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旅行 & 趣味/Japan

나라(奈良) 가을 아침 사슴공원 - 11·16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상당히 일~~찍 나와서 사람들이 거의 없는 곳을 돌아다니는 것은 의외로 재미있습니다.

사진을 찍어두는데 있어서 편하고요.



무엇보다 가을 분위기, 가을 아침을 맞이하면서 돌아다닌다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분위기는 한번 맛보면 여행의 즐거움 가운데 하나로 이야기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어제와 오늘 아침에 돌아다녀 보면서 조금 달라진 컨디션이 있다고 하면, 신발이었습니다.

전에 한번 여행 직전에 신발을 구입했다가 고생을 한 적이 있어서 이번에는 여행 한 달여 전에 구입을 해서 계속 신고 다녔는데 그렇게 오래 걸은 것이 아니었고, 자전거를 탈 때 사용한 것 때문에 아무래도 장시간 걸을 때와는 다른 점이 있더라고요.

장시간 걸을 때 은근히 발 뒤꿈치를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기능이 좀 걸리 적 거리는 것을 느꼈습니다.



신발을 고쳐 신으려고 근처 공원 벤치로 가서 앉아보니 한국에서 오신 관광객 둘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더군요.

아까부터 계속 한국 관광객들만 보게 됩니다.

공원 관리를 하시는 분들은 계시지만 이렇게 배낭여행같이 따로 오시는 분들은 드물다는 이야기이기도 하겠지요.



일본 국보, 고후구지 : 흥복사의 오중탑이 잠깐 보입니다.

1426년에 세워진 오중탑으로 일본에서는 2번째로 높았던, 50.1m 높이를 자랑하는 목조탑이지요.

주변이 소란스럽고 아직 햇살이 다 여물지 않아 전체 모습을 답기 어려워 일부분만 담았습니다.



전에 말한 소란한 분위기는 이곳에서 나고 있었는데 처음에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몰랐습니다.

그런데 아까 나라 역에서 시장을 지나올 때 걸려있던 현수막에 적힌 행사가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간단히 말을 하자면, 겨울맞이 단장을 새롭게 하고 있는 것으로, 보수 및 정비를 하는 행사였던 것입니다.

사진에 보이는 작은 돌길, 일본에서는 샤리라고 하는데 이것을 전부 새롭게 깔고 있었고, 절, 건물에 있는 여러 것들을 교체하고 있었습니다. 나중에 그쪽 사진들도 올려두겠습니다.

이른 아침이기 때문에 그런 공사를 하고 있었다고 하겠습니다.



은근슬쩍 와이드샷도 찍어봅니다.

사람이 없으니까 이런 것을 찍을 때는 좋습니다. 가끔 이동하는 사람이 있으면 이상한 현상이 발생하지만 그런 것이 없어서 좋습니다.

단풍진 모습이 맑고 깨끗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역시 비가 오고 난 후에 맞이하는 가을 날씨는 멋지기 그지없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쪽은 버스로 오는 길목이 아니라, 걸어서 이동하는 길 쪽에서 볼 수 있는 정경이라서 개인적으로 더 운치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오중탑과 도콘도(東金堂)를 지나 나라 국립박물관 쪽으로 이동을 합니다.

이쪽이 좋은 이유는, 



박물관 옆 작은 연못에서 이런 것을 담아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라 지역은 의외로 이렇게 거울처럼 맑게 주변을 비추는 연못이 적은 편이라서 날씨가 좋을 때 꼭 들러보게 되는 곳입니다.

   


물론 주변에는 벌써부터 일어나 돌아다니는 부지런한 사슴도 있습니다.

저 말고도 저 귀여움을 위해서 열심히 사슴센베를 구입해서 나누어 줄 분들이 많으니 저는 그냥 둘러만 봅니다.



박물관 옆 연못에 바람에 찰랑이는 기운이 거의 없기 때문에 각도만 잘 잡으면 예쁜 모습을 담을 수 있습니다. 낙엽도 좀 몇 개 떨어져 있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도다이지 앞에 있는 거울연못(鏡池)을 기대해봐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동합니다.

   


이동하는 길목에는 이런 관광안내판이 있어서 에헤헤 하면서 이동할 수 있습니다.

물론 지금은 문명의 이기, 구글맵이 있어서 다들 그쪽을 바라본다고 하지만 그것이 없어도 충분히 찾아가기 쉬운 코스입니다.

참고로 저는 나라와 교토 관광지들을 걸어서 다녀본 적이 한번 있습니다.

상당히 한가했을 때 이야기라서 조금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어쩌다 보니 그냥 걸어서 돌아다녀 봤거든요.

그런 추억이 조금씩 떠오르면서 그때와 달라진 것을 보고 세월이 흘렀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무엇보다 관광안내도에  '프리 와이파이'마크가 있는 것이 새삼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당연히 해봅니다. 아직 아이패드 와이파이를 켜두지 않았는데 이곳 프리 와이파이가 어느 정도 속도가 나오는지 궁금해서 켜봤습니다.

당연히 주변에 사람도 거의 없는 상황이다 보니 잘 되더군요.

그래서,



주변에서 한가하게 풀 뜯으면서 이동하는 어린 사슴 하나를 찍어 포스트를 합니다.

아마도 이런 것이 여행 실시간 중계를 하는 맛이겠지요.

어찌 되었든 한가하고 널널하게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새 8시가 다 되어 갑니다.

너무 널널하게 돌아다닌 것도 있지만 몇몇 장소가 오픈하는 시간까지 여유를 잡아야 하기 때문에 그런 것도 있습니다.

   

   


그러는 동안 이렇게 귀여운 사슴들이 오락가락하는 것을 보면서 찍어둡니다.

오랜만에 망원렌즈 꺼내서 찍어보기도 합니다.



어린 것들과 달리 경험 많으신 어른 사슴들은 아직도 낙엽 속에서 운치를 즐기면서 사람 구경하고 있습니다.

조금 더 관광객이 많이 올 때를 노리고 있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이런 것을 찍을 때는 확실히 망원이 좋아요.

이전에는 그냥 광각렌즈를 들이밀고 갔더니 아그들이 자꾸만 다가와서 좀 고생을 했더랍니다.

이런 사진 말고, 7등신 정도 되어 보이는 금발 미녀가 사슴에게 먹이를 주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찍어두고 싶었지만 그늘 쪽에서 주고 있어서 그림이 안 나오더라고요.

과거 같으면 뻔뻔하게 말을 걸어 사진 찍어도 되겠냐고 물어보고 싶지만 영어가 아닌 다른 나라말을 하고 있는 것을 듣고는 훌쩍하면서 돌아섰습니다. 어찌 되었든 어디를 가나 그림이 되는 분들이 있어요.

아담한 키인데 얼굴이 작고, 긴 금발이 주변 햇살에 예쁘게 반사되는데 멋있더라고요.



어찌 되었든 제 이번 딩가딩가여행의 주 목표는 이 단풍 구경입니다.

나라 지역 단풍은 이미 절정기에 도달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과거 봄기운 느끼면서 봤던 것과는 다른 정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위 두 사진은 같은 곳을 담은 것이지만 은근히 색채감이나 빛이 달라 보입니다.

뭐 설정의 차이일 수도 있겠지만 이런저런 사진을 찍다 보면 가로방향과 세로방향 동시에 찍어두는 습관을 가지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닐까 합니다.

과거 필름 때는 그런 선택을 하는데 있어서 조금 망설이는 것이 있었지만 지금은 데이터에 거의 제한이 없는 시대이다 보니 마음껏 셔터를 눌러두게 됩니다.

참고로 이곳 공원 청소하시는 분들이 워낙 부지런해서 대부분 깔끔하게 떨어진 낙엽을 치워놓아 좀 아쉬웠지요.



그래도 주변을 잘 돌아보면 아직 청소가 되지 않은 곳도 있었습니다.

치워지기 전에 찰칵 찍어둡니다.

산속 관광이 아니고서야 은근히 운치가 있는 낙엽 밟기는 부지런해야 가능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이쪽은 확실히 예쁜 라인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상록수와 더불어 빨강 노랑 단풍이 예쁘게 어우러져 느낌 좋은 길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친구와 연인, 가족들이 가을 정취 느끼면서 걸을 수 있다고 하겠지요.



역시 보면서 돌아다닌 거리를 구글맵으로 측정해봤습니다.

정말 별것 아니지만 약 1시간 반 넘게 돌아다닌 것이 겨우 이정도입니다.

고후쿠지에서 나라국립박물관 옆을 지나 나라 공원을 거닐며 주변을 돌다가 다시 턴해서 도다이지 앞의 거울연못으로 이동을 한 것입니다. 겨우 1.7Km, 21분 거리라고 하겠지만 한참 몰리는 시간대에 오면 정말 많은 사람과 사슴들을 볼 수 있는 코스이기도 합니다.



자, 여기가 도다이지, 그리고 거울연못입니다.

많은 분들이 이곳에서 사진을 찍는데, 사진 쪽에 관심이 없는 분들은 이쪽에서 찍는 것을 잘 모르습니다.

그냥 가까이 가서 도다이지 앞문을 찍으면 더 잘 나올 것인데 하는 생각을 하시지요.



다만 아까와 달리 지금은 살짝 바람이 불고 있어서 거울 같은 반사면을 찍으려면 조금 기다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끈기 있게 바람 때문에 생긴 찰랑 찰랑 물결이 잠잠해지기를 기다리는 분 서넛을 볼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파노라마 샷입니다.

아이패드에 달린 자동 파노라마 기능으로 후다닥 찍어서 페북에 올려놓으니 약 200도 정도 자연스럽게 돌려가면서 볼 수 있기 때문에 좋았던 것 같습니다. 이때를 기점으로 열나게 파노라마 샷을 찍어 올리는데, 와이파이 되고, 파노라마 샷을 찍어 올리기 위해서 주변을 뺑뺑 돌았던 것을 생각하면 …… 솔직히 가끔 멀미가 날 정도로 돌았습니다. 의도대로 잘 나오지 않거나 실패한 경우에는 정말 5~6번 정도 돌았거든요.



이 거울 연못은 봄철과 여름, 가을 때 분위기가 많이 다릅니다.

가끔 눈 내린 연못 정경도 볼 수 있다는데 저는 시절이 맞지 않아서 봄과 가을 이렇게 2번밖에 보지 못했네요.

그래도 충분히 운치 있습니다.



연못도 한 방향에서 찍는 것이 아니라 주변을 돌아서 찍어두면 좋습니다.

제법 큰 연못이라서 주변 정경과 어울리는 여러 가지 모습을 볼 수 있거든요.



그러고 보니 아까 와글와글 거리는 소리가 들렸던 것을 느꼈습니다.

예, 지금은 수학여행 시즌입니다.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들이 정말 많이 이동하는 시즌이기도 합니다.

덕분에 상당히 다양한 일본 사투리를 들을 수 있었더랍니다.



어찌 되었든 날이 예쁘니 저 같이 카메라를 들고 나오신 분들이 많습니다.

이런 곳에서는 확실히 카메라 들고 다니는 것이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게다가 아무래도 '큰 카메라'를 들고 있다 보면 서로 눈인사도 하게 되고 관광객들을 찍어주는 서비스도 하게 됩니다.

저도 서양 분 2팀, 동양분 1팀, 일본 분 2팀이 부탁하셔서 찍어드렸습니다.


위 사진 2장을 보면 같은 곳에서 찍은 것인데 은근히 음영이 다르게 느껴지실 수 있습니다.

모니터나 제 세팅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흘러가는 구름 때문입니다.



아까와 달리 상당히 큰 구름이 제법 빠르게 이동하고 있었습니다.

덕분에 햇살이 나올 때와 구름에 가려질 때 음영이 다르게 됩니다. 프로라면 상황에 맞추어 밝기나 조절을 해서 통일된 색감을 맞추겠지만 저야 뭐 막 찍는 인간이다 보니 그냥 그냥 지나갑니다.

이런 것도 은근히 재미있어요.



참고로 여러 나라 여기저기 여행을 하다 보면 몇몇 나라별 특징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동남아시아 지역은 맑은 하늘에 좀 흐린 구름이 왕창 이동하면 스콜, 소나기를 맞을 확률이 높습니다.

두 번이나 그런 꼴을 당해서 손목시계 하나와 전에 사용하던 취미 카메라 20D가 맛이 가기도 했지요.

그래도 구름, 맑은 하늘, 운치 있게 물든 나무들이 보여주는 느낌은 좋습니다.



도다이지(東大寺) 관람권을 구입합니다.

나라 공원의 중심에 있고 특징이 강한 곳인데 보수 공사 때문에 전경을 보지 못하는 분들에게는 별만 감흥이 없어 보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저는 들어가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옆에 고글은 이번에 가져간 선글라스 겸 안경입니다.

보통 선글라스와 도수가 들어간 안경 등을 동시에 가지고 다니면 불편하기 때문에 이것 하나로 때웠습니다.



현재 도다이지 건물 상단 교체공사 중인데 이것이 전통적으로는 '행사'로 보고 축제식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아까 앞서 시장에서 본 행사가 그것입니다.

이렇게 몇몇 공사가 끝나는 때까지 축제가 벌어지기도 합니다.

저로서는 전경을 보지 못하는 것이 조금 아쉽지요.



본래 조금 더 멋지게 보여야 할 정문 쪽도 장막으로 가리어져 있어서 아쉬웠습니다.

대신 맑고 푸른 하늘로 분위기를 대신해봅니다.



저는 표를 구입하고 바로 입장하지 않고 좀 기다렸습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유치원생 관람팀이 입장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것을 따라갔습니다.

이유는 간단해요.

선생님과 가이드가 이런저런 설명을 해주거든요.

고등학생 팀만 되어도 벌써 가이드 설명이나 선생님 설명은 거의 없어요.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 팀 정도가 되어야 가이드나 인도하는 선생님 설명 시간이 있습니다.

제가 그 옆을 졸졸 따라다니면 그 설명을 들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은근히 이런 것도 재미있습니다. 잘 모르던 사실도 알게 되고요.



도다이지는 역사적으로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는, 그리고 전통을 자랑하는 곳으로 일본, 나라에 가게 되면 꼭 들러보는 코스 중 하나라고 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충분히 돌아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삼각대만 펼치지 않으면 내부 촬영하는 것도 여유로운 곳이다 보니 은근히 좋습니다.



사슴센베를 주고 있는 아이들

도다이지 거울 연못 주변에서 사슴 과자를 주고 있는 초등학생들을 찍어봤습니다.

이 초등학생 팀들도 저와 같이 도다이지를 돌았기 때문에 그쪽 설명하시는 선생님 이야기도 잘 들었지요.


그러고 보면 제가 일본 관광지를 돌아다니면서 얻은 짤막한 지식들은 다 그렇게,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들을 위한 설명을 들어서 알게 된 것이 많은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도다이지와 주변 경관이 멋진 호케도(法華堂)주변을 돌아본 이야기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