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旅行 & 趣味/Korea

냥이들도 바뀌고 낮과 밤도 바뀌고



이래저래 집을 떠나서 돌아다니다가 와보니 현관에는 자기 할머니 호피양을 밀어내고 앉아버린 꼬맹이 마크2가 버티고 있습니다.

호피의 딸 아롱이의 딸로 우리는 그냥 꼬맹이 마크2 또는 그냥 아롱이 닮았다고 '아롱이'로 부르기도 하는데 은근슬쩍 자기 명칭을 알아듣는지 남은 밥반찬 가져다 놓으면서 아롱아~ 하면 어디선가 나타나서 샥샥샥 먹고 갑니다. 나름 높은 뒷산을 제외하면 상당히 높은 지역에 위치한 집 현관앞에서 저렇게 여유롭게 버티고 있을 수 있는 것은 이 동네 패자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겠지요?

덕분에 힘으로 밀려버린 호피양은 그 아래 쪽에서 가끔 들려가시는 정도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제 3살차 꼬맹이가 9살 되어가는 호피 할머니를 밀어내고 세대교체를 선언한 것이라고 하겠지요. 기본적으로 저는 호피만 좋아해서 이 녀석은 조금 무시하는 편인데 머 당당하게 눌러 앉아서 폼잡고 있으니 그냥 그러려니 합니다.

 

어찌되었든 한동안 낮과 밤이 바뀐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곳저곳 돌아다닌 것도 그렇지만 이 더운 날에 냉방이 너무 잘된 곳에서 오래 있으면 머리가 조금 띵~~해지는 것도 좀 그렇다고 생각을 하게됩니다.




같은 장소, 같은 구도를 시간만 다른 때에 바라보는 것은 또 우리들 일상에서 매일 볼 수 있는 현실이기도 하지만 그런 시간대에 다른 곳에서는 전혀 다른 인생과 이야기가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참 다른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한국에서 여름을 지낸다는 것은 어느정도 여유로웠던 시절과 달리 전력문제나 맹렬해진 더위로 인해서 허걱거리는 말을 하는 것도 참 그렇지요.

이웃나라 일본과 중국은 우리나라보다 넓게 분포하고 있는 만큼 지역적인 편차가 크지만 40도를 넘나드는 날씨 피해로 인해서 취미인들의 열기 이상으로 뜨거운 여름시즌을 보여주는 것을 보면서 좀 놀라기도 합니다.




나름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여러가지 취미영역의 인간들이 어떤 개성과 재미를 말하게 해줄지는 알 수 없지만 그 인간적인 개성들이 모여서 얼마나 강한 꼴을 보여줄지는 모르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한국은 의외로 넓으면서도 좁은 지역이라는 생각을 해보기도 합니다. 볼 거리, 놀 거리, 즐길 거리가 다양한 것 같으면서도 어느정도 헤매다 보면 결국은 다들 비슷한 방향으로 귀결되고 마니까요.

길고양이들도 이런저런 세대변화를 겪으면서 살아가지면 결국은 비슷한 패턴을 보여주는 것을 봐서 결국 놀고먹는 것도 다 그렇고 그런 바뀜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어쨌든 아침해가 뜬 후에 잠들고 저녁때가 되어서 움직이는 패턴은 시원해지기 전에 바꿔야 할 터인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