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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dware Story/Audio Goods

포터블 DAP들이 재미있어요

이 부분은 역시 일반적으로 말하는 오디오 카테고리겠지요.

요전에 쓴 포스트 때문인지 네이버 블로그에서 6분, 타 블로그에서 2분이 물어봐 주셨습니다.

대부분 뻔하게 물어보는 부분이라고 하겠지만 DAP, 특히 포터블 장비로서 들어볼 수 있는 재미난 즐거움이라는 것은 어떤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저는 운이 좋아서(?) MP3 쪽으로는 잘 가지 않은 편입니다. FM라디오, 카세트테이프, 레코드 판을 거쳐서 CD, DAT, HDCD, XR-CD, SACD를 거쳐서 감상이라는 부분과 서라운드 기술을 포함한 음장 형성, 디지털 믹싱, 그리고 영상과 어우러지는 여러 가지 일을 했기 때문에 그냥 눈동냥 귀동냥 수준이라고 하겠지만 어쩌다 보니 평범보다는 벼룩만큼 조금 더 경험한 부분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일반 취미 한국인 치고는 해외를 일찍 나가 다닌 경험 덕분에 이런저런 재미난(그렇나 어떻게 보면 재난에 가까운 고생을 포함해서 - 실제 음반 사느라고 지갑이 비어서 비행기 못 타기도 했으니까요) 경험을 했고, 여기에 일본과 홍콩을 돌아다니면서 오디오 장비들을 마구마구 만져볼 기회를 얻었다는 점에서 운이 좋았습니다. 정작 미국에 가서는 오디오 숍을 잘 못 찾아다녔습니다 너무 넓은 곳에서는 참 어렵더군요. 유럽은 뭐 비싸서 그냥 음반숍만 뒤졌고요.


음악감상은 취미의 왕도입니다. 뭐 제 취미 기준과 블로그에서는 다 왕도라고 떠들고 있지만요. 에헤헤.

가장 즐거운 정신 안정 취미이면서 한번 맛을 들이면 그냥 평생 껴안고 가는 취미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쪽은 휴식도 탈락도 없는 영원한 취미의 소용돌이지요.


잡설이 길어졌습니다.

대부분 DAP가 뭐예요. 그게 좋아요. 좋으면 뭐가 좋아요. 어떤 브랜드가 좋아요. 가격차이가 있으면 노래도 달라지나요.

등과 같은 평범하기 그지없는 질문들인데 사실 이게 더 답하기 어려운 부분이랍니다.

게다가 블로그같은 곳에서 글로 써둔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요전에 중국 브랜드 Fiio에서 나온 신형 DAP X1에 대한 관심을 포스트 했는데 이것보다 상급기에 속하는 X3를 다시 돌아서 들어보면 또 다른 세상을 느끼기도 합니다.

실상 제 기준에서 편한 포터블 음원 감상 시기는 아이팟 터치였습니다. 무엇보다 편하게 자신만의 리스트를 만들어서 플레이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아하지 않을 수 없지요. 편리하고 직관적인 UI와 함께 한번 맛보면 헤어나기 힘든 세계가 있습니다. 때문에 스마트폰이나 아이팟 장비로 음악을 듣는 편리함을 우선한다면 현재 나와있는 DAP들은 다들 불편합니다. 아니 불친절하지요. 아무래도 이런 부분도 자잘한 라이선스가 있어서 DAP들이 세련된 세팅을 하지 못하는 것이지만 소리만을 가지고 주는 충분한 행복감은 그런 편리함도 버리게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언제인가 애플이 이런 고급 음원 재생으로 눈을 돌리면 다들 올킬 될 것 같지만 현재 디지털 음원을 재생하는 여러 가지 환경 구축에서는 PCFI라고 불리는 데스크탑(급) PC를 소스 기기로 한 소리 감상 구성이 널리 전파되어 있습니다.


워크맨의 계보를 이어서 이동하면서도 즐길 수 있는 소리에 대한 접근은 사실 어느 정도 한계가 있습니다.

조용한 공간에서 자신 혼자서 만나볼 수 있는 소리 공간 속에 파묻힐 경험이라는 것은 굉장히 어렵지요.

저는 그나마 나은 환경이다 보니 방 안에서 어느 정도 틀어놓고 살 수 있지만 일반 환경에서는 제대로 된 감상 공간, 여유를 가지기 어렵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20~30만원대 플레이어, 전용 음악 플레이어라는 것은 확실히 미묘한 구분에 들어간다고 말하는 상황을 봅니다.

편리함에서는 역시 스마트폰이 다 해먹고 있는 장르라서 비교가 불가능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리만을 가지고 이야기하기에는 또 여러가지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이유는 객관, 주관에 따른 개개인의 선호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듣는 노래 장르도 다르기 때문에 "탁월한 선택이십니다" 라는 말을 하기 어렵기 때문이지요.

게다가 저는 이미 오래전에 이어폰에서 넘어와 헤드폰과 방구석 HIFI를 중심으로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순수하게 포터블한 이야기를 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다만 농담처럼 자주 거론되는 단어, '중국의 실수'로서 표현되는 몇몇 기기들은 확실히 기능적인 면과 개성을 두루두루 갖추고 있어서 좋은 매력을 이야기하게 됩니다. 피듀(Fidue)브랜드의 A83이어폰은 이제 어디를 가도 알아주는 녀석으로 알려졌습니다. 처음 들었을 때는 수상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말입니다.


현재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음악을 즐길 수 있는 행복'이라는 부분은 굉장히 조건이 까다롭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뭐 농담처럼 말할 수도 있겠지만 즐기고자 하는 부분에서 죽자 살자 달려드는 여러가지 논쟁도 있기 때문에 시끄럽기도 하지요. 특히 기기가 주는 매력이라는 것이 외형적인 것과 함께 다양한 접근을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꼭이라고 할 것까지는 아니라고 해도 제법 여유 있는 마음가짐과 즐기겠다는 호기심이 있으면 쉽게 접근할 수 있지만요.




그런 부분에서 보면 과유불급이라는 말도 하면서 은근하게 또 다른 영역을 내다보기도 합니다. 과거 인티앰프가 등장했을 때의 기준으로 본다면 진공관과 트랜지스터, 이중, 삼중 거치고 거치는 여러가지 음색 변화에 대한 논쟁과도 비슷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조금 "오옹?" 하는 의미도 생각을 해보지만 돈을 들여서 더 좋은 소리를 듣겠다는 도전은 일반 오디오 파일러를 비롯한 여러 가지 접근자들의 취미론에 가까운 것이기 때문에 따로 나누어볼 일은 아니라고 하겠습니다.

제가 10여 년 전에는 "좋아하는 소리 듣겠다고 수백만 원 쓰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아니다" 라는 말을 하면 그래 봤자 싸구려 음원 듣는 사람에게 비싼 기기라는 것은 그냥 개사치 일 뿐이라는 결론 아닌 결론이 나오기도 했으니 말입니다. 반면 지금에 와서는 고급 음원이 일반 음원과 무슨 차이가 있는데? 라는 이야기와 함께 이런 비싼 기기, 불편한 기기를 따로 장만하는 이유가 뭔데? 라는 과거 이야기를 다시 꺼내게 됩니다.




그래 봤자 포터블 장비를 가지고 얼마나 제대로 느낄 수 있겠는가? 라는 말을 해보면 사실 어렵지는 않습니다.

비싼 기기, 그냥 막팔자는 심보는 아닌 이상 이런저런 업체에서 청음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고 있습니다. 게다가 상당히 조건이 좋은 상황을 만들어서 이런저런 사악한 접근을 도와주고 있지요. 물론 이런 곳에 까지 가서 들어볼 정도면 이미 마음의 49%는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겠지요. 나머지 1~2%를 넘기는가 아닌가를 결정할 계기라는 것은 마음을 비우고 그냥 한번 들어보자는 접근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방구석에 조금 돈을 들여서 마련한 장비들이 있어서 포터블음원기기는 말 그대로 나갈 때 사용하는 장비라는 수단 외에는 전혀 사용하는 경우가 없었기 때문에 그렇게 많이 접근한 편은 아입니다. 그렇지만 이런저런 애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고 국내에서도 전통의 아이리버와 코원에서 내놓은 고급 기기들이 시장에서 호응을 얻고 있는 만큼 이런저런 생각을 해봅니다. 디자인과 마무리라는 부분에서는 가격 대비 비교치가 있다고 하겠지만 여전히 음으로 즐길 수 있는 매력이라는 진지한 부분만 보면 재미있습니다.




그것이 과한 것인가 아닌가 하는 부분은 사람마다 조금씩 다른 접근법을 보여주기 때문에 선택으로서 필요한 부분인가 아닌가 하는 만족도를 이야기합니다.

물론 삶의 질에는 큰 상관이 없겠지만 (물론 이 부분도 그렇지 않다고 말할 수 있지만요) 이런 장비가 그냥 눈으로 보이는 사치나 허영의 장르에 속한 것은 아닙니다. 어떤 형태로건 그것이 가진 분류를 통한 사회 인식의 변화를 이끌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둘 수 있으니까요.

속칭 "롤렉스 시계가 고급시계이다" "샤넬이나 루이뷔통이 비싼 명품 브랜드의 기준이다"라는 인식을 만들어내는데 확실한 개성을 보여주었으니까요.

저는 특히 여러 가지 문화적 접근에 있어서 해외 음악과 애니메이션 음악(더불어 영화음악)들이 가진 소리정보량을 얼마나 정확하게 만나볼 수 있는지 궁금해하면서 시작했다고 하겠습니다. 해외, 특히 일본 브랜드 제품들이 가진 입력 수치나 출력 데시벨, 여기에 무언가 모를 신소재를 사용한 접근법들을 이해하기 위해서 고생을 했으니까요. 대부분 업무용, 프로 장비들에서 나올 수 있는 구성 요소들을 가지고 일반 대중용 접근을 찾아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여러 가지 조사(라고 말하고 취미관련 잡지들 파고들기)를 통해서 이런저런 것들이 가진 접근법을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특히 효과라는 부분에 있어서 글로만 보는 것과 달리 경험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경험치는 완전히 다른 것이라는 것을 생각해보게 되지요.

유명하고 널리 알려진 비싼 제품이라고 해도 나의 취향과 맞지 않을 수 있다는 경험도 얻게 되니까요. 때문에 어떤 것이라도 결국 직접 경험을 하고 자신의 취향

에 맞추어가야지 남들의 취향에 맞추어서 자신의 취향을 맞추어나가는 것은 지양하라고 말하게 됩니다. 물론 대부분 유명한 것들은 그만한 가치관을 보여준다고 하겠지만 그 가치형태가 꼭 자신의 형태로 맞추어갈 수 있는지는 생각해보게 되지만요.




iBasso브랜드가  DX90을 가지고 나왔을 때는 또다시 오옹? 하기는 했습니다. 솔직히 Fiio의 X3급 이상은 포터블, 밖에서 듣기에는 아까운 차분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공간감이나 해상도 좋은 접근은 좋은 음원을 고집하게 만들어주는 즐거움을 보여주지요. X1은 의외로 평범하다고 말을 할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모니터적인 성향을 잘 보여주기 때문에 세팅만 잘하면 또 좋은 접근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쪽은 현재 급진하고 있는 오디오 브랜드로서 새롭게 알려지고 있는 필립스의 피델리오 혈통을 이어받은 SHP-9500과 연결해보면 또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제 기준은 SHURE 440~840같은 모니터링 타입이지만요.

듀얼 DAC라는 형태와 함께 가끔 거론되는 부분이 하이엔드 쪽에서 과연 심플한 것이 좋은 것인지 복잡한 것이 좋은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대형, 용량, 구성점이 높고 복잡한 분해능력을 가진 장비들이 보여주는 개성이라는 점은 언제나 크고 작은 논란의 중심에 있었으니까요. 물론 취향으로 끝내버릴 수도 있지만요.




LOTOO사가 내놓은 이 PAW GOLD는 촌스럽다는 평도 있지만 고급스러운 기준을 위한 접근이 남다른 개성의 시작이라는 말도 하게 만듭니다. 요전에 갔을 때 잠시 들어보고는 과연 이런 형태로서 접근하는 시대의 매력이라는 것은 어디까지 나갈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기준치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고 노래 하나를 들어보는데 무슨 거창한 기준이 필요하겠는가? 하는 소리를 합니다.

특히 사랑에 빠졌을 때 들어보는 시시껄렁한 대중가요 하나가 엄청나게 사랑스러운 노래로 둔갑하는 것처럼 그 노래가 가지는 의미는 여러 가지 사연과 함께 더불어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좋은 환경이라는 것은 그 노래가 가진 즐거움을 얼마나 많이 만끽할 수 있을지, 그 정보와 얼마나 자신의 심정이 일치할 수 있는지에 따라서 달라진다고 하겠습니다.


비 오는 날에 듣기 좋은 노래, 사랑이라는 감정이 듬뿍해진 상황에서 맞이하는 노래, 내 삶의 경험과 맞물리는 음악, 감동이라는 것을 알려준 소리와 함께 만나보는 즐거움을 되새겨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런저런 기기들은 필요한 부분에 속할 수도 있겠지요. 무엇보다 직접 경험해보고 그 안에서 자신이 원하는 작은 행복들을 차곡차곡 쌓아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