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Hardware Story/Electronic Goods

추억용 아이템 LD



전에도 이야기를 했지만 LD, 레이저 디스크는 아무래도 취미적인 아이템으로서 기억되기에 너무 한정적인 영역을 가지고 있습니다.

VHS가 가진 매력 중 하나가 녹화를 해서 보존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 녀석은 녹화가 안되는, 재생만 가능한 타이틀이었으니까요.

물론 여전히 이런 광 미디어는 녹화, 저장능력이 아니라 재생능력에 중점을 두고 개발되지만요.

 

나중에 관련 분야에서 일하는 친구의 말을 들어보면 충분히 그런 개성점을 만들어 시중에 풀어낼 수도 있었지만 그런 것을 원하는 시장은 아니었다.라는 입장을 알게 됩니다. 소비자의 입장보다 제작, 배포, 판매자의 입장이 중요한 것이지요. 그러면 VHS는? 라는 이야기를 해보게 되지만 생산적인 테이프 시장의 붕괴와 명분은 여전히 업무용으로만 남아있게 되고 이후 광미디어들은 전부 또렷한 목적을 가진 아이템으로만 시중에 남게 됩니다.

그런 추억의 아이템 중 하나가 바로 이 덩치 큰 아날로그 고화질 영상미디어인 레이저 디스크겠지요. 방구석을 돌아보면 약 600여 장 정도가 굴러다니지만 분실한 애들도 많다 보니 훌쩍이게 됩니다. 나름 음악영상 소프트로서 이만한 매력을 가진 애도 없었기 때문에 한동안 열심히 구입을 했더랍니다. 시장에서 DVD 때문에 밀려나가던 때도 LD로만 발매된 영상 클립들이 많아서 이래저래 찾아보기도 했지만 심히 아쉽게 놓친 것들을 생각하면 좀 그렇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로서는 플레이어가 없으면 (AS도 어려운 물건이니) 완전 무용지물이 되는 이런 애들을 보면서 그런 시대를 추억합니다.

요전에 한 취미 후배가 물어봅니다.

"만보가 죽고 나면 다 버려질 물건인데 어떻게 할 생각인가?"

생각해보면 대부분의 취미 아이템들은 제 만족을 위해서 방바닥을 굴러다니는 것들이다 보니 다른 취미인에게 같은 영역으로 다가갈 정겨움은 없을 것 같습니다. 나름 가치 있는 것도 가끔 발굴된다고 하지만 어디까지나 제 취미의 추억 속에서만 머물다 가버리는 것이 아쉬워서 이렇게 블로그 같은 곳에서 떠들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어벙하게 늘어놓고만 있는 것을 보면 귀찮은 것에 대한 이해도 조금씩 줄여나가야 하겠습니다.

참고로 전 아무것도 아닙니다. 해외 성인 LD 타이틀을 엄청나게 많이 수집한 친구가 있는데 정작 플레이어는 몇 년 전에 망가진 이후 그냥 그러려니 하고 살아가고 있답니다. 취미정열도 어느정도 안정이 되어가면 껍데기만 남는다는 이야기를 떠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