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Hardware Story/Computer

전반적으로 샹향조정된 취미컴퓨터와 수냉쿨러



20여 년 전만 해도 일반 개인이 취미용 컴퓨터에 수냉쿨러를 달아놓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운이 조금 좋은 편이라고 하면 업무 용이나 산업용 제품들이 사용되고 남은 것을 들고 와서 이런저런 쇼를 해볼 수도 있었지만요. 22년 전에 친구 하나가 그런 쇼를 한다고 해서 구경 갔었던 기억도 있는데 말입니다.

일반 환경에서는 당연히 신용할 수 있는 '정품 쿨러'라는 것에 기준을 두고 살아가지만 이런 것도 이제는 발열이 많아진 여러 가지 환경 (더불어 한국이 이전과 달리 많이 습해지고 더워졌으니까요 - 라는 핑계를 대면서)을 말하면서 더 좋은 무언가를 찾게 된다고 하겠습니다.

초기 90번대 칩셋 이야기가 나오면서 하스웰 차세대 CPU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AMD의 선전을 기대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아쉬운 성능 구성을 보여주면서 경쟁구도에서 밀려버리고, (물론 개인적으로는 AMD를 믿고 있습니다. 부디 다음 시즌에서는 멋진 부활을 이루어져서 에헤헤한 심정으로 교체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어느 정도 독점 구도가 완성된 인텔이 벌일 일은 성능 업보다는 장난질이 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니까요.

결국, 하스웰까지는 1150소켓을 유지하겠지만 그 이후에서는 1151소켓이 될 것이라는 기사를 보면서 더더욱 묘한 분노를 느끼기도 했습니다.

그러니 현재 기준에서 괜찮은 취미컴퓨터를 하나 장만해둔다는 의미에서 보면 하스웰 리프레시 / 데빌스 캐년 / 브로드웰 정도가 기준이 되겠지요. 물론 이런저런 취미용품도 많아지는 가운데 PC에다가 그런 비용들여서 쇼를 할 필요가 있겠느냐? 라는 말을 하지만 취미용이라는 것도 제법 중요한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물론 저야 주요 작업이 인터넷 웹서핑과 문서 작업이기 때문에 간단한 구성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다만, 그것만으로 쓰는 취미컴퓨터가 아니라는 점이 걸리지요. 게다가 속칭 여러 작업을 동시에 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지 더욱 따져보게 된다고 하겠습니다. 심지어 게임을 하면서도 웹서핑이나 인코딩을 하는 경우도 생기니까요.

 

그래서 결정한 것이 악마계곡 4790K였습니다. 본래는 조금 오버를 해서 사용할 생각을 하고 4690이나 4770등을 염두에 두고 있었습니다만 별도의 오버 작업 없이 기본 4GHz라는 것은 확실히 매력적이더군요. 게다가 쌀쌀해지는 가을 여름 때에는 오버 장난을 심하게 해볼 수도 있고요. 그래서 걱정된 부분이 쿨러였습니다. 본래는 커세어 H100i를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가격 대비 (국내 가격이 아무래도 비싼 편이어서) 그만한 가격대에서 더욱 좋은 신제품이 나올 예정이라는 말을 듣고 우선은 중저가형에서 최신 제품인 쿨러마스터 SEIDON 120V Plus제품을 골랐습니다. 쿨러마스터는 과거 공냉식 쿨러 2개를 사용해보았고 독특한 디자인과 더불어 개성과 성능이 잘 연결되어 있는 경우를 경험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조금 두려운 마음이 있었지만 그냥 들고 왔습니다.




조금 보기 불편하게 찍어두었지만 속칭 '쿨마 120V플러스' 입니다.

팬이 조금 더 좋은 것으로 바뀌고 시원한 성능이 아주 눈곱만큼 더 좋아진 대신 최신 가격 대비 4천 원 정도가 더 비싼 애였습니다. 게다가 싱글 팬 구성이고요.

듀얼 팬 중에서도 만만한 애가 있었지만 이쪽으로 선택한 이유는 2가지였습니다.

우선은 가장 최근에 시장에 나온 애입니다.

두 번째는 나중에 VGA 쿨러로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한참 더워질 여름을 대비해서 몇몇 브랜드에서 신규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라는 정보를 들었고 그 애들은 대부분 듀얼 팬 구성 140mm X2. 약 280 정도에 해당하는 크기의 냉각판을 가지고 나올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공간 확보를 하기에 조금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물론 사용하는 케이스가 빅 케이스이기는 하지만 듀얼쿨러 팬을 2개나 달아놓고 사용하기에는 조금 복잡해질 것 같다는 생각을 했지요. 게다가 기본적으로 이번에는 CPU오버를 그렇게 달달달 볶아대지 않을 생각이기 때문에 안심을 했다고 하겠습니다.

정 뭐 하면 이 녀석은 나중에 VGA 쿨러로 돌려버리면 되니까요.




위 이미지 2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램 메모리도 전혀 건들지 않고 CPU도 건들지 않은 상태로 그냥 쓰고 있습니다. 약간 오버시켜서 타이밍 조정만 해도 7.9가 나오겠지만 기본적으로 이런저런 쇼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기본만을 가지고 돌렸지요.

대부분의 작업이 CPU 작업률에 있어서 10~20%를 넘지 않습니다. 스트레스 테스트 때만 유일하게 80%대에 근접했을 뿐, 일반 작업, 게임, 취미활동에 있어서는 대부분 30%대 미만에 머물러 있더군요. 심지어 다음팟 인코더로 파일 11개를 돌려봤는데 역시 CPU 점유율이 전체 41%를 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인코딩 속도는 약 28~30배 속도가 나와서 무척 빨리 마무리해버렸습니다.

까먹고 있었는데 기존에는 그냥 리얼코어로만 작동했다가 이번에 하이퍼스레드도 작동되어 8스레드로 작동해서 그런지 더 빨라졌더군요. 다음팟인코더가 그쪽까지 지원하는 줄은 미처 몰랐는데, 어찌 되었든 빨라졌으니 다행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CPU 자체는 4790K(논 오버 상태)가 충분히 성능적으로 만족할 느낌을 보여준다고 하겠습니다.

TV튜너 켜놓고 디아블로3 윈도우 창으로 띄워놓고, 크롬 웹브라우저로 창 8개 정도 열어놓고 있는 상태에서도 30%를 넘지 않는 상태라는 것이 재미있었지요. 기본 대비로는 아무래도 55~60까지 가던 것이 말입니다.

단, 문제라고 하면 쿨러 쪽이었습니다.




기본적으로 4790K가 발열이 있는 편이라는 것은 이야기를 들었고 그 때문에 이 수냉쿨러를 들여놓은 것인데 (공냉쿨러도 제법 좋은 것을 쓰고 있지만 덜 시끄러워지기를 바라면서) 편차가 굉장히 심한 것을 느끼게 됩니다.

평균 CPU발열 40~45도 전후까지는 굉장히 조용합니다. 에헤헤 할 정도로요. 그런데 약 46~52도 전후에 있을 때는 상당히~~~ 팬소리가 시끄럽습니다.

펌프 소리도 일정 부분 편차가 있는데 어떤 때는 상당히 조용하다가도 어떨 때는 굉장히 거슬리는 시끄러움을 들려줍니다.

순간 발열 소모량이 제법 클 것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포토샵이나 게임을 기동시킬 때 우렁찬 팬소리가 들리는 것도 좀 그렇습니다.

온도 차이는 없는데 CPU 점유율이 순간적으로 높아지면 덩달아서 팬소리가 강해집니다.

팬회전을 알아보니 평균 1000rpm 미만으로 돌고 있다가 갑작스럽게 1800~2200rpm 정도로 치솟아버리는 것이지요. 그러고 약 3~5초 정도 시끄럽게 돌다가 다시 조용해집니다. 온도센서 부분이 민감하다고 해야 할까요? 너무 즉각 반응을 한다고 해야할까요.

어제 같은 경우는 빵 온도가 상당히 덥고 습한 시간에 기동시켜두었더니 약 51~54도 사이를 반복하면서 발열하고 있어서 그 시끄러운 팬소음을 계속 듣고 있어야 했습니다. 공냉 쿨러팬이 최대치로 돌아가고 있는 듯한 소리보다 조금 더 크고 여기에 펌프질 소리가 더해져서 묘한 밸런스를 맞추어 '시끄럽습니다'.

물론 수냉쿨러의 장점을 그대로 가지고 있어서 CPU 발열 기준 40~45도 사이에서는 굉장히 정숙합니다.

거의 옆에 컴이 없다고 생각될 정도입니다. 웹서핑, 동영상 감상만 한다면 상당히 조용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포토샵이나 라이트룸을 가지고 사진 RAW 데이터 변환시킬 때는 확실히 파일당 한 번씩 위이잉~하는, 잠깐 시끄러워지기 때문에 이 부분은 앞으로 시원해지는 가을 겨울 때에 어떨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더불어 쿨러펌핑음도 오차가 있습니다. 어떤 때는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조용하다가도 어떨 때는 우렁차게 자기 존재감을 과시합니다.

이것은 전에 친구가 잘만 Reserator 3 Max를 장착해서 돌릴 때 들어본 경험이 있어서 어느 정도 이해를 하지만 일관성 있게 드르르륵 거리는 것이 아니라 어떤 때는 무척 조용하고 어떨 때는 과르르르르릉 거리니까 좀 기분이 이상해지기도 합니다.


친구와 취미인 한 명이 상당히 고가의 커스텀 쿨링시스템을 장착한 것을 보았기 때문에 그 기준을 놓고 보면 가격 효율적으로 비교가 안될 정도로 근래에 나오는 일체형 수냉쿨러들은 좋은 매력을 보여줍니다. 높은 수준의 쿨링을 경험하겠다고 한다면 어느 정도 비싼 구성에 뭐같이 거시기한 시스템을 짜 맞추어야 하겠지만 (친구 기준으로 약 180~220만 원 정도 / 사용하는 액체와 LED 튜닝도 별도로 관리하는 타입 + CPU와 보드, VGA, HDD까지 같이 하는 타입 + 팬쿨러박스를 별도로 관리함) 그런 것에 비교하는 정말 싼 가격에 재미있는 구성을 만나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제가 사용했던 공냉쿨러 잘만 9900시리즈 같은 애들도 충분히 좋은 쿨링 성능을 보여줍니다. 기존 대비 소음이라는 것은 그렇게 큰 편이 아니었으니까요. 여러 가지 리뷰 등을 보면 실제 팬이 맥스로 돌아가는 상황에서는 쿨링 능력이 더 뛰어난 경우도 있습니다.(단 심하게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이 아니라 약 1~2도 정도 차이) 

기본으로 포함되는 쿨러 대비 맥시멈급 수냉쿨러가 200만 원대에 약 80~110% 정도 쿨링 능력을 보여준다면 가격 대비로는 상당히 나쁜 편에 속합니다.

기본 쿨러 대비 고급 수냉쿨러가 70만 원대에 약 60~70% 정도 쿨링 능력을 보여준다면 가격 대비로는 상당히 나쁜 편에 속합니다.

기본 쿨러 대비 고급 일체형 수냉쿨러가 30만 원대에 약 40~50% 정도 쿨링 능력을 보여준다면 가격 대비로는 여전히 나쁜 편에 속합니다.

기본 쿨러 대비 보급 일체형 수냉쿨러가 10만 원대에 약 30~40% 정도 쿨링 능력을 보여준다면 가격 대비로는 적당히 나쁜 편에 속합니다.

기본 쿨러 대비 고급 공냉쿨러가 10만 원대에 약 20~30% 정도 쿨링 능력을 보여준다면 가격 대비로는 제법 좋은 편에 속합니다.

기본 쿨러 대비 보급 공냉쿨러가 1~5만 원대에 약 10~30% 정도 쿨링 능력을 보여준다면 가격 대비로는 아주 좋은 편에 속합니다.





물론 오버나 쓸데없는 짓을 하지 않는다면 기본 쿨러만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세상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때문에 제가 한 이런 짓은 일반적으로 권장을 할 것은 아니고 그런 취미적인 도전으로 인해서 얻은 결과라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현재 잘만, 쿨러마스터, 커세어, NZXT같은 브랜드가 이런저런 제품들을 열정적으로 내놓고 있고 안텍과 써멀테이크에서도 공격적으로 일체형 수냉키트를 내놓고 있습니다. 물론 분리형 제품의 성능에는 따르지 못한다고 해도 가격 대비 우수성은 인정을 해야할 것 같습니다.

제가 구입한 애는 실 구매가 6만원대 후반(평균 7만 원대 초반)에 만나볼 수 있었기 때문에 어지간한 고급 공랭 쿨러 구입가격으로 만나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단, 제품 편차와 케이스 내 구성 방법 등에 따라서 다른 결과를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총 세팅을 3번 해보았는데 (위치 바꾸기 와 쿨러 팬 조절) 조금이기는 해도 미세한 차이는 있었습니다.

여기에 쿨러마스터 고정조임새가 무척 안일하게 만들어져 있어서 기판에 고정시킬 때 고생을 시켜주었습니다.

완전고정까지는 아니라고 해도 어느정도 불안하지 않게 고정을 할 수 있게 되어야 하는데 고정용 나사 길이가 살짝 부족한 것을 느낍니다. 이런 부분은 설계상 여러 가지 기종에 대응해야 하는 것을 염두에 둘 때 조금 안일한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고급형과 어느 정도 차이점을 두어야 하는 점은 알겠지만 제일 기본이 되어야 하는 구성점은 아쉽다고 하겠습니다. 머더보드 두께가 얼마나 차이있겠는가 할지 몰라도 고정부분과 케이스철판, 보드 기판두께가 항상 일정한 것은 아닌 만큼 조금 더 여유있는 길이를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발열을 잡아주는 능력부분과 어느정도 안정화된 상태에서 기본 작업만 할 때 무척 정숙한 점 등은 가격대비 우수한 부분이라고 하겠지요.


더운 날에 이런저런 쇼를 한 만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