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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dware Story/Classic Goods

NHN이 준 볼펜 라미

이 이야기는 할까 말까 했지만 의외로운 재미가 있어서 써두게 됩니다.

네이버 파워블로그가 되면 소정의 상품이라는 것이 오게됩니다. 주변의 말을 들어보니 초기에는 명함같은 것을 포함해서 작은 글래스 트로피 같은 것에 이름과 연도를 넣어서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지요.

저는 작년에 이어서 올해도 어쩌다보니 네이버 파워블로그가 되었는데 작년에는 소정의 상품을 신청하지 못했더랍니다. 바빠서 한국에 없을 때 보내지는 것 같아서 포기를 했었지요. 그런데 나중에 말을 들어보니 상당히 괜찮은 아이템이 포함되어 있더라……라는 말을 듣고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신청을 해서 무사히 받았습니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가장 의외로운 것은 이 라미(LAMY)볼펜이었답니다.




사실 처음 열어보았을 때는 라미 사파리 만년필하고 디자인이 거의 비슷해서 놀랐더랍니다. 앗 이런 제품을 주다니! 하고말이지요.

일반적으로는 가격대비로 볼 때 LG포터블 배터리 쪽에 더 중심을 두겠지만 저로서는 아무래도 펜을 쓰는 일이 많다보니 이 제품을 보고 놀랐습니다.

클랙식한 디자인을 떠나서 상당히 쓰는 것에 중심을 둔 사람이라면 이런저런 취향이라는 것이 있기 마련이지요.

독일제 라미는 일본에 있을 때 알았습니다. 처음에는 래미로 읽었지만 나중에 독일제 펜 브랜드로서 라미라고 읽는다는 것을 알게되었지요. 의외롭게도 발음을 나중에 알게된 쪽팔린 경험때문에 자세하게 알아보게 되었지요. 나름 비싼 필기 브랜드였으니까요.

이 회사를 세운 조셉 라미라는 인물은 본래 미국 유명 필기회사인 '파커(PARKER)'사에서 영업담당을 했다고 합니다. 1892년에 설립된 파커는 널리 알려져있다시피 고급 필기브랜드로서 명성을 가진 곳이지요. 지금은 질레트사가 인수해서 영국 & 미국 브랜드로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 파커에서 나온 조셉 라미는 1930년에 Orthos사를 인수하면 하이델베르그에 라미 사를 세웁니다. 실질적인 필기도구, 대중적인 공산품을 라미 브랜드로 내놓은 것은 1952년부터인데 10년 후 창업자 라미의 아들 맨프레드 라미(Manfred Lamy)가 경영을 이어받으면서 주장하게 된 것은 기능이 충실하다면 디자인으로도 만족할 수 있는 개성을 추구하게 되고 여기서부터 지금의 우리가 보고 만질 수 있는 라미 브랜드가 개성을 보여주게 됩니다.

특히 1966년에 발표한 라미 2000시리즈는 2000년, 21세기가 되어도 쓸 수 있는 디자인이라는 컨셉을 가지고 겔트 알프레드 뮬러(Gerd Alfred Muller)가 완성시켜 지금까지도 꾸준히 선을 보이고 있는 모델입니다. 가끔 항공사 판매용으로도 널리 알려지면서 개성있는 재미를 보여주었지요. 이후 꾸준히 여러가지 즐거움을 보여주고 있는데 여타 브랜드의 대중, 공정화에 이어지는 제작공정의 분산과 달리 라미는 오직 독일내에서만 제조되는 부품과 조립공정을 거치고 있어서 당당하게 메이드 인 저머니의 가치관을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사실 대중적인 만년필부터 볼펜까지 기본 가격이 조금 쎈 편은 맞지요. 다만 고급브랜드 제품과 비교해보면 그에 준하는 필기감을 선사하면서도 저렴한 편이라는 생각을 들게 해줍니다.


참고로 이것이 라미 사파리 만년필 디자인입니다.




잉크 창이 보이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제외하고서는 상당히 많이 닮아있는 볼펜이 이번 소정의 상품 안에 들어가 있었습니다.

그러니 저는 처음에 "옷? 네이버가 이런 센스를!"이라고 생각을 하면서 잡아보니 사파리 디자인과 외형이 닮은 라미 볼펜이었습니다. 에헤헤.

깨끗한 화이트였는데 개인적으로는 위에서 나오는 것처럼 다양한 컬러중 고르게 했더라면 하는 바람이 있었더랍니다.

이런저러 일로 돌아다닐 때 펜을 자주 쓰는 편인데 (그만큼 분실도 자주하고요) 근래에는 그냥 편하게 제브라(ZEBRA)브랜드의 사라사(SARASA) 시리즈를 쓴다고 포스트 했었지요. 그중에서도 0.7을 가장 많이 쓰는데 오래만에 라미볼펜을 가지고 끄적여보니 또다른 맛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게다가 조금 큰 두께감과 더불어 특징이면서도 특징이 아닌 부분이 묘하게 마음에 들었습니다.




내부 심을 보니 라미 M63을 쓰고 있더군요.

몽블랑, 파카, 워터맨, 로트링 등을 써보면서 느끼는 점이었다고 하면 (만년필을 포함해서) 종이 지질에 따른 필기감의 차이라는 것도 있었다는 점이겠지요. 그런데 그런 지질의 평준화가 이루어지면서 근래에보면 상당히 많은 감촉의 변화를 느끼기보다 얼마나 잘 미끄러지면서 의도한 것처럼 부드러운 진행을 해보일 수 있느냐는 것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여전히 싸구려 펜은 가뜩이나 못쓰는 제 손글씨를 더 묘하게 보여줍니다. 디자인도 개성적이면서 재미있는 라미 볼펜을 NHN이 주는 파워블로그용 선물박스에서 볼 줄은 몰랐지만 새로운 만족감을 경험할 수 있어서 제일 좋았던 것 같습니다. 규격으로 볼 때 16이나 22와 딜리 63펜심을 몇개 구입해놓고 써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더불어 보면서 사파리타입 볼펜 디자인 컬러가 또 뭐가 있는지 궁금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