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에 있어서도 역사적인 의미를 가진 작품이라고 하겠고 만화취미인 만보에게 있어서도 역사적인 이야기를 하게되는 작품 중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마츠모토 작품, 단행책자 중 은하철도보다 이 천년여왕 단행책자를 먼저 하나 주워 들었거든요. 그때는 일본어도 잘 모를 때, 그림체가 신기해서 모 외국서적 책방 한 구석에서 이 책자를 보고 구입했더랍니다. 내용으로 봐서는 TV에서 하는 그 천년여왕이 맞는 것 같았고 과연 이 스토리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하는 궁금증때문에 접근을 하게되었습니다. 뭐 일본어를 제대로 읽지 못할 때였고, 책자도 이 단권 하나만 구입을 해서 봤기 때문에 전혀 뭐라고 할 수 없었지요.
요전에 TV애니메이션 이야기를 하면서 대부분 썰을 풀었기 때문에 별다른 감상점은 없을 것 같으면서도, 애니메이션과 달리 만화책 자체가 가지고 있는 느낌이라는 것은 정말 다른 역사, 추억을 말하게 해주는 것을 느낍니다.
그만큼 많은 것을 추억하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산케이 신문에서 이야기를 전개한 것, 1000회 연재를 통해서 1000년의 이야기를 그려냈다는 것이 참 인상적이라고 하겠습니다. 물론 처음 만화책을 볼 때는 그런 사정을 전혀 모르고 봤기 때문에 또 다른 감상을 말하게 해준다고 하겠지만요. 애니메이션으로서 동시에 연계되어 등장한 개성도 개성이지만 마츠모토식 세계는 확실히 남다른 시대관을 보여주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물론 하록이나 야마토, 그리고 999와 연관된 개성적인 레이지 월드만을 창조하고 연결했기 때문에 또 다른 감흥 안에서 바라볼 수 있는 개성이라고 말을 하게되지만 이 두근거리는 시대의 마츠모토 레이지 코스모스는 확실히 그만이 그릴 수 있는 세계였다는 생각을 합니다. 여타 작가들은 흉내낼 수 없는 독특한 개성이었지요.
참고로 천년여왕 이야기는 여러가지 관점이 더해지고 이후 독자들 의견을 리얼타임으로 수용하여 여러가지 구조변화를 보여주었다고 합니다. 그만큼 색다른 시대감을 보여줄 수 있었다고 하겠지요. 여기에 1978년부터 1981년까지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소년 소녀들의 마음을 움직였던 대작 [은하철도 999 : 銀河鉄道999]가 보여준 세계관때문에 더더욱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고 하겠습니다.
다만 이때부터 마츠모토가 자신의 세계관을 통일시키려는 의도가 있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하겠습니다.
실질적으로 보면 79년과 80년이라는 시대 변화기에는 이미 '기동전사 건담'이라고 하는 애가 등장하면서 마츠모토식 로맨스 스페이스 드라마와는 달리, 새로운 현실감을 보여주는 드라마에 좌중의 시선이 이동하고 있었다고 하겠습니다. 뭐 여전히 한국에서는 은하철도 붐이 일어나고 있었지만요. 결정적으로 너무 어두운 드라마 진행방식때문에 만화와 애니메이션, 전체적으로 큰 스폰서들을 품고 시작한 작품규모가 기대를 크게 품고 나갔던 만큼 아쉬운 결과를 보여주었다고 생각하겠습니다.
新 竹取物語 = 라는 것은 일본의 전통 민화를 바탕으로 한 '달공주'에 대한 개성점을 새롭게 해석하면서 의식적인 마츠모토 월드에 연결되는 만큼 인기의 중첩을 노렸지만 결과적으로는 너무 어렵고 무거운 기운을 보여주었다고 하겠습니다. 작가가 나이를 먹어가면서 이야기에 무게감이 실리는 것은 좋지만 그만큼 활력은 떨어진다는 표현을 하게되는 이야기 중 하나로서 많이 거론된다고 하겠습니다.
너무 어른스러운 캐릭터들이 많았다는 점도 조금 아쉬웠습니다.
결과적으로보면 제가 이 천년여왕의 원작이 되는 만화책을 다 보게된 것은 문고판이 나온 후였다고 하겠습니다.
리얼타임으로 만화책을 접해서 보지 못했기 때문에 이후에 몇몇 중고만화책방을 찾아다녔지만 한동안 절판, 중고책자에 대한 고가격 정책이 이어지면서 제가 손쉽게 손을 댈 수 있는 작품이 아니었거든요.
이렇게 싸게(^^) 문고판이 나오게 되면서 다시 접근할 수 있는 시대감을 느끼고, 드디어 제대로 된, 1000회 연재된 그 만화를 다시 볼 수 있었습니다. 감동이라고 말하기에는 미묘한 부분이 많은데, 아무래도 여러가지 형태로 1000년 여왕과 메텔(メーテル)의 연관성때문에 이런저런 개성 이상으로 접근하게 된 부분이 신경쓰이기 때문이라고 하겠습니다. 인기작의 프리퀄이 되어버리는 점도 있다고 하겠지요. 이후 마츠모토의 여러가지 세계관을 통일해서 부르게 될 때 나오는 과정에서 결국 가장 인기가 없었던 이 천년여왕이 중심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은 또 다른 추억이 아닐까 합니다. 결과적으로 본다면 프로메슘(プロメシューム)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슬픈 청춘이야기라는 말도 하게되지만 나중에 모든 것을 하나로 묶은 마츠모토 월드 연대기 같은 것을 기대해보기도 합니다.
유키노 야요이(雪野弥生)가 왜 그런 용모를 하고 있는지, 또 우주저편에서 온 수많은 여인상들이 왜 이런 외모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야마토 시절부터 꾸준히 생각을 해보게 되지만 그만큼 색다른 인연을 보여준다고 생각을 합니다. 미인혈통은 그렇게 슬픈 운명들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요. -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