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Hardware Story/Computer

결코 게임하겠다고 바꾼 것은 아니지만 … R9 290

누군가 오해를 하고 보면 취미컴에 돈 들이는 것은 바보짓이지요.

가끔 사무실에서 늦게, 퇴근하지 않고 업무용 컴으로 게임 같은 것 해보면 별천지를 느낄 수 있다……라는 농담 같았던 때도 있었으니까요.

PC 자체에 별로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가 일본에 갔는데 새로운 컴퓨팅 환경과 함께 발전하는 여러 가지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우연치 않게 처음 접한 장난감이 슈퍼컴퓨터 급 워크스테이션이다 보니 어정쩡하게 마음이 쏠려버렸답니다.

하도 주변에서 IBM 호환 모델과 APPLE 모델을 가지고 이러니저러니 하는 인간들이 많아서 (게다가 이 인간들 지금은 다들 관련 종목에서 한자리 이상 하고 있습니다) 그런가 보다 했지만 워크스테이션이라는 장르를 보니 굉장히 있어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지금 시대에 와서 업무용과 취미용(개인)의 구분을 따져봤자 얼마나 차이가 있겠는가?라는 말도 하지만 전문 업무용으로 커스터마이징 된 OS와 전용 기기만으로 구성된 업무용 장비들은 그 작업만을 기준으로 할 때 상당히 빠르고 쾌적한 환경을 제공해줍니다.

저야 전공도 아니고 정말 취미심으로 접근을 했기 때문에 주변에서 잘 아는 몇몇 웬수들이 추천하는 형태로 사용해보면서 이런저런 바보스러운 경험을 했지요.

어찌 되었든 그런 장비들을 만져보다가 개인 컴퓨터 환경에서 만나보는 환경은 참 그렇고 그렇습니다.

여기에 업무용 장비로 취미용 구성을 돌려볼 수는 없는 것입니다. 대부분 지원 안되는 경우도 많고요.

때문에 그냥 그러려니 하고 살았답니다.

최신 비디오카드라고 해도 '4GB' 정도 되는 비디오 램을 게임 하겠다고 노려본 것도 아니지만(강한 부정) 이런저런 취미 작업에서 상당히 빨라진 구성을 보면서 에헤헤 하고 있습니다. 기존 업무용 기기는 워낙 장비가 좋은 것이니까 빠른 것이 당연한 것이고 그 환경과 비교를 하면 취미용 컴에서 버벅거림은 감수를 해야 한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업무용은 비디오 램 이 약 12~16GB가 평균이고 가끔 커스텀 되어서 무식한 램을 달고 나오는 모델도 있습니다. 그런 스타일을 일반 개인 컴에서 경험하기란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취미컴이라고 해도 조금 좋은 비디오 카드를 달아서 건드려보니 오오오옷! 무척 부드럽게 작동하는 것이 아니겠습니다. 뭐 주로 사진 찍고, 그것을 라이트 룸이나 포토샵으로 불러서 마음 가는 데로 건드리는 작업인데 과거에는 30장 이상 동시에 불러놓고 작업하려면 무척 버벅거려서 12~3장 전후로 열고 작업하는 식으로 했지요.

그런데 이번에는 그럴 필요가 없더군요. 라이트룸에서  403장을 동시에 열어서 작업해봤는데 무척 부드럽게 작동하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너무 취미컴 영역을 무시하고 살았던가 봅니다. 



기가바이트에서 나온 GV-R929OC-4GD모델을 들여다 놓았습니다.

국내에서는 조금 명칭이 달라 '라데온 R9 290 UDV D5 4GB WINDFORCE METAL'이라는 상품명으로 알려져 있어서 조금 혼동이 있었지만요.

어찌 되었든 오랜만에 취미컴 VGA를 50만원대 제품으로 바꾸었습니다. 옛날에 멋도 모르고 비싼 것 막 쓰다가 툭하면 날려먹고 너무 자주 바꾸어대면서 묘한 충동심만 부추겼지만 사실 가격대비 미들급 이상은 필요 없다는 생각을 해서 이후 20~30만원대에서 놀았답니다. 그렇게 큰 차이도 없다고 생각을 했고요. 뭐 게임을 한다는 것 때문에 가끔 비디오 메모리가 1~2GB 정도 들어가게 되는 경우를 보면서 다음에 구입을 할때는 조금 더 메모리에 여유가 있는 모델을 골라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엔비디아 지포스 모델 중에서 3~4GB 비디오 램을 달고 있는 애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적당한 선에서 만만하게 보이는 애들이 대부분 30만 원대 후반에서 40만 원대 중반대에 머물러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냥 단순하게 '비디오 램'만 늘리자는 생각이라면 싼 모델도 찾아볼 수 있겠지만 애써 듀얼 모니터를 쓰면서 (2560*1080 / 1920*1200) 살짝 부족한 부분도 있을 수 있고, 나중에 더 고해상도 모니터를 쓴다고 가정했을 때 (가장 근접한 모델은 역시 4K 모니터겠지요) 여유를 둘 수 있는 모델을 찾자는 생각에 4GB 비디오 램을 가진 애로 결정을 했지요.


물론 제가 잘 모르는 부분도 있고 그냥 단순하게 비디오 램 이 많은 모델을 찾다 보니 전에 말한 대로 지포스는 770모델이, 그리고 라데온에서는 290모델이 4GB를 달고 나오면서 가격차이가 크게 다를 바 없이 비슷한 것이었습니다. 기존에 쓰던 것이 지포스 모델이니까 그냥 770으로 바꾸면 별도로 비디오 드라이버를 인스톨할 필요 없이 바로 편하게 적응할 수 있겠지만 과거에 느낀 색감의 차이나, 은근슬쩍 멘틀(Mantle)이라는 녀석이 가진 재미라는 것을 느껴보고 싶었습니다. 솔직히 얼마나 차이가 날지는 모르겠지만 올가을에 나올 [문명 비욘드]에서도 적용되는 녀석이라고 하니 신경이 쓰이잖아요.

그런데 확실히 일반 용이지만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웹 브라우징을 서포트를 하는 기능이 있다고 하는 것이 뭔가 했더니 확실히 빠르게 움직이네요. 이런 부분들은 과거 버전에서 머물러 있었던 상황에서 보면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는 모습인 것 같습니다. 다만, 여전히 엔비디아 드라이버와 달리 한 두 번 리부팅을 시켜줘야 하는 점은 아쉽습니다. 안 그러면 색 프로필을 지정하면서 이상한 쇼를 하거든요.



이것으로 비교가 되실지 모르겠지만 드라이버를 깔고 색 프로필을 적용시키니까 이렇게 다른 색이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보통은 재부팅 없이 바로 인식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서 조금 아쉬웠지요. 그렇다고 해도 전체적으로 화사한 컬러 구현이나 동영상 재생능력은 에헤헤하게 해줍니다. 기존에도 느낀 것이지만 전체적인 동영상 재생능력이나 미묘하지만 색감 표현에 있어서 조금 더 선호하고 있습니다. 물론 큰 차이도 없고 정말 미묘한 부분이지만 이런저런 구성에 있어서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점이니까 자꾸만 달리 보게 되지요.

아직 이 애를 가지고 게임을 돌려보지는 않았습니다. 기존에 하는 게임 자체가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큰 차이가 날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내심 기대를 하면서) 이것저것 굴려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