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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deo Story/Movie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 사라지는 인생의 순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미국 / Gone With The Wind

MOVIE

드라마

감상매체 TV THEATER DVD BD

1939년


즐거움 50 : 41

보는 것 30 : 23

듣는 것 10 : 8

Extra 10 : 7

79 point = 

사실 이 작품에 대한 이야기도 써두었다고 생각을 했는데, 정작 제 블로그내에서는 이상하게 블랙홀이 많아서 그런지 없었습니다.

물론 극장에서도 보았고 (재개봉 했을 때) TV 한국어 더빙을 비롯하여, 자막, 이후 DVD소프트에 이어서 블루레이까지도 덩달아 구입을 하고 만 아이템이기는 하지만 사실 정작 이 작품에 대한 애정도를 이야기한다면 조금 그렇고 그렇습니다. 저는 스칼렛 오하라의 인생관을 이해하기 힘들었거든요. 영화로서 볼 때 즐거웠던 분위기는 역시 그 영상미학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인상이 거의 확실하게 인상지어진 작품이라는 것은 확실합니다. 어렸을 때 작은 화면으로 보았을 때도 그러했지만, TV드라마로서 한 시대를 풍미한 <뿌리>의 쿤타킨테 인생관때문에 목화밭에서 일꾼으로서 살아가는 흑인노예에 대한 비인간성을 따로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본다면 일반적인 시대순서에 따라서 보아온 팬들에 비해서 저는 그 작품을 먼저 보고 이 작품을 나중에 접했기 때문에 그만큼 이해하는 관계가 달랐다고 하겠습니다.

이 부분은 사람들마다 다르게 평가할 수 있는 과정일 수도 있겠지만 여자친구과 당시 이 작품에 대한 토론(?)으로 열을 올렸던 기억이 납니다. 저나 여친이나 둘 다 스칼렛이 조금만 자존심을 죽였더라면 하는 생각을 하게되면서도 왜 그러 자존심과 자기 생의 중심을 확고하게 가질 수밖에 없었는가를 또 생각해보게됩니다. 남자중심적인 생각일 수도 있고, 그런 생각 안에서 깨달아 볼 수 있는 자립성이라는 부분도 확실히 남달랐다고 생각을 합니다. 공주님 대접을 받고 살아가던 그녀가 전쟁과 변혁의 시대를 이겨내기 위해서 자신의 중심을 잃어가는 과정과 결국 그 힘을 다시 찾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참 묘한 감상을 가졌습니다.

이후 TV시리즈로 접할 수 있었던 뒷 이야기도 나름 좋았다고 하겠지만 개인적으로 이 작품 자체가 고전 명작이라는 것은 확실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면서 그 안에서 접해볼 수 있는 미국에 대한 시대감, 이해, 그리고 인생관의 변화라는 것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실제 저도 조금 성장을 하고 나이를 먹고, 이 영화를 시간이 될 때 따로 접해보면 그 안에서 보는 맛이 다른 영화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아픈 모습이나 활발한 모습, 그리고 그 연기나 분위기 구성이라는 것이 확실히 1930년스타일이면서도 1950년대를 아우르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사실 제가 이 작품을 보면서 더 놀라는 것은 감독 때문이기도 합니다. 빅터 플레밍, 묘하게 취미로운 인간들에게 명성이 높은데 그것은 같은 해에 뮤지컬 영화의 걸작 <오즈의 마법사 : The Wizard Of Oz>를 연출해서 내놓았기 때문입니다. 말 그대로 한 해에 엄청난 스케일을 가진 영화 두편을 쏟아낸 것입니다. 물론 비비안 리와 주디 갈랜드 라는 명 여배우를 동시에 휘어잡았다는 이야기와 함께 그 감독은 오랜 시간 활동을 했다기 보다 반짝 했다고 말을 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한 해, 1939년에 이런 작품들을 쏟아낼 수 있었다는 것은 그만큼 대단한 에너지라고 하겠지요. 물론 1910년대부터 활동을 한 영화계의 중진이면서도 전혀 새로운 도전에 아까워하지 않은 정력은 본받을 수 있는 것이라는 감정도 생기게 됩니다.




영화라는 작업 자체가 할리우드 체재에서 어떤 구성점을 가지게 된 흥행방식이라는 것이 있었고 체계적인 구성이 있었다고 하지만 이런 활동은 정말 대단한 것인데 무엇보다 이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말 그대로 세계적인 베스트 셀러이면서 무시무시한 구성을 가지고 있는 스펙터클, 블록버스터 급 영화라는 점이지요. 지금에 와서는 당연히 촌스럽다고 말을 할 수도 있는, 컬러구현도 재미있다고 하겠지만 나름 화면빨이 달랐던 시대에 그런 분위기나 느낌을 돌아보면 볼수록 클래식하다는 감정을 만들게 해줍니다. 아련한 고전감각이지요. 게다가 이 작품, 222분이라는 무시무시한 런닝 타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뭐, <벤허>같은 작품을 극장에 가서 멍때리고 본 소년의 마음을 생각한다면 또 다른 구성일 수도 있겠지만 사실 어렸을 때 이 작품이 이렇게 장편이라는 생각을 가지지 못하고 접근했기 때문에 놀랐지요. 게다가 상당히 미묘하게 이쁜지만 제 마음에 드는 미녀가 아니었던 스칼렛이라는 존재는 확실히 서양기준이 아닌 동양인인 제가 보기에는 이상한 모습이었다고 하겠습니다. 게다가 이 올백 헤어스타일을 자랑하는 콧수염 아저씨 클락 케이블이 연기하는 렛 버틀러는 아무리 좋게 보아도 능글맞은 버터스타일 아저씨이지요. 재력이 되고 가정에 대한 충실성을 가진 존재로서 그려지기도 하지만 기회주의자이면서 사랑에 대한 접근이 확실히 다른 존재라는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어떻게 보면 로맨티스트인 남자와 현실주의인 여자의 '사랑'이라는 방식에 대한 어떤 결론일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 점에서 여성이 가질 수 있는 가치관이  남달랐다고 생각을 합니다.

새로운 시간을 만들기 위한 과거의 시대속에서 그려진 여성상이라는 점은 확실히 또 다른 느낌을 알려주는데 원작소설 이상으로 남북전쟁 시대를 거쳐서 여성으로서 사회적인 성공을 이루기 위한 노력이나 조건이라는 것은 확실히 다른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아직까지는 어머니 상을 중심으로 감동의 기준을 잡았던 여성상과는 다른, 독립적이면서 자신의 가치를 위해서 사랑이나 자식까지도 냉철하게 바라볼 수 있는 존재였다는 점에서 철부지 공주가 여인으로서 성장한 모습을 이해해 볼 수 있었습니다. 전쟁과 인종에 대한 가치관 변화, 그리고 기회를 위해서 모든 것을 다 바치고 보는 모습 등은 확실히 대장부의 모습이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캐릭터로서 비비안 리의 스칼렛은 여성이라는 성적인 가치를 논하는 작품이지만 스칼렛이 멋진 소년에서 청년으로 성장하고 나왔더라면 또 다른 감흥이었을 것이라는 것을 생각하기도 합니다. - 1995 & 1996 &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