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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 Story/Consol Game

시대를 잘못 본 닌텐도 3DS

같은 하드웨어 이야기라고 해도 닌텐도가 이번에 발표한 3DS가격인하는 확실히 여러가지 면에서 색다른 모습을 느끼게 해줍니다.

닌텐도가 가지고 있는 여러가지 좋은 인상(?)도 이번에 확실하게 바뀌게해주었다는 현지 친구들의 말을 들어보면 좀 거시기한 것도 사실입니다.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지만 일본현지에 있는 친구들 중 특별히 닌텐도빠나 소니빠 등으로 나누어진 친구들은 없습니다.

 

대부분 라이트한 감각으로 즐기는 게이머들이다보니 특별히 하드웨어나 브랜드에 집착하는 성향은 없는 편입니다. 개인적으로도 저도 그런 부류에 속한다고 하겠지요. 그렇다고 해도 게임을 즐기다보면 마음에 드는 게임이 생기고 그 안에서 보면 그 하드웨어에서밖에 나오지 않는 게임들이 종종 있습니다.

특히 닌텐도 계열이 그러한데, 슈퍼패미컴 시절부터 꾸준히 만들어온 전설적인 명작들과 더불어 <파이어엠블렘> 시리즈 같은 경우에는 그것만을 위해서 하드웨어를 구입하게 만들었던 추억이 있습니다. 제가 닌64를 구입한 것은 <전설의 오우거배틀64>와 <슈퍼로봇대전64>때문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고 하겠지요.

 


 

상징적인 부분을 가지고 있는 휴대용게임기 시장에 있어서 고성능과 더불어 킬러 타이틀, 그리고 하드웨어 가격은 언제나 큰 이슈이면서 나름 게임시장이 흘러가고 있는 모습을 알게 해주는 좋은 판가소재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대뜸 기존가격 25,000엔짜리 제품을 8월 11일부터 15,000엔으로 판매한다는 것에 대한 반응은 참으로 묘한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당연할 정도로 뻔한 이야기는 정식 발매가 올해 2월 26이었던 것이지요.

겨우 6개월도 버티지 못할 것을 어째서 그렇게 높은 가격에 판매를 했고 (당시에도 상당히 고가라는 인식이 강했는데) 7월달에 들어 플레어레드라는 신색제품까지 내놓고는 바로 가격인하를 발표하면 어쩌란 이야기? 라는 말이 나옵니다.

일반적으로는 동정여론도 있습니다.

제품 발매후 킬러타이틀이 나올만한 즈음, 대지진과 방사능 사태로 인해서 게임기에 대한 붐이 완전히 사그러 들었고 휴대용게임기 시장에 있어서 극명한 라이벌 구도를 가지고 있었던 PSP도 새로운 포맷으로 올 해 연말에 등장할 상황입니다. 게다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은 고성능에도 불구하고 가격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3DS가 더 비싸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었지요.

 

게다가 의외로 3D입체 표현에 입각한 게임 개발 자체가 어렵다는 점에서 PSP개발비와 기간을 웃도는 상황이 나온다는 것도 적당히 판매에 난항을 겪게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런 부분들을 다 감안한다고 해도 겨우 연말 판매전을 앞두고 3DS보급에 박차를 가하고 싶다는 이유로 대뜸 정가격의 33% 이상을 내려버리는 행위를 보면서 배신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할 것 같습니다.

 

물론 아직까지도 3DS를 구입하지 않은 이들은 대부분 이번 가격이 비싼 만큼 내년 즈음해서 3DS Lite 같은 제품이 나올 것이다. 라는 예상을 했지만 제품 초반 판매부진이 극심했고 분기별 보고에 따르면 빨리 재고를 소진하지 않으면 차후 게임시장 비율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던 부분이 전부 소니와 모바일 기기 시장에 빼앗길 수도 있다는 판단때문에 내놓은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실제 양판점등에서는 정가의 20%정도 가까운 할인률을 도입하여 판매하는 점포가 제법 있기 때문에 8월 11일 이후에는 말 그대로 똥값이 되어버린 3DS를 구입하려는 이들이 얼마나 있을지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더불어 이렇게까지 극단적인 형태로까지 가격인하를 단행하면서 시장점유를 유지하려고 한 닌텐도가 벌인 큰 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판매가 좋지 않다고 하면 그것은 결국 '출시 타이틀'에 대한 문제로 이어질 것이고 진짜로 연말 게임기시장에서 새로운 소니의 휴대용게임기 NGP(PS Vita)에게 확인사살을 당할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일설에서는 뻔한 악수(惡手)라는 말도 나오고 있지만 이번 가격인하로 인해서 새로운 하드웨어와 가격차이가 1만엔 이상, 그리고 기존 제품과 비교해보아도 훨씬 싼 가격이라는 점때문에 억지스럽게라도 세대교체를 이룰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게임기 하드웨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일본 브랜드들이, 특히 휴대용 게임기 시장에 있어서 큰 위기설을 대두시켜주는 모바일기기, 스마트폰, 태블릿 기기 기반 게임들과 어떤 시장분할구성을 가지고 그 형태를 마무리지어갈지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지만 가격대비로 볼 때 (한국은 여전히 환율변화때문에 무척 비싸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지요) 과연 닌텐도가 8~9월 경 한국에서도 가격인하를 단행하다고 해도 그것을 실감할 수 있는 상황이 올지 어떨지는 미지수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마나 방학시즌을 염두에 두고서 엄청난 가격인하라고 하겠지만 일본처럼 폭넓은 할인양판점이 드문 한국에서는 조금 미묘한 상황이 벌어질 것 같습니다.

물론 일본에서도 정가 15,000엔에 양판점 할인가 10%이상이 포함될 것이기 때문에 실질 판매가는 12,000~13,000엔대로 보고 있습니다. 기존 기기에 대한 향수로 변경을 안하고 있던 분들에게는 틀림없이 좋은 기회라는 인상을 주지만 기존에 구입한 이들에게 있어서는 허무한 뒷통수였다는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