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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ic Story/Adult

배웠던 만화기술 - 만들기

이쪽에 써두는 이유는 성인지향 야한 이야기가 아니라 어느정도 생각과 이해관계가 없이는 알아먹기 어려운 부분도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본래 만화 카테고리 안에 Adult 카테고리를 만든 것이 그런 의미니까 너무 야~~한 기대감은 가지시지 않기를 바라고요.




과거 포스트를 기억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몇년간 일본에서 만화와 애니메이션 제작법에 대한 공부아닌 공부를 했었습니다.

한국에 있을 때는 그림쟁이 따위를 응원하는 문화가 아니어서 대부분 '독학'이었다는 점을 생각할 때 일본에서 체계적인 구분을 통해서 배울 수 있었다는 점은 좋았다고 생각을 합니다. 다만 지금 시대에 와서보면 그렇게 큰 무언가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교육기관이라는 형태에는 '전문교육'이라는 과정을 통해 조금이라도 빠르고 짧은 과정 안에서 더 많은 것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그 교육경험과정을 통해서 배운다고 해도 결국 그것을 받아들이고 성공적으로 안착을 하는 것은 개인의 몫입니다.


틀림없이 저는 보통사람보다는 조금 더 만화를 그리고 작업하는 것에 소질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전반적인 이해관계를 유추해보면 그림, 작화, 영상구성, 그리고 감각적으로 비디오 세대이기 때문에 과거 시대의 사람들이 보는 것보다 조금 더 감각적인 가능성이 있었다고 하겠습니다. 게다가 돌아다니기를 좋아한 것 때문에 이런저런 것을 알고 기억해둔 것은 이후 여러 가지 면에서 좋은 바탕이 되었습니다.

단, 그것을 배울 때 - 이것은 모든 공부, 학습과정이 그렇겠지만 - 그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바탕 수준이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그 이상의 성과, 결과를 만들기 어렵다는 것을 경험했고 그것을 그만둔 후, 한참이 지난 뒤에 왜 그런 것이 필요했는지를 이해했다고 하겠습니다.

속칭 암기식 공부를 해서 어디에 써먹을지도 모르고 그냥 배우기만 했다가 현장 경험이나 사회생활, 다른 사회 문물을 배워서 성장한 후에 왜 그때 그런 것이 필요했는지를 알게 된다는는 것입니다. 


지식의 가치는 그것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습니다.

저는 1980년도 중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나왔던 다양한 변화들을 곁에서 지켜볼 수 있었고 덕분에 취미 반, 흥미 반으로 조금씩 알아둔 것이 있습니다. 그런 것들을 정리하는 형태로서 써둘 것 같습니다.

결국 여기서 써두는 것은 배운 것, 알게 된 것을 어떤 형태로건 활용할 수 있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런 과정들이 왜 있었는가를 스스로 정리하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깨달은 가장 큰 방법론은 '연습과 반복된 기술의 습득'입니다.

연습이란 표현력인데 속칭, 타인이 알아볼 수 있는 작화력을 말합니다. 작가는 개를 그렸는데 보는 독자들이 멧돼지로 알아보면 큰일이겠지요.

글을 쓰는 사람은 글로 표현을 하지만 그림으로 표현하는 만화에 있어서 그 기본이 되는 작화, 표현력은 가장 필수 기술입니다.

그런데 이 부분에 특화된 사람에게 만화의 성공가도가 열리는가 하면 꼭 그런 것도 아닙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림만 잘 그리면 되겠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저런 환경에 들어가 보니 저따위는 상대도 안되게 감각적으로 잘 그리는 사람들이 있는 것입니다. 저는 그 부분에서 좌절을 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를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생각하는 표현을 2~3시간 공을 들여 완성하는 데, 다른 이는 십여 분도 안되어서 깔끔하게 완성하는 것입니다. 이 부분에서 저는 제법 괜찮은, 보통 사람보다 나은 능력을 가지고 자만했다고 하겠습니다. 노력과 연습을 게을리하고 결과만을 가지고 판단을 한 것입니다.



물론 방법론의 첫 부분은 당연한 것이지만 정작 그 부분에 너무 큰 비중을 두다가 다른 부분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그런데 생각을 해보면 그림을 그리는 것은 그냥 기술적인 부분과 감성적인 개성의 조합이 됩니다. 작품을 만드는 것은 '창작'입니다.

종합예술이라는 말로 거론되는 영화, 연극분야에서 본다면 왜 여러 가지 구성이 필요한지, 배우만 있다고 작품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멋진 배우가 있으면 된다?

연기력이 훌륭한 배우가 있으면 된다?

이 부분은 만화작가에 있어서 표현력,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는 작화에서 처리되는 부분일 뿐, 그것이 얼마나 보는 이에게 전달될 수 있는가는 다른 문제입니다.

개그, 한 컷 만화로도 충분히 보는 이들을 즐겁고 행복하고 만들 수 있고 울분을 토하면서 슬퍼할 수 있게 만들 수 있습니다.

예, 그렇지요. 모든 바탕은 만드는 사람과 보는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부분을 깨닫는데 약 10여년 이상이 걸렸습니다.

첫 배움을 시작할 때 조금 더 생각이 있고 주변을 돌아볼 수 있었더라면 더 많은 것을 해볼 수도 있었겠지만 너무 안일하게 생각을 한 것이지요.


참고로 제가 가진 재능적인 부분은 앞서말한 방법론, 연습과 기술의 습득으로 충분히 가능한 기초적인 부분이었습니다.

그것이 무엇인가 하면, 많은 영화, 드라마, 소설, 만화 등을 많이 보고 기억하는 것입니다.


작가와 독자는 이 세상 모든 것을 다 경험하고 창작을 하거나 즐기는 것이 아닙니다.

다 어디에서인가 보고 듣고 경험한 것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바탕으로 감각을 전달받는 것이지요.


간단하게 말해서 A라는 캐릭터가 B라는 캐릭터를 손을 들어 때립니다.

누군가를 때린다.

맞으면 아프다.

아픈 사람은 비틀거린다.


자신이 직접 경험한 것이 아닌 이상 이런 사실을 어떻게 작가와 독자는 알고 있을까요?


A캐릭터가 빵을 먹고 맛있다고 합니다.

빵이라는 것은 맛있는 것이다


그 맛이라는 것이 고소함인지 달콤함인지 어떤 것인지 작가와 독자는 어떻게 알고 있을까요?


어릴때부터 우리들은 보고 듣고 경험한 것을 통해서 자신의 이해관계를 만들어갑니다.

그 관계형성을 통해서 특별히 따로 공부하지 않아도 알게되는 자연스러운 것이지요.

재미로 보는 만화와 영화들 속에서도 그런 자연스러운 일상의 이해관계가 있습니다.


SF나 판타지 장르가 애들에게 먹히는 이유 중 하나는 대부분 현실을 가지고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이해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의 초능력은 멀리 떨어진 상대방에게 내 의사를 전달하기 위해서 텔레파시 능력을 표현했습니다.


지금 시대는 그냥 전화를 하거나 스마트폰으로 메시지 날리면 됩니다.


굉장히 우스운 비유라고 생각하겠지만 덕분에 지금 시대에는 텔레파시 능력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추가된 부분이 있습니다.


남몰래, 위기상황이나 숨겨야 하는 특별한 상황에서 텔레파시 능력이 발현되는 연출입니다.


멀리 떨어진 상대방에게  의사를 전달한다는 것이 단순한 표현으로 가능했을 때와 달리 지금은 부자연스럽게 보이지 않기 위한 별도의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스마트폰이나 전화장비가 없었을 시대에는 텔레파시 능력을 통해서 연출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무협장르에서는 내공의 힘을 빌어 내뿜는 '전음'과 같은 것이 지금 시대의 형태에 있어서 더 세밀한 배경을 가지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많은 서양판타지의 대부분은 중세시대의 기사와 왕국을 바탕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원시시대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는 나오지 않지요.

원시인들의 시대에서 마법이 있어봤자 이야기의 구성과 드라마를 만들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서양판타지가 있다고 하면 동양판타지도 있는가? 라고 하면 가장 만만하게 볼 수 있는 것이 무협장르입니다.


그리고 무협과 판타지는, 여기에 SF도 결국은 많은 어드벤처를 가지고 있습니다.

기본은 같고 그 기본을 포장하는 것이 다른 형태일 뿐이지요.


가장 유명한 검과 마법으로 대비되는 표현도구는 현실이 가진 벽을 무너트릴 수 있는 '신비의 힘'으로 사용될 수 있는 소재입니다.

결코 만능은 아니라고 해도 그것을 바탕으로 우리가 일상적으로 알고 경험하는 한계치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이후 캐릭터의 능력에는 여러가지 조건들이 부여됩니다. 그중 가장 큰 기본은


'주인공은 죽지 않는다'


말 그대로 주인공이 죽으면 이야기가 진행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단순한 논리적 바탕을 두고 있지만 이 부분도 이제는 많이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가장 큰 것은 


'주인공이 꼭 한 명일 필요는 없다'


입니다.

게다가 선악징벌의 간단한 대립구조가 이제는 다양한 인과관계의 증명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라이벌의 존재라는 것도 달라지고 있지요.


- '인과관계의 증명'이라는 것은


과거에는 그냥 악이 있고 그것을 정벌하면 선이 이겨서 행복해진다.

라는 것이 주류였지만 '왜 그런 악이 생겼는가?' 라는 당위성을 가지고 이야기를 다시 만들어갑니다.

그리고 그런 과정에서 선이 꼭 절대선이 아니고 악이 절대악이 아니라는 것을 통해서 태극과 같은 공존의 기능을 보여줍니다.

즉, 원인이 있기 때문에 결과가 있다는 인과관계를 만들어가면서 기존의 단순한 이야기 제작구성에 있어서 더 세밀한 부분을 더하고 그만큼 장편, 더 오랜 시간 이야기를 보여줄 수 있다는 형태를 만듭니다.


과거 출판만화 시장과는 다르게 이제 작가가 다양한 작품을 발표하는 것이 아니라 인기작 한 두개로 평생 작업해가는 과정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끝이 없는 이야기의 세계'라는 것은 어느 시대에나 염원하는 바가 있었지만 이것은 말 그대로 창작하는 사람이 계속해서 성장하는 과정을 통해서 자신의 세계를 확장해나가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완성된 세계라는 것은 없지요. 창작과 진행과정을 통해서 그것이 가진 세계관을 독자에게 이해시키기 위해서 작가도 계속 발전을 해야합니다.

현실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은 이런 장편구성을 가지기 어려운 것이, 스토리의 배경에 있어서 현실적인 소재들이 얼마나 반영될 수 있는가에 따라서 작가가 만든 세계의 붕괴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인터넷이 있던 시대와 없던 시대를 생각해보면 되겠습니다.


없던 시대에 만들어진 세계관이 있는 시대에까지 이어지려면 그만큼 변화의 폭이 커야하는데 이야기의 주된 스토리 구성에 영향을 미치는 형태가 되어버리면 만드는 이와 보는 이에게 혼동을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본다면 '007' 영화 시리즈가 있습니다.

첨단 시대를 대표하는 스파이 액션극화인 007시리즈는 싫건 좋건 약 50여년간 진행되어 왔고 덕분에 많은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정보를 알아내거나 홈치는데 있어서 직접 접촉, 물리적인 접근이 필요했지만 지금에 들어서는 다른 형태를 만들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그냥 대충 당수한번으로 상대를 기절시키는 신비의 동양무술을 할 줄 아는 스파이로 충분했지만 지금은 몇번 이상 확실한 기술의 압박을 통해서 상대를 쓰러트릴 수 있습니다. 그만큼 더욱 잔학하고 사실적인 표현이 곁들여질 수밖에 없다는 것은 확실하지만요.



우선 간단하게 여기서 거론한 부분들을 이해하신 분들이라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총을 쏴보지 않은 사람이 총에서 발생하는 반동과 소리의 잔향, 그리고 그 차이점을 세밀하게 표현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수많은 영화와 소설, 드라마들을 통해서 그런 부분들을 많이 알고 있습니다. - 물론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이미 많은 작품들에서 총을 쏘는 장면을 연출하는 작가와 그것을 보는 독자들이 있습니다.

칼과 마법을 사용하는 것을 보고 즐기는 세상이고 다양한 미래상을 꿈꾸는 세상입니다.

그러나 그 장르적인 한계를 자꾸 말하게 되는 것은 그런 부분들을 아직 인지하지 못한 어린 독자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어리다는 표현은 육체적 연령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해관계가 어리다는 것으로 경험이 아직 적거나 인식세계가 좁은 사람을 말하는 것입니다. 또는 그쪽 관련으로 흥미가 없는 경우라고 하겠지요. 그런 점에서 볼 때 이 어리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어떤 이야기에건 장르라는 것은 있고 그 장르 자체에 흥미가 없는 사람에게는 그냥 관심밖이니까요.


그런 점에서 저는 다음 이야기에서 작가에게 있어 자신이 흥미를 가진 분야를 어떻게 만들어가고 창작하는지를 써두도록 하겠습니다.



더불어 이해하는 것과 그것을 표현하는 것은 또 다른 일이기 때문에 연습이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한대로 최소한 작가가 그린 것이 무엇인지는 독자에게 알게할 수 있는 기초표현력은 있어야 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