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旅行 & 趣味/Korea

9월 초에 맞이하는 추석

무슨 말을 하기가 무섭게 일이 생긴다고.

나 요즘 한가해.라고 말하자마자 일이 생겨서 그것도 자사 대비 약 1.4배 정도 일이 밀리다 보니 훌쩍입니다.

덕분에 미처 올려두지 못한, 찍어둔 사진들만 바글바글 밀려서 곧 2000장이 넘어갈 예정입니다만 그냥 그러려니 하고 있습니다.




우선은 무엇보다 색다른 가을 하늘 달을 보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날씨는 맑아서 대부분 달과 함께 어여둥둥 내 사랑~ 하는 매력을 느낄 수 있겠지요.

가을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미묘한 시기지만 추석이 이렇게 빨리 오는 때라는 것도 또 색다른 즐거움인 것 같습니다.




더불어 느껴보는 가치관의 차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주차장 차 밑에서 데굴거리고 있는 길고양이를 보았는데 찍으려고 다가가니 딱 일어서서 폼을 잡아줍니다. 모델을 하면 모델료를 받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듯한 분위기를 풍겨서 바로 편의점에 가서 마른 멸치 구입해서 바쳤습니다.

동네 길고양이들은 사람 보면 도망가는 경우가 많은데 사람들 속에서 자주 만나보는 애들은 확실히 길고양이라고 해도 남다른 접근법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한동안 비와 구름이 많이 오갔지요. 산동네에 산다는 것 때문에 서울 사람 평균 기준으로 조금 더 하늘과 가깝게 지내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워낙 높은 고지대라서 차가 없이는 오르기 힘들다는 말도 있고, 덕분에 묘하게 대낮부터 등산하시는 어르신들을 많이 볼 수 있는 길목에있습니다만 확실히 동네가 가진 매력이라는 것은 또 다른 시간대를 보여준다고 하겠습니다. 초중고, 대학까지 대부분 다 몰려있는 지역이라는 것 때문에 등하교 시간은 참 무시무시하지요. 그래도 뭐 아이유가 학교 다닐 때는 이런저런 사람들도 볼 수 있었지만요.




집 보일러실 출신 길고양이 마님 호피도 가끔 들려주셔서 봉사할 기회를 줍니다.

만질 수 있다면, 가끔 목욕도 시켜보고 쓰다듬어 주고 싶다는 충동이 생기지만 그냥 맛난 밥 정도 준비해두는 것이 전부인 것 같습니다.

마른 멸치 머리 부분과 갈치 구운 것 조금, 건과일을 썰어서 같이 넣어둔 닭고기 정도를 줍니다. 과거보다 이빨이 시원치 않은 듯 딱딱한 사료는 잘 못 먹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세월과 함께 십수 년 같이 지내온 동네 깡패이다 보니 여전히 애착 가는 아이입니다.




가끔은 느끼는 것이지만 밤거리를 보는 것은 또 다른 재미입니다.

특히 아시아 여러나라의 밤중에서도 그 무미건조함이 남다르게 다가오는 현실이라고 느끼게 됩니다.

그대로 적당히 놀면서 살기에는 좋으면서, 또 열심히 살아가기에 좋은 곳이라고 하겠지요.




맑은 하늘과 함께 함께 맞이하는 서울이라는 것은 확실히 색다른 감상입니다. 서울이라는 도시가 가진 매력이라고 하겠지요.

과거 도쿄나 뉴욕 등지에서 장기로 머물렀을 때와는 또 다른 매력과 시간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이런 시간을 살아갈 수 있다는 점은 확실히 20세기와 21세기를 동시에 만나볼 수 있기 때문이겠지요.




전통시장들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라는 것은 여전히 한국적인 정서입니다.

전에 일본, 동남아시아 아케이드와 비교를 해봤는데 확실히 비슷하면서도 남다른 매력이 있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다만 기존에 알던 추억과는 또 다른 기분이라는 것도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맑은 날은 아무래도 나가보고 싶어집니다.

특히 구름이 많은 푸른 날은 그냥 에헤헤 하면서 나가고 싶지요.

기본 강아지과 만보이다 보니 눈이 내리면 내리는 대로.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바람 부는 날이면 바람 부는 대로 나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오렌지빛 노을이라는 시간대를 함께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은 재미있습니다.

출퇴근 시간에 바빠서 그냥 이동만 하는 것보다 주변을 돌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제 삶이 좋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또 재미있는 모습도 보게 되고요.




수십 년을 지내온 동네지만 가끔 보면 어느새 듣도 보지도 못한 설비가 되어있는 것을 만나게 됩니다.

이런 것은 그래도 잘 사는 동네라는 것이 조금 작용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최근에 책을 쓰면서 알게 된 일이지만 [사이보그009]라는 타이틀을 이야기하면 대부분 이 작품을 떠올린다는 것을 보았습니다.

확실히 세대별 인식의 차이라는 것은 참 많은 것을 이야기해준다고 하겠습니다.




집으로 올라가는 동안에 주변을 돌아보고 문득 생각이 나서 저 밑 세상을 내려다보기도 합니다.

서울에서도 굴지의 산동네이다 보니, (그 유명한 방배동 산사태 지역과는 조금 거리가 있습니다)

습관처럼 매일 올라 다니는 길이지만 좀 무섭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그나마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즐거운 습관이 있다는 것 때문에 이런저런 생활감을 다시 바라보지만 은근 슬쩍 시티타입에 대한 추억도 되새기기도 하고 싶어집니다.

로드타입에 가까운 하이브리드. 런던과 파리에서 많이 타고 다니는 스타일인데 묘하게 그런 스타일에 대한 개성을 떠올립니다.

우리나라도 이제 조금 자전거 타기 좋아진 환경이 되었으니까요.




여전히 한국의 오늘은 바쁘고 지루할지 모르겠습니다.

저 자신도 오랜만에 쓰는 글 때문에 조금 정신이 없습니다. 본래는 놀면서 편하게 쓰는 것이 목적인데 그게 잘 안될 때는 언제나 고생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어느새 9월입니다. 곧 추석 연휴입니다.

우연치 않게 방문해주시는 분들, 꾸준히 이 바보가 무슨 소리 하나 들려주시는 분들도 좋은 추석 연휴 맞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