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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dware Story/Computer

플로피 디스크로 추억하는 몇개

집도 서울이고 고향도 서울이다보니 갈곳이 없어 허덕이는데 자전거를 타기에는 쏼쏼하고 술친구들도 이날만큼은 봉사정신으로 무장해서 가족들과 화목한 시간을 보냅니다.

저는 창문열고 방청소나 하다가 과거의 흔적들을 발견하면서 에헤헤 하고 있습니다.

시간으로 보면 십여년 이상 흐른 것이고 까먹고 있던 물건들이지만 이렇게 눈에 들어보면 그 때를 떠올리게 됩니다.

역시 인간의 두뇌는 어떤 자극. 키워드가 입력되어야 발동하는 그런 물건인가 봅니다.




방청소라고 해도 사실 쌓여있는 박스 밑을 꺼내들어볼 수는 없고, 가벼운 것부터 털게되어있는데 그 가벼운 상자 하나에서 나온 것들입니다.

대부분 플로피 디스크 묶음인데 녹슬지 말라고 같이 넣어둔 녀석에서 액체가 흘러나와 요상하게 접착되어버린 상태들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중에서 그나마 멀쩡한 애들을 주워서 스캔해봅니다.

앞서 이야기한 포스트에서도 조금 언급이 있었지만 CD롬 드라이버라는 것을 장착하기 위한 나름대로의 노력과 초기에 사용했던 엡슨용 머신 기동디스크입니다.

어느정도 쓰고 버려야 하는 것이 맞지만 제가 해외를 자주 나가다니는 동안 방을 정리하신 어머님이 그냥 이런 것들은 버리기 그러해서 다 쌓아두신 묶음 들입니다.

당시에는 LG전자 CD롬 드라이브의 위용이 대단했기 때문에 (지금도 그런 편이지만) 구입을 한다는 것이 당연했습니다. 더불어 아직 DOS를 쓰던 시절과 윈도우 경용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런 물건들이 나왔었지요. 엡슨용 플로피는 9801호환머신용 입니다. 램 1MB에서 2MB로 업그레이드 해서 사용했던 추억과 더불어 이후 쓸데없이 고사양이었던 SCSI 외장 하드디스크 도입 등을 생각하면 참 묘하게 웃기는 시대였다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다발로 발견된 애들입니다. 싫건 좋건 정품 OS와 소프트를 쓸 수밖에 없었던 시절이기도 했습니다.

다만, 플로피 디스트로 인스톨 하는 시절을 생각하면 참~~~~거시기 하지요. 뭐 CD롬을 달아서 인스톨 하는 것도 당연하다고 할지 모르지만 아직까지는 플로피가 대세였던 것 덕분에 뭐 왕창 다발묶음으로 나옵니다. 기동이 되느지 안되는지도 알 수 없지만 윈98-XP까지 정식 구입을 했고, NT4와 2000은 회사에서 쓰던 것을 같이 돌려 사용했었습니다. 버티고 버티다가 이후 비스타와 7을 손에 넣게되지만 포스트 한 것과 같이 7은 운이 좋게 MS행사때 얻을 수 있어서 에헤헤 했었답니다.

늦게 배운 녀석이고 제대로 아는 것도 없는데 방구석에서 돌린 PC가 3대였으니 좀 거시기 했지요.

1대는 랜더용으로 사용을 했었습니다. 과거 모 동아리에서 알려졌던 3D 겟타로보 변신과 은하철도999 렌더링을 만든다고 쇼를 할 때였습니다.

포토샵은 당연히 1.5부터 에헤헤 하면서 사용했습니다. 2.0으로 바로 넘어가지 않았던 것은 그때 맥킨토시도 사용중이었기 때문입니다. 좀 묘하게 업그레이드를 해쓴데 윈도우에서는 1.5 - 3.0 - 4.0 - 6.0이었고 맥에서 2.0 - 5.0 - 7.0 이었습니다. 이유는 뭐 맥킨토시는 하드웨어랑 같이 바꾸면서 업그레이드를 할 수밖에 없었고 파워맥 시리즈가 워낙 잘 나왔다는 것 때문에(덩달아 디자인으로 먹고 들어가는 점에 헬렐레~) 이런 요상한 업그레이드 방식이 되고 말았습니다.

쿽 익스프레스와 코렐 드로우,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할리우드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 부속 묘한 녀석을 거쳐서 파이널 이펙트와 프리미어를 건드리면서 어도비 회원으로서 사용했던 시간도 이 근처였던 것 같습니다. 다만 전부 취미로 접근한 것입니다. 전문적으로 무언가를 해보자는 것이 아니라 그런 것이 있다더라, 하면 뭔가 있어보인다더라, 이런 저런 쇼를 할 수있다더라 하는 웬수들과 주변 잡지들의 꼬임에 넘어가서 도전을 한 것 뿐입니다.

심지어 게임도 안하는데 당시 신규브랜드였던 엔비디이아의 '지포스'시리즈를 줄줄이 구입한 것도 그런 꼬임에 넘어간 것 뿐이었습니다.




덕분에 방구석에는 조금 이상한 플로피들이 쌓여가고 있었습니다.

한국과 일본, 미국에서 한 두개씩 들고온 프로그램이나 소프트인스톨 플로피를 줄줄이 사용했습니다. 사실 웃기는 것은 CD롬보다 이후 MO사용빈도가 더 높았던 것은 묘한 추억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해외 수출판 CD롬 드라이버가 더 좋다더라~ 라는 말을 듣고 해외판 삼성이나 LG드라이브를 구하러 나가고 했던 추억은 다 웬수들 때문입니다. 라스베가스에 가서 카지노 구경보다 PC용 케이스 전시회에 나온 피라밋, 트라이던트 케이스 들고온 것도 다 그런 묘한 웬수들과 만든 인연때문이었습니다.

어쨌든 저 자신은 컴퓨터 자체에 큰 애착이나 접근성, 효율을 가지고 있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주변 웬수들(그런데 이 웬수들이 지금에는 다들 어디선가 한 자리 하고 있는 존재가 되어있습니다)이 하는 말만 믿고 이런저런 쇼를 한 덕분에 혼자서 PC도 조립하고, 제품 규격도 보러다니고, 신규 브랜드나 제품에 대한 정보를 알아보고 다니는 인간이 되어 있었더라는 것입니다.

뉴욕에서 유명하고 큰 나이트 클럽에 가서 스피커와 연결단자, 조작 시스템과 앰프구성을 보려고 기웃거리는 이상한 꼴을 보여주었으니 말입니다.

애플이라는 것, 맥킨토시가 그런 저런 용도로 많이 쓰이는구나 하는 생각에 덜컥 손에 넣어보기도 했지만 기본용 사운드 카드라는 것을 따로 구입해야 하는 시기였다는 것도 나중에 알았으니 참 바보였지요. 프리미어나 이런저런 조정 프로그램, 덩달아 사운드 에디팅을 위해서 보드가 뭐 그리 많이도 필요했는지 모르지만 어쨌든 필요하다니까 구입해서 달았습니다. 왜 그런지도 잘 모르고요. 덩달아 이유도 모르고 모니터는 좋은 것. 좋은 것 좋은 것을 사용해야 한다는 정신적인 압박을 받아서 구입했던 것을 생각하면 나름 생고생, 헛발질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어쩌다 플로피 묶음을 돌아보면 이런 것들도 쏟아집니다. 물론 추억의 부산물들이지요. 에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