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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 Story/PC Game

드래곤 하프 - 취미와 웃음과 행복히 함께한 첫 게임

드래곤 하프

일본 / ドラゴンハーフ

마이크로 캐빈(マイクロキャビン) 제작

9800계열 PC게임

1993

카드 배틀 RPG

재미 

어떤 의미에서 보면 제가 가장 처음 구입한 일본 PC게임입니다. 실상 미소녀게임을 즐기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접근하는 작품이 아니었기 때문에 에헤헤 하면서 접근한 아이템으로서 가장 재미있게, 그리고 특별한 감상을 가진 작품이기도 합니다. 원작 만화 자체를 재미있게 했다고 하겠지만 아직은 TRPG같은 부분을 그렇게 많이 생각하고 있지 않았고, 말로 하는 게임이라는 것이 조금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했던 때였습니다.

일본에서 친구들을 얻으면서 몇가지 개성 강한 쇼를 했는데 그중 하나가 SF연구, 문화사회학, 그리고 이런 TRPG관련 판타지의 세상을 만들어 스스로 경험해본다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이 작품으 상당히 많이 웃을 수 있는 작품이지요.




겨우 디스크 6장짜리 게임이라고 하기에는 웃음과 개그, 풍부한 매력이 잘살아 있는 작품이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게다가 이때 알았지요. 메인 브랜드 게임은 이렇게 플로피 디스크도 컬러인쇄된 애를 사용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나름 신선한 재미였다고 하겠습니다.

참고로 게임은 RPG이기는 한데 개그가 중심인 요상한 스토리가 믹스된 카드 배틀 게임이었습니다.

당시 왜 그렇게 카드 배틀 시스템이 큰 유행이었는지는 잘 몰랐지만 귀국해보니 한국 취미인들 중 많은 이들이 그 '매직 더 게더링'에 빠져서 난리였던 것을 보고 조금 놀라 뒤로 한 발 빼기도 했었습니다. 어찌되었든 이 작품 자체가 가지고 있는 구성은 RPG이면서 여타 게임에서 느끼던 것과 달리 새로운 경험이라는 것을 해주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말하는 기준에서는 조금 벗어난 기준이라고 하겠지만 저는 슈퍼패미컴 같은 콘솔게임을 악의 세력에 의해서 알게되어 늦게 게임을 시작했지요. 덕분에 여타 게이머들의 10년치 이상 경험치를 단 1~2년 안에 몰아서 습득하고 있었는데 PC게임, 그것도 이런 형태로 구성된 정통파(?) 게임구성은 또 처음이었기 때문에 나름 PC자체가 게임기로서의 가치가 높다는 것을 느끼기도 했지요. 다만 저에게 있어서 PC는 1990년대 후반까지 게임기라는 역할을 하지 못했지만요.




전체적으로 보면 저는 아무래도 라이트 유저 성향이 강한 취미인이었기 때문에 주변에 깔린 하드유저 취미인들의 행동이 완전하게 이해되기란 어려운 것이었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귀엽고 아기자기한 개그 판타지는 나름 제 취향에 있어서 큰 즐거움을 알려준만큼 에헤헤 한 취향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고 하겠습니다.

공식적으로 처음 흥미를 두고 관심을 가져 접근을 한 게임은 심시티였지만 처음 구입은 해적판 불법카피제품이었기 때문에 (이후에 따로 정품을 구입하기는 했지만) 사상 처음 접한 첫 공식 PC게임으로서 그 행복한 웃음, 시스템, 구성등은 많은 공부가 되었다고 하겠습니다. 이후 이런 인연을 통해서 이런저런 한국, 일본 게임업계의 취미인들과도 열심히 접근을 할 수 있었다고 하겠습니다.

왜 인지 몰라도 마이너한 이런 게임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 때문에 알아서 찾아와주더라고요. 참 신기한 인연들이지요.

일본에서 초합금 관련 마징가 장난감을 들고오거나, 일본PC게임, 미소녀게임, 콘솔 게임을 본의 반 타의 반이라는 형태로 자주 들고왔다는 점은 이런저런 행복의 조건 중 하나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어쨌든 이런 제품 사양을 보면 아시겠지만 RAM 1.6MB로 움직이는 게임이라는 것은 묘한 추억이상의 경험이라고 하겠습니다. 취미로운 행복을 느낄 수 있었던 아이템 으로서 지금도 먼지를 먹고 있지만 버리지 못하고 놓아두는 게임이라고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