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旅行 & 趣味/Japan

무계획이 계획 - 11·15

사실, 이번 일본 여행은 일정 자체만 잡고 숙박소만 예약을 했지만 정작 일정 자체를 어떻게 운용할지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여유일 수가 좀 많이 있다는 것도 그러했지만 날씨 변화가 심한 때라는 것을 알기에 너무 기대를 많이 하면 오히려 실패를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여행 출발 당일까지도 날씨 예보만 보고 있었을 뿐입니다.



많은 분들이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한국에서는 출발 전일, '슈퍼문'이 등장했지만 흐린 날씨 탓에 거의 볼 수가 없었습니다.

출발 전에 한 컷 담아두고 싶었는데 불가능해서 아쉬웠는데 이른 아침에 나오면서 은근히 밝은 것 같아서 하늘을 보니 제법 큰 달이 떠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뭔가 운치가 있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떠나는 날에 이렇게 큰 달을 볼 수 있으니까 담아두자고 생각을 했습니다.

가을, 이른 아침에 좀 빠른 비행기를 타려고 이동하는 가운데 이런 달을 볼 수 있어서 말이지요.

첫 전철을 타기 전이고 좀 일찍 나왔기 때문에 여행가방을 뒤져 망원렌즈를 꺼내 장착했습니다.

새벽 4시 전후에 큰 짐가방을 들고 길을 내려가는데 (저는 집이 산동네에 있어서 지하철역까지 완전히 경사로입니다) 묘한 폼으로 가방에서 렌즈를 꺼내서 달을 찍고 있으니 좀 수상해 보이기도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달 사진을 찍었습니다.


여행을 시작하면서 출발하는 밤, 달 사진으로 시작하는 것은 나름 처음 있는 일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번 여행에는 은근히 달 사진을 많이 찍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제 여행은 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