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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imation Story/1980 / 20c

버스 : BIRTH : 판도라 행성의 비밀 - 전혀 새로웠던 애니메이션


버스 : BIRTH : 판도라 행성의 비밀

일본 / バース : BIRTH

OVA

SF 액션

1984년 8월 21일

전 1화

발매직전 7월 21일 극장공개

감독 사다미츠 신야(貞光紳也)

제작사 키티필름(キティフィルム)

감상매체 VHS


스토리-감동 20 : 6

스토리-웃음 15 : 8

스토리-특색 10 : 7

작화-캐릭터 15 : 13

작화-미술 10 : 10

음악 10 : 5

연출 10 : 10

Extra 10 : 7

66 Points = 

이 작품은 도대체 무엇인가? 80분이라는 런닝타임이 흐르는 가운데 실험적인 화면 연출로 가득차 있는 작품이지요. (100분 분량 가운데 80분이 내달립니다) 만화영화로 재미를 도외시하고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보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그것은 맞습니다. 대신 만화영화가 가질 수 있는 구도와 카메라 앵글 한계를 보여준 작품이라고 생각 할 수 있습니다. 360도 풀회전을 손으로 그려서 연출한 장면을 재미로 본다면 재미있고, 다각도 화면 줌이 보여주는 상상력의 한계라는 것은 정말 일본 작품이 가질 수 있는 즐거운 재미라고 보고 있습니다. 황당한 추적 레이스 장면이 압권이지만 그 긴 트레스 인해 지루한 감을 가지시는 분도 계시리라고 생각합니다. 일본만화를 많이 감상하시는 분이라면 빼놓기 아까운 작품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이런 작품을 출사할 수 있었던 일본 애니메이션 시장이 부러울 뿐이었습니다. - 1996




이 작품은 규정상 OVA에 속하는 작품이지만 발매하기 직전이었던 7월에 갑자기 극장에서 공개를 하기도 해서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알고 계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 작품은 말 그대로 OVA시장을 시작하던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와 소프트웨어 확보에 혈안이 되어 있던 업계가 난리 법석을 벌이던 때였습니다. 때문에 이 작품을 내놓은 빅터 음악산업부에서는 첫작품으로서 이 실험적인 애니메이션을 등장시킵니다. 참고로 빅터는 바로 VHS판권을 가진 회사입니다. 소니에서 내놓았던 베타 시장을 잠식시킨 장본인으로서 음악을 비롯한 부가판권, 그리고 소프트웨어 경쟁에 있어서도 여러가지 이점을 가지고 있던 그들이 제일 먼저 목표를 세우고 내놓은 작품이 바로 이 애니메이션입니다. 다만 보신 분들은 아시다시피 상당히 실험정신이 강한, 그리고 보는 맛에만 치중하다보니 스토리가 너무 약해서 제작사 목표판매수치였던 3만장에는 미치지 못하는 18000장 판매에 그치고 말았다는 아픔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많은 불안감을 느끼게 했지만 결과적으로 2번재로 등장한 <메가존 23 : メガゾーン23>가 큰 히트를 하면서 시장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시켜주었다고 하겠습니다.

이 작품 감독으로서는 당시 여러가지 로봇 애니메이션 연출을 담당하고 있던 사다미츠 신야로 표기되어 있지만 실제 대부분의 구성과 연출은 단 한명의 천재적인 애니메이터 카나다 요시노리(金田伊功)에 의해서 시작되어 끝을 맺었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일개 애니메이터 한 명이 애니메이션 전부를 담당할 수는 없다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가 이룬 업적, 특히 이 작품에서 보여준 그 장면연출은 일세를 풍미하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그 부분은 저보다 잘 정리해둔 블로그 이웃 포스트가 있으니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실질적으로 이 작품 기반은 TV시리즈를 염두에 두고 기획되었고 <대공마룡 가이킹> 부터 꾸준히 같이 작업을 해온 사다미츠 신야와 카나타 요시노리의 결합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하겠습니다. 이 기획이 혁신적으로 AV시장에서 보여 줄 수 있는 비디오 시장의 우수한 구성 중 하나로서 보일 수 있게 연출되기 바랐던 스폰서의 노림수 덕분에 조금 무리할 정도로 급격한 노선 변경을 하게되고 그런 멋스러운 화면 연출 하나로 관객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기획진은 이 작품을 그냥 진행시켜 버립니다. 덕분에 아직은 일부 소수 팬들에게만 열광적인 인지도를 가지고 있었던 카나다의 연출기법보다는 스토리를 이해할 수 없다는 관객들의 일반평이 더 널리 알려지면서 흥행 자체에서는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실질적인 구성과 프로듀싱, 그리고 기획을 담당한 나가오 사토히로(長尾聡浩) PD와 기획파트였던 오노테라 슈이치(小野寺脩一), 원작 구성으로 이름이 나간 카나메 기획(カナメ企画)은 너무 시장을 앞서갔다는 평가를 받게되기도 했습니다. 실상 스토리는 200자 원고지 반도 못채울 정도로 단순한 것이었고 결말도 상당히 흐지부지하게 내버리는 바람에 아트성향, 연출지향적인 애니메이터들에게는 진한 꿀맛같은 매력을 알려주었지만 흥미와 재미를 중심으로 해서 보는 대중의 시선에서는 쌀쌀한 반응을 얻을 수 밖에 없었다고 하겠습니다. 이런 부분은 이후 10년 20년이 지나서 다시 평가되는 가치를 가졌지만 정작 판권 자체가 묘하게 무너져서 VHS이외에 작품을 볼 수 있는 방법이 없는 묘한 타이틀이 되고 말았다는 점은 아쉽습니다.

당시 국내에서 TV방송에 나온 <파도라 행성의 비밀>스타일만 보면 배경음악들이 다 죽어버린 상태로 녹음이 되었기 때문에 모르는 이들이 많을 수 있지만 이 애니메이션 음악을 담당한 이는 히사이시 죠(久石譲)입니다. - 2006




카나다 요시노리가 너무 이른 나이에 사망하는 바람에 이 작품을 비롯하여 여러가지 작품에서 보여준 그의 연출기법에 대한 이야기가 다시 거론되었고 그런 기운과 함께 이 작품에 대한 이야기도 새롭게 조명을 받는 것을 보면서 묘하게 세대가 달라진 기운을 느낍니다. 말 그대로 깔 때는 열심히 까였던 작품이었는데 지금은 그의  천재성에 입각한 구성이나 연출 등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으니까요.

개성만을 가지고 어떤 작품 구성을 완성하기란 어려웠다는 말도 있습니다. NHK에서 특집으로 구성한 카나다 추모 방송을 보면 카나다는 이 작품에 재미로운 부분을 많이 넣어서 완성했고 그런 부분에 심취해 있었다고 합니다. 때문에 애니메이션 연출 구도를 포함하여 캐릭터 디자인까지 전부 본인이 담당하여 완성을 시켰지만 너무 본인이 추구한 재미만 넣다보니 결과적으로 재미없는 작품이 되어버렸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자신은 일개 애니메이터의 역할 이상의 것, 감독의 역량은 없다고 판단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이 작품에 대한 설명문, '지구에서 수만광년 떨어진 별을 무대로 그곳을 지배하는 무지성 생명체 이노가닉에게 성검을 들고 싸우는 소년들의 모습을 담은 OVA : 地球から数万光年離れた星を舞台に、星を支配する無機知性体イノガニックに“聖剣”を手に立ち向かう少年たちの姿を描いたOVA' 이것이 없었더라면 도대체 무슨 내용을 가진 작품인지 이해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평가는 나름 여러가지 논을 일으켰다고 하겠지요.

실상 제가 1990년대에 일본에서 놀고 다닐 때, 애니메이션 평론보다는 문화 평론, 비판, 또는 그 안에서 사회나 문화적으로 돌아볼 수 있는 여러가지 시점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이런 형태의 작품을 가지고 자기만족형 작품이라는 말을 하게되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잡지나 미디어 매체를 통해서 사전에 어느정도 정보가 누설되어 있는 상황에서 작품을 접한다는 기운이 강했던 만큼, 애니메이터나 기획자들은 그런 부분들은 관객들이 알아서 보충할 것이라고 생각, 그냥 무턱대로 이약기를 진행시켜버리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TV애니메이션은 그런 것이 가능했습니다. 특히 일본 SF의 근간을 이루는 슈퍼로봇이 나오는 애니메이션들은 대부분 어떤 합리적인 구성이나 배경에 대한 설정, 설명이 필요없이 그냥 등장하면 됩니다. 그리고 이야기를 진행시켜나가면서 붐과 함께 잡지나 미디어를 통해서 이야기를 선전, 배경을 설명하는 과정을 밟을 수 있었지만 이 한 편짜리 OVA는 그럴 여유가 없이 등장을 했고 선을 보였기 때문에 무너졌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영상연출과 구도,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것에 꿈을 꾸는 많은 이들에게 있어서 좋은 교본은 될 수 있을 지언정 완성된 애니메이션 작품을 시장에 내놓는다는 개념에서는 실패작이었던 이 '버스'를 가지고 여러가지 이야기와 감상이 나놀 수 있었던 것은 또 다른 추억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잘 모르지만 당시 여주인공 라사(ラサ)의 목소리를 담당한 토미나가 미나(冨永みーな)는 인기 성우였지만  이후에 인기 성우가 되는 야오 카즈키(矢尾一樹)는 남자주인공 나무(ナム)역을 통해서 데뷔를 했다고 합니다. 이 둘이 화제가 된 것은 이후 이 두 성우가 결혼을 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다만 후에 이혼을 했습니다. -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