방에서 볼 때는 1~2원, 빌려서 집에서 볼 때는 3~5원 하던 시절을 거쳐서 10원, 50원, 100원, 그리고 조금씩 금액적인 부분이 커지더니 현재 만화방은 시간제를 주로해서 만화를 감상하는 가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 동네 만화방을 자주 가볼일이 없어서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서울지역은 대부분 시간당 1000~2000원 사이에서 계산되고 있는 것을 봅니다. 지역에 따라서 조금 변동이 있고 서울이라고 해도 더 낮은 가격에서 형성되고 있는 곳도 있다고 합니다만 저는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런 시대를 바라볼 때 제가 만화책을 처음 구입했던 1970년대 시대부터 지금까지를 돌아보면 과연 만화책을 사서 보는 것이 제대로 된 문화영역인지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학교를 비롯하여 문화적인 성격으로 볼 때, 책을 구입한다는 것은 일종의 사회적인 가치관의 변화에서도 비롯된다고 하겠습니다. 명작, 위인전, 백과사전 같은 것은 도움이 된다. 또한 사회적으로 성숙한 문화유희에 있어서도 어른들의 영역이 아닌 상황에서 만화책은 구입할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오락거리, 단순한 유흥정도의 문화로 이해되었지만 이것을 직접 구입하고 개인 소장을 한다는 것은 조금 말이 안되는 일이었지요. 제 환경은 이모부가 만화대본소를 하셨고 아는 취미인 친구 중에 만화출판을 한 곳이 있었고, 이후 만화와 애니메이션 관련 취미인들과 인연을 가지게 되면서 더욱 짙은 감상들을 만들어갔다고 하겠습니다.




사람들에게 있어서 만화책이라는 것은 그냥 한순간의 유흥으로서 머물고 마는 것이었다고 할지 몰라도 한국에서 못해도 40여년간 문화적인 가치가 없이 성장하지는 않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실상 소비자들의 욕구나 의식구조는 여전히 자신이 가진 푼돈으로 즐길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당연한 것 같습니다. 1980년대 당시에도 만화책을 구입해서 보는 인간들이 너무 적었다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저를 비롯하여 당시 만화를 보고 즐기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빌려서 보는 것이 당연했고 어쩌다가 정말 좋은 작품을 만나서 '구입을 결정'한다고 해도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제 경우도 그런 것 중 하나겠지만 일본에 가 있었던 시기가 아니었더라면  그렇게 마구잡이로 쏟아지는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감상하고 정리할 수 있는 기준은 얻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당시 일본에 유학, 업무로 가있던 수만명 중 만화 하나를 즐기는 이는 제법 있었을지 모르지만 구입하고 소장한다는 것에 의미를 둔 이들은 역시 적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저 자신도 이전 포스트에서 말한 것처럼 외국에 나가보니 한국산 대본소 만화나 고전적인 만화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고 조금씩 모아보았지만 정작 한국내에서는 쓸모없는 잡동사니를 모아둔다고 버려짐을 당했습니다. 그런 시대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돌아보면 90년대는 나름 격동기를 통해서 사회적인 이해구조와 달리, 돈이 되는 상업적인 가치론을 말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불법유통만화 시장을 근절하고자 정식 라이센스 만화가 등장하고, 그중에서 대표라고 할 수 있는 몇 작품들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사회적으로도 큰 가치를 인정받게 되지요.

 

다만, 여전히 일본산 만화에 대한 우려와 한국시장의 자생력에 대한 이야기가 거론되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개인적으로도 분실되어 아쉽다고 생각을 하는 것은 장태산, 이재학, 박봉성, 그리고 하승남 작가 만화같은 것이 아닐까 합니다. 지금에 있어서 어느정도 자신의 이름을 브랜드화 하는 데 성공을 했다고 말을 할 수 있는 이현세, 허영만, 김수정은 만화작가로서 성공한 사례를 보여주었습니다만 그 외 수많은 작가들이 이름없이 사라져간 것에는 아쉽다는 말을 하게됩니다. 특히 그런 것들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더더욱 안타까운 일이지요.

이것은 1960년대를 거쳐서 80년대, 심지어 90년대까지도 한국에서 만화, 애니메이션에 대한 문화적 가치를 단순하게 돈벌이로 생각한 사람들과 유흥거리로 본 대중 소비자들의 인식에서 비롯된 것을 대변하는 모습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비록 1990년대에 10대였던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여러 잡지연재작가들의 이름이 거론되지만 잡지작가와 대본소 작가, 그리고 대중작가(주로 일간지나 사회적인 지면에서 활동을 한 작가) 등에 대한 이해는 여전히 천박한 문화적 가치라고 하겠습니다.



때문에 21세기, 그것도 2012년에 들어서 자신이 보고 즐기는 문화에 대한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 가치를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은 그것이 제대로 인정받기를 원하는 취미인들에게 있어서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이것은 무슨 정치적인 이해나 종교적 가치관, 편견이나 대립을 가질 수 있는 소재가 아니라 문화적인 취향에 대한 구분일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실제 만화를 볼 때 그림을 보는 사람과 스토리를 보는 사람이 크게 나누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지금에 와서는 '보여주는 것'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고 기술적인 바탕이 많이 개선되어 등장하기 때문에 그림을 보는 것으로 만화를 보고 가치를 느끼면 대가를 지불하는 것에 대한 것에 대해 만족하는 이들도 늘어나 있습니다. 때문에 그림을 못그린 만화는 만화가 아니다. 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지요.

만화를 비롯하여 다양한 스토리를 알려주는 문화에 대해서 이해와 즐거움을 가진 사람들은 그것에 가치를 느끼고 그것을 통해 대가를 지불하는 것에 만족을 하지만 사실 이부분은 조금 더 성숙한 연령대의 취미인이 아니면 쉽게 접근하기 어렵다는 말도 하게됩니다.

재미있는 작품이라는 것을 그림을 통해서 얻는 것과 스토리를 통해서 얻는 것 중 어느 쪽에 비중을 두는가는 사람들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저는 아무래도 스토리 쪽에 비중을 두는 감상점을 우선으로 해서 정리하는 바탕을 가지고 있지만 제 기준에서 보아도 역시 그림, 표현할 수 있는 화력(畵力)이라는 것은 남이 보고 이해할 수 있는 영역에서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스토리는 진정한 창작의 바탕, 즐거움이 모든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니 자신이 어떤 것에 가치를 두고 만화를 보는 지는 다르다고 하겠지만 그것이 돈을 지불하고 즐길 수 있는 문화인가를 말하는 것과는 또 다른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한국에서는 너무 공짜로 즐기는 것이 만화라는 생각이 팽배되어 있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를 하게되는 것 같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