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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ic Story/Adult

즐거운 만화감상과 비평 (6) - 현실과 미래

 

미래는 현실을 반영한다고 합니다.

만화를 감상하는 이들은 현실을 기반으로 미래를 판단합니다.

현대에 핸드폰이 있기 때문에 핸드폰의 발전형이 그려진 세계를 미래로 가정하면서 보게 됩니다. 그런 것과 전혀 상관이 없는 생체 칩을 인간의 두뇌 피질에 직접 주입하여 생체 전력으로 다양한 신호를 보내고 받을 수 있는 것이 미래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런 것보다 아주 세련되고 얇은, 눈에 보이는 디바이스를 가지고 있는 것이 더 보기에 낫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영화적인 홍보수단에 의해서 정립된 형태일 뿐입니다. 제품, 브랜드 홍보를 위한 기업 전략 때문에 이런저런 외형적인 제품이 존재를 하지만 실제로는 그런 것이 필요하지 않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브랜드 가치라는 것도 미래에는 존재하지요. 판타지같은 미래가 실제로 과학을 바탕으로 한 과정에서 그려질 수 있는 것이 바로 미래를 표현하는 방법이지요.

현대과학과 물리, 이론 등을 바탕으로 그리게 되는 작품 구상이라는 것은 현실에 대한 규제가 있다고 말을 할 수도 있습니다. 여러 가지 표현에 있어서도 이해될 수 있는 상황을 만들기 위해서 조금은 현실스러운 미래를 억지스럽게 그려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겠지요.

 

123 다음에는 456이 와야 한다고 생각을 하지만 만화에서 123다음에 가나다라가 나오게 하려면 전혀 다른 체계, 구성을 가지고 표현해야 합니다. 생소한 현실감을 보여주는 판타지나 SF는 아무래도 일반 현실을 바탕으로 그려진 드라마보다 훨씬 이해가 어렵다는 말을 듣는 것도 사실이지요. 현실이 가진 면을 부정하고 그려야 할지, 현실에 없는 부분을 창조해서 그려야 하는 경우, 아무래도 인간적인 드라마, 스토리보다 그런 부분에 대한 인간의 가능성, 사회 연결, 심리, 문화 등을 그리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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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성이라는 부분을 볼 때 긍정적인 미래는 현실을 바탕으로 그려진 미래를 상상하게 됩니다.

부정적인 미래는 현실의 암울한 부분이 극대화되어서 파멸, 불가능, 그리고 절망의 세계를 상상하게 됩니다.

1970년대 전후까지 세계는 2개의 대규모 전쟁을 경험하고 핵폭탄에 의한 인류의 위협을 표현하는 SF가 많았습니다. 긍정적인 인류의 미래를 위한 가능성은 확실히 인류 자신이 만들어 나가는 어두운 미래관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같이 분리되어서 볼 수 있는 극적인 형태는 확실히 등장 캐릭터, 또는 이어지는 스토리 연결에 따라 살고자 하는 인간의 의식을 얼마나 잘 표현할지 다시 보여줍니다.

미래가 과학의 시대로 연결될지 원시시대로 연결될지는 누구도 알 수 없지만 현실이 가지고 있는 모습, 불안과 희망을 그린다는 점에서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그런 점들을 보면 굉장히 치밀하고 논리적인 가능성을 연산해서 표현하는 점에서 구성된 작품들이 있습니다. 같은 현실이라고 해도 역사를 기반으로 한 작품들은 그 시간이나 문화에 대한 가능성을 현실에서 바탕을 두고 있지만 계산보다는 그렇다고 느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현실에서 미래로 연결되는 작품들은 단순한 표현이상으로 어떤 연결점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과거(현실)에도 있고 미래에도 있을 법한 구성을 가지고 이야기나 소재를 표현할 수 있습니다. 유명한 것이지만 초시간 항법이나 광선총, 물리디자인을 가지고 표현되는 등, 관련 작품들이 가진 어느 정도 공통된 미래관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단순하게 그런 것 한 두 가지로 미래를 말할 수는 없습니다. 만화는 그 세상을 그려나가는 작가가 가지고 있는 세계를 바탕으로 하지만 그 것은 현실이 가지고 있는 많은 모습을 가져갑니다. 미래이건 과거이건 만화작품에 나오는 캐릭터들의 생각이나 사고력이 그렇게 크게 현재와 다르게 발전하지 않은 모습을 보게 됩니다. 이런 점들을 가지고 꼬집기 시작하면 참 거시기하지만요.

결국 수십, 수백 년이 지나더라고 인간이 가지고 있는 생활, 사고, 문화적이 이해능력은 발달하지 않았다는 형태를 가지게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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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순간이라고 해도 과학이 발달된 단편을 그려가면서 이야기하는 과정을 보면 참으로 어려운 구성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본래는 미래세계가 영어를 쓸지, 한국어를 쓸지 누가 알겠습니까. 그러나 언제나 만화에서는 현재를 바탕으로 미래를 재구성, 표현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현실을 반영한 작품에서는 극적인 변화를 어디까지나 현실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형태로 정리를 합니다.

열혈 학원 청춘 러브 코미디 만화가 있다고 합시다. 책으로 2~3권 나올 때까지 이야기는 러브코미디인데 갑자기 하늘에서 유성이 떨어지고 그 유성에서 거대한 우주괴물들이 나타납니다. 미지의 기술을 바탕으로 한 공격을 통해서 세상은 혼란에 빠지고 인류를 구원하기 위한 싸움이 시작됩니다. 이런 식이라면 과연 이 작품은 어떤 작품이 되는 것일까요? 4~6권이 우주인과 싸우는 이야기, 이후 세계는 다시 평정을 찾고 학교에 돌아온 주인공들은 다시 러브코미디를 만들어갑니다. 그러나 전쟁을 경험한 청춘들은 이미 붕괴된 인간성 때문에 잔인한 심성을 가지게 되고 알게 모르게 연쇄살인을 벌이게 되는 흉악범이 됩니다. 스릴러로 발전할 수 있겠지요.

그때, 흉악범과 대결해야 하는 동급생이 외계과학의 물건을 들고 나타나서 차원의 문을 열고 완전히 다른 세상, 판타지월드로 넘어가자고 합니다. 차원의 문과 요정왕의 허락을 얻어서 과거를 바꾸자는 것이지요.

 

장르 혼합에 따른 묘한 작품구성도 가능해지겠지요.

다만 이 모든 것을 여러 권의 책자로 구성할 수도 있고 한 두 화로 구성할 수도 있습니다. 작가가 가진 연출센스에 따라서 복합적인 느낌을 완성할 수도 있겠지만 기본은 혼돈이라는 상황을 겪어나가는 소년소녀들의 성장기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이 모든 작품상황의 바탕에는 현실이라는 과정이 있기 때문에 그 형태를 벗어나는 경우 장르가 완전히 바뀌는 상황을 맞이합니다.

 

결국 논리적인 해석을 넣으면 넣을수록 작품 자체의 해석이나 연출은 굉장히 묘해집니다. 앞서 말한 작가가 가지는 상상력의 한계는 그 어떤 것을 기준으로 잡는가에 따라 달려있습니다. 지구, 서울에서 태어난 주인공이 다른 차원의 공주와 기사, 미래에서 온 로봇전사, 중세시대에서 날아온 싸움꾼 들을 이끌고 세계를 구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묘한 시대에서 온 녀석들이 섞여서 전혀 다른 러브 코미디도 만들 수 있겠지요.

장르가 든든한 작품은 없습니다. 특히 연재되는 작품은 더욱 그렇지요.

인간생활을 바탕으로 하는데 변화되는 시대가 있는 만큼 과거에는 생각도 못한 발전성을 새롭게 써나가는 작품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서 말한 다양한 해석이나 연출된 어떤 것을 가지고 미래, 다음순간을 보여줄 수 있지만 실제 그것은 작가의 상상력에 기반을 한 미래이지, 모든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미래관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가지고 미래환경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오락성과 보여주는 매력으로 감싸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겠지요. 그런 경우, 확실하게 시간과 장소를 지정하지 않고 시작하는 것이 좋다는 말이 나오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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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리를 가지고 만화를 그리는 것이 가능한 만큼 논리를 가지고 만화를 보는 것도 가능하지만 어려운 일입니다. 연상되는 구조론들은 대부분 이런 현실이 있기 때문에 이런 미래가 있을 것이라고 상상하고 그 안에서 다시 꾸며보는 퍼즐과 같습니다. 작가들은 대부분 퍼즐이나 미로의 시작과 결과를 생각하고 도전하지만 실제, 제작, 연재를 하다보면 그 과정들이 바뀌는 경우가 생깁니다. 심지어는 결과가 바뀌는 경우도 있지요. 특히 인기나 흥행에 성공한 수치가 기록되는 이상, 그것을 유지하고자 하는 노력이 더해지고 그 안에서 기존에 생각한 작품구상과는 다른 결론을 위한 발걸음이 시작되기도 합니다.

 

그러면 여기서 말하는 것이 제가 말하는 현실과 미래의 전부일까요?

아니지요. 사실은 장르 연결 혼합이라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현재와 미래를 어떤 형태로 구성하는가? 라는 페이지 구성에 있습니다. 만화책은 대부분 한 두 페이지를 가지고 이야기를 구성하고 그 안에서 칸 칸 구성으로 통해서 한 장면을 이어갑니다. 시퀀스라는 형태로 구성해 본다면 주인공이 칼을 휘둘러 무언가를 베어버리는 장면 하나를 한 컷으로 그릴지 3~4페이지에 걸쳐서 그릴지, 다 연결되는 구성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현실은 보는 사람이 가지는 이해이고 정보입력 순간입니다.

미래는 그 것을 바탕으로 펼쳐질 다음 이야기, 다음 칸, 다음 시퀀스와의 연결입니다.

이 부분에서 어떤 순차적인 연결이 있을지 반전에 가까운 연결이 있을지 독자들은 궁금해 하면서 보게 됩니다. 묘사되는 컷구성은 다음 컷을 위한 어떤 양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을 본 독자들은 대부분 다음 칸을 예상하거나 기대를 하게 됩니다. 그런 연결을 자연스럽게 이어나갈 수 있는 만화가 있고 엉성한 작품이 있습니다. 물론 4컷 만화같은 작품은 컷 제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현실정보 안에 엄청나게 많은 것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런 컷들이 너무 잔잔하게 연결되는 작품에 대한 독자, 인간의 감상이라는 것은 굉장한 따분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정감을 가진 구성을 볼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기 때문에 밀집된 정보를 한 컷, 한 페이지에 잔뜩 담아서 표현하는 작품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작품들은 보는 맛이 빠른, 시원시원한 작품이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게 해주지요.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미래는 현실을 바탕으로 연결됩니다.

현실과 미래는 다양한 장르, 캐릭터, 배경, 디자인을 통해서 보일 수 있습니다.

만화작가는 보여주는 구성을 가지고 강약을 조절하여 보여주는 매력을 펼칩니다.

독자는 그런 작가 구성에 매료될 수도 있고 싫어할 수도 있습니다.

 

영화, 음악, 소설과 같은 작품을 볼 때 언제나 사회, 역사, 그리고 시작과 발단은 모든 작품이 가지고 있는 과거와 현재까지도 같은 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미국식 그래픽 노벨 스타일 코믹북이나 일본식 만화책자 구성은 발전형태를 거치면서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지만 둘 다 보여주는 멋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가운데 영화를 바탕으로 한 시각 이해를 가지고 만화를 보는 독자들의 이해를 도와주고 있습니다.

 

과거에서 지금까지 축적된 만화책들은 엄청나게 많습니다. 그런 만화들 사이에서 같은 패턴, 비슷한 전개, 유사한 소재를 가지고 등장한 작품들로 말을 하자면 사실 거의 대부분이 다 모방의 모방이라는 소리를 하게 됩니다. 다만 표현되는 스토리와 그 변화가 어떤 형태인가를 보면서 다른 것을 구분하게 됩니다. 그것이 지금 우리가 보는 현실의 만화와 앞으로 나올 미래의 만화를 구분하는 큰 차이가 될 것입니다.



P 만보님의 파란블로그에서 발행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