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oy Story/Plamodel

1/144 GX-04 가베라 테트라



1/144 GX-04 가베라 테트라

장르 : 조립식 플라스틱 키트

구분 : 건담 프라모델

스케일 : 1/144

정가 : 1,000엔

1992년 6월에 등장했습니다. 엄청 기대를 하고 산 키트이기도 해서 엄청 실망하기도 했습니다. 우선 극 중에서 본 그런 모습이 전혀 살아나지 않습니다. 역시 바보 시마가 타는 녀석이라서 그런가? 하는 생각도 했지만 그래도 화면으로 보았던 메카 디자인만큼은 무척 좋아해서 이 제품이 출시되는 것을 많이 기대했었습니다. 가게에 예약까지 했었거든요(일본에서 하츠우리(初賣)라고 해서 첫 제품 출시 때 시리즈용 포스터나 스티커 등을 포함한 지방 발매용 한정 굿즈나 아이템을 주는 점포들이 있습니다. 본사 홍보맨들이 뿌리고 간 것들을 이용해서 애들을 유혹하는 것인데 가게 주인이던 모리야마 씨하고 많이 딩가 딩가 하면서 기대했고 같이 사서 당일 날 만들면서 약 세 시간 정도 전화로 떠들어댄 기억이 납니다. 아마 새벽까지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덕분에 그날 하루는 망쳤지요. 당시로서는 울고 싶은 정도로 실망을 했지만 지금에 와서 다시 만든다면 당연히 무지 많이 뜯어고치겠지요. 순수하게 이 키트만을 보면 프로포션이 괴상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3번을 만들었습니다. 키트가 조금 엉성하고 엉망인 만큼 개조하고 뜯어고치는 맛은 더 하다고 하더군요. 왕창 고치고 싶은 분. 자신만의 시마기를 만들고 싶으신 분에게는 권장합니다. - 1996 & 2005


전체적으로 이 시리즈를 돌아보면 뛰어난 디자인과 새로운 건담 프라모델 영역에서 여러 가지 노력을 한 흔적이 보이는 작품이라고 말할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것은 이해할 수 있게 되었지만 당시로서는 여러 가지 말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하겠지요. 가지고 놀 브랜드가 한정적이었던 때는 그것만 보이고 그것이 전부이지만 그것 외 선택이 가능하거나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경험한 후에는 아무래도 비교평가, 그리고 조금 다른 감상을 가지게 되니 말입니다.

본래 저는 만화책을 보는 정도에서는 열정이 있었지만 (만화를 그릴 생각을 했었으니까요) 장난감이나 게임 같은 분야에서는 단순한 유희 이상은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을 합니다. 로봇 장난감도 도색을 하고 멋지게 표현하는 것은 좋지만 그렇게 되면 가지고 놀기에는 불편하다는 것을 알고는 오히려 잘 만들어 두는 것보다 잘 가지고 놀 수 있는 장난감에 대한 열망이 더 크다는 것을 따로 생각해보기도 했으니까요. 그런 상황에서 반다이에서 내놓는 플라스틱 키트 건담 시리즈보다 더 좋은 품질과 더 놀라운 완성도를 보여주는 이런저런 세상을 보았고, 경험한 뒤에 건담 신작 애니메이션이 시작을 하고 그에 맞추어 나오는 장난감 키트라는 점에서 조금 더 많이 기대를 해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너무 빠르게 경험치가 늘어간 것도 있지만 너무 성급한 기대를 가지게 된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남들은 차근차근 그 변화를 느낄 수 있었겠지만 저는 1~2년 사이에 몰아서 경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니 빠른 변화를 추구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기대치가 컸다는 점도 있고 보는 눈도 조금 높아졌다는 것 때문에 이 제품에 큰 실망을 하게 되었습니다. 반다이에 대한 기대치보다는 장난감으로서 조립식과 완성품, 그리고 여러 가지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는 개라지 키트 관련으로 쓸데없는 지식량만 늘어나고 기술 습득은 해도 그 의미에서 큰 만족을 느끼지 못 했던 것을 생각하면 비용 면에서도 좀 그러했습니다. 일반적으로 1000엔짜리 키트를 사면 기존 조립공구를 가지고 만들기 때문에 시간 외에는 투자할 것이 없었던 것 같지만 관절 확장이나 커스텀 부품 도입, 도색에 미묘한 그러데이션 넣기, 특수 도료, 신너 등이 자꾸만 소모되면서 언제나 배보다 배꼽이 커지는 상황을 맞이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을 전문으로 즐기는 분들에게는 어느 정도 당연한 일이지만 저는 아무래도 이런저런 취미에 소모되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에 한 군데에만 전념하기에는 부족했던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가베라는 설정 이상으로 멋진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는 것, 특징적인 바니어를 양 어깨에 달고 나와서 앞으로 볼 수 있는 색다른 MS스타일을 보여주는 제품이 아니었을까? 하는 기대를 품게 해주었던 것도 기억납니다. 개인적으로는 너무 머리가 컸던 GP02A때문에 이쪽 시리즈에서 기대를 해볼 수 있는 것은 이 가베라와 혹시나 나올지도 모르는 그 거대한 녀석 GP03였습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이 시리즈에서 그 03를 만나볼 수는 없었습니다. 이전에 거대 MA가 등장했던 작품 시리즈들과 비교를 해보아도 과연 제품이 나올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어맞은 것이지요. 결국 이 건담 스타더스트 메모리, 이후 '0083'으로 약칭되어 불리는 이 시리즈는 5월에 발매되는 GP03S 스티멘으로 막을 내립니다. 여타 모델과 달리 이 스티멘과 가베라는 상당히 깔끔한 외장을 가지고 있고 신규 시대의 건담 디자인을 잘 보여주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더불어 보면 과연 이 애들이 Z시대에 등장하는 마크2와 비견해볼 때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인지도 생각해보고요.

상당히 멋지게 연출된 애니메이션 활약상 때문에 이 제품이 얼마나 잘 나올지 기대를 많이 했고, 그만큼 건드려보는 부분이 많았지만 묘하게 큰 기대감때문에 제품 자체에 대한 아쉬움을 더 많이 말하게 되는 작품이었다고 하겠습니다. 사실 지금 와서 보면 가격대비로 그렇게 나쁜 애는 아니었습니다. -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