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Hardware Story/Audio Goods

Sony WM - DD9 The Walkman



사실 이 포스트는 방구석에서  본체를 찾아낸 다음에 써 두려고 했는데 워낙 방이 난장판이다 보니 정확한 발굴이 어려웠습니다.

해외 친구 몇과 과거에 즐겼던 워크맨 타입 이동 음악 감상 기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던 중 자신이 사용한 제품에 대한 것이 나왔습니다.

사실 저는 이 제품을 가지고 있었지만 구입을 한 이유는 되게 비싼 모델이었기 때문입니다.

기존 워크맨과 다른 깔끔한 디자인도 마음에 들었지만요.

이 제품이 나왔을 때는 1989년으로 그렇게 대단해 보이지 않았던 시절입니다.

워크맨 시장이 여러 가지 개성을 보여주고 있었고 폭발적인 시장을 보여주면서 소니의 시장 장악력을 확실히 보여줄 때입니다.

물론 CD도 막 시장에 나와서 높은 보급력을 보여주었지만 여전히 포터블 음원 기기로서의 안정성은 이쪽이 더 강했지요.

이 제품이 유명해진 이유는 2 MOTOR DISC DRIVE에 QUARTZ LOCKED CAPSTAN SERVO를 장착한 선진적인 구조 때문입니다.




사실 저는 이 제품을 사용하다가 망가트리고 이후 수리를 맡기려고 했지만 국내에서는 수리가 안되는 모델로 일본에서나 가능하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구입할 때는 일본에 거주하고 있었을 때였으니 별일이 없었지만 이후 귀국한 후에 망가지게 되니 수리만을 위해서 일본에 가기에는 좀 그러했지요. 왜 그렇게 수리가 어려운 제품이었는가는 따로 말할 필요가 없이 이 구조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독립된 모터 2개에 수정 진자를 채용한 정밀도 높은 워크맨은 말 그대로 음질을 추구한 제품이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너무 가격이 비싼 이 워크맨을 구입할까 말까 했지만 당시 연말연시 세일기간에 많은 할인율을 보여주어서 이왕 구입하는 것, 튼튼해 보이는 이 녀석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손에 넣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든 부분은 역시 외형적인 디자인입니다만 ADVANCED EX AMORPHOUS HEAD를 가지고 들려준 묘하게 좋은 해상도는 에헤헤한 심정을 만들어주었습니다. 업무용에 필적하는 헤드를 워크맨에 달아두었다는 점은 조금 언밸런스한 구분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카세트 테이프 시대의 한 축을 담당했던 기능들이 장착되어 매력적인 구성을 보여주었습니다.




휴대에 있어서 최고의 제품은 아니었을지언정, (사실 휴대용 치고는 제법 크기와 두께가 있었습니다. 다들 얇아지고 있는데 말입니다) 이 녀석과 함께 했던 시간들을 생각하면 묘한 추억이 떠오릅니다.

뭐, 얼마 있지 않아서 DAT 휴대장비들이 시장에 나오는 것을 보고 갈아타면서 이 아이와의 인연은 멀어졌지만 여전히 좋아하는 디자인 때문에 아직도 방구석 어딘가에 모셔둔 아이템이었습니다. 해외 취미인 친구의 말을 들어보면 가끔 빈티지 모델로서 묘한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모델이라고 하는데 망가진 것이라도 가지고 있었다는 것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당시로서는 선진적으로 DOLBY B와 C 회로를 장착하고 정밀도가 우수하고 빠른 AUTOREVERSE 기능을 가진 모델로서 나름 딩가딩가하게 오디오 생활을 하는 저에게 있어서 묘하게 멋진 패션 아이템이기도 했습니다. 전용 케이스는 허리에 차고 다니기 편한 구조이기도 합니다.

다만 지금 패션 기준으로 보면 굉장히 어정쩡한 스타일인 것은 맞습니다.

그래도 가끔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 이런 모델에 대한 추억을 또 꺼내볼 수 있어서 즐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