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旅行 & 趣味/Korea

11월 가을 저녁이라는 시간을 돌아다니면서



스타일이라는 것을 따질 필요가 없다는 것은 나름 편한 일입니다.

시간이 지나가보면 다 그것이 추억어린 영역을 얼마나 잘 기억하고 있는가에 중심이 있지 그것에 속한 내가 가진 영역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되는 것 같습니다.

즐긴다는 마음은 언제나 POP한 세상의 기준에서 만나보게 됩니다. 물론 신제품, 신기술등에 대한 여러가지 접근이라는 것도 있지만 이것이 꼭 필요한 여영역에서 얼마나 필요한 것인지는 또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사실 놀고먹을 수 있는 시간이라는 것은 여전히 사람들과 함께하기 때문에 중요한 것인데 주변에 그런 시간과 여유, 더불어 잡담을 나눌 수 있는 존재가 있다는 것은 또 중요한 일입니다. "가족과는 달라 가족과는!" 라는 말을 하게됩니다.

밤과 함께 돌아보면 또 그런 것을 알게됩니다. 더불어 보내온 시간이 수십년이다보면 더욱 그렇지요.

서울이라는 동네에서 살아가면서 경험하는 기운찬 재미라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지만 그것 이상으로 다가갈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러고보니 지난달에 사는 동네가 재개발지역으로 확정 발표되었습니다.

그럴 것이라는 소문과 진행과정이 있었던 것은 약 7~8년전으로 알고 있었고 가끔 이상한 부동산들이 늘어나는 것을 보기는 했지만 계속 시간이 지나고만 있어서 까먹고 있었는데 결국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진행과정을 봐서 2~3년 후에는 지금 보고 있는 이 광경과는 다른 모습을 바라보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저런 웬수, 취미, 악연들이 이어지면서 꾸준히 만나보고 있는 얼굴들을 생각하면 조금 아쉬운 생각도 듭니다.

동창회나 이런저런 모임에 가보면 과거와 다르거나 보이지 않는 것도 조금 생각나고요.

이 블로그 초기때만 해도 친구들과 술먹고 헤롱거리면서 쓴 포스트나 놀고먹은 이야기가 조금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모습도 추억 저편으로 사라져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아는 얼굴 중에서 넷 정도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여섯 정도가 전혀 다른 쪽으로 이전을 하면서 이제는 얼굴을 보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다섯 정도가 한국을 벗어나 다른 나라로 갔습니다. 취미라는 영역을 이야기하던 사이가 어색해진 일도 보게됩니다.

아쉽지요.




겔겔거리면서 놀고다니는 술친구 몇과 이야기를 해봐도 언제나 그러할 것 같은 그런 모습들이 변해가는 것을 알게됩니다.

가을이니까 그런 것도 있지만 가을 밤시간을 지내면서 보면 또 다른 시간 속에 내가 연결되어가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동년배 누군가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가는 것을 보면서 무언가 모를 조심해야할 것을 생각해보기도 하고요.

세상은 언제나 그대로인 것 같으면서도 조금씩 많이 변하고 있습니다.




추억어린 1980년대의 서울 명동을 기억하게 해주던 수입서점가도 이제는 쓸쓸합니다.

근래에 와서는 책을 사본다는 의미도 많이 퇴색해가는 과정을 보면서 역시 시간이 가진 의미라는 것을 성숙이라는 과정으로 바라보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못한 경우도 봅니다. 제일 그렇고 그런 것은 과거의 친구가 지금은 적대하는 관계가 되어 있는 것이겠지요.

이런저런 생활, 사정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런 것과 한발 떨어져서 살아가는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으로 자신을 방어하고 있는 저라는 입장에서 보면 또 다른 세상사라는 것을 느낍니다.




다양한 시간이 있고 그 공간에서 어떤 추억을 가지고 있을지는 사람에 따라 다릅니다.

누구는 슬플 수 있지만 누구는 행복할 수 있는 시간이라는 것을 기억하게 됩니다.

가을이라는 시간이 가진 깊음은 언제나 재미와는 다른 만남과 기억을 가지게 해서 또 다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