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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dware Story/Computer

여전히 방구석 발굴 - 디스크


조금 생각해보면 별것 아닌 과거 물건들이 지금에 와서는

듣도 보지도 못한 물건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실 21세기에 와서 보면

20세기 물건이라는 것은 정말 골동품이라고 할 것 같습니다.

 

단순하게 디스크라고 쓰면 좀 이상하게 들리기도 하지만

이런 저런 애들이 있는 것을 보면서 나름 세월을 느낍니다.

 


아주 예전에도 포스트 한 적이 있지만 저는 플로피 디스켓 : Floppy Disk 을 가지고 놀았습니다.

제일 위에 있는 것이 그 이름도 유명한 프린터 일체형 워드 프로세서

라이카 리포터용 기동 디스켓입니다.

공식적으로 제가 동인잡지 등을 만들기 위한 편집 시스템으로 구입한

기기로서 나름 흑백 핸디스캐너도 달린 녀석으로

이 녀석을 가지고 제 타이핑 실력을 키우기도 했습니다.

(아마도 이때는 분당 100타도 못치던 때라고 하겠지요)

 

- 이때만 해도 디스켓이라는 표현이 당당하게 쓰일 때였습니다. -

 

그 위에 올라가 있는 요상한 그림이 그려진 플로피 디스크는

일본 PC9801용 미소녀 게임용 디스크입니다.

실제 이 쪽도 저 자신의 취미적인 유혹이라기 보다 웬수같은

선후배들의 감언이설에 속아서 에헤헤 하고 돌입하게 된

취미영역이기도 하지만 나름 한국 미소녀 게임 취미인들에게

큰 공헌을 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세한 것은 언급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그냥 그러려니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서 미묘한 빛을 발하고 있던 것이 바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이 녀석 MO입니다.

MO는 Magneto-optical drive의 약어로 사용된 것인데

아직 MS.Dos를 사용하던 시기에 나온 제품이라는 것을 보시면 알 수 있고,

3.5인치 타입으로 230mb를 자랑하는 용량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MO는 100부터 230, 640, 1.3GB, 2.6GB까지 발전된 용량을 가진 규격으로

이후 소니가 자랑하는 UMD 시스템의 모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CD나 DVD같은 광미디어 디스크와 달리 광자기 디스크로서

전자 데이터를 기록, 재기록, 보관할 수 있는 매체로서 제법 활용되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요 녀석은 구글에서 검색해서 가져왔습니다.

전 실제 2.6GB까지 되는 애를 써본 적이 없습니다.

 

이 MO는 플로피 디스크를 쓰던 시대와 맞물려 있어서

대용량 복제, 카피용으로 사용되는 경우도 있었고 나름 소형기기였기 때문에

제법 친분이 있는 이들과 데이터를 나누어보는데 있어서 좋았습니다.

아무래도 모뎀이 아직은 느릴 때였기 때문에

이런 미디어는 참으로 활용도가 높았다고 하겠습니다.

 

이후 CD-R이나 ZIP디스크같은 아이들이 나와서

기록미디어 시장을 장악하기 전까지 다양한 미디어들이

그 재미를 보여주었는데 이렇게 제 방구석에서

아직도 굴러다니는 애들을 보면 묘한 추억에 빠지게 됩니다.

나중에 더욱 다양한 애들이 나와주었지만

이런 애들과 함께했던 아슬아슬했던 용량 싸움은

굉장히 많은 것을 떠올리게 해주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