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旅行 & 趣味/Korea

가을같은 시간에



대부분 그렇고 그런 시간을 보내게되는 정신없는 가을 시즌을 맞이하여 여러가지 활동이 있겠지만 역시 자전거를 타고 한가롭게 유유자적 굴러다니는 재미는 쏠쏠합니다. 의외로운 곳에 프로모션 매장이 생겨서 재미있기도 했지만 노을빛을 받아서 보는 광경도 또 색다르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덕분에 갑자기 블루가 생각나서 오랜만에 조니워커 타임을 가지기도 했지만요.

물론 해외같다오는 녀석을 통해서 구입하는 면세주니까 모여서 털털 마시는 것이지 일반 가격에 분위기 잡고 매점에서 마시려면 고민스러운 아이템이기도 합니다.. 사실 뉴욕에 처음 갔을 때도 몇몇 아이템들을 보면서 국내에서는 듣도보지도 못한 이상한 것과 비교되는 술값들을 느끼면서 문화적인 차이도 느꼈지만 그때와 비교해보아도 벌써 20년이 지났습니다. 그러니 참 많은 것을 생각해보게 된다고 하겠습니다.

참고로 비교한 것은 총값이었습니다. 실탄 50발과 최신식 권총 1개가 술 한병 값과 같았지요. 묘하게 느낌이 색다르게 왔습니다.




술과 함께하게되는 여러가지 기준도 있겠지만 정작 모여서 떠들게 되면 한 이야기 또하고 또하는 패턴이 반복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동창이나 동문회 모임을 떠나서 회사나 소개팅, 취미인들의 모임같은 것을 비교해보면 그 장르에 맞추어서 떠들어야 하는 점도 있지만 이제는 그런 것을 다 무시하고 내 이야기만 하게되는 경우도 봅니다.

또 술 한잔 하는 것도 그냥 넘어가는 이야기가 되고말지만 이제는 양으로 마시는 것보다 질이나 분위기를 더 따지는 상황이 되고만 것을 보면 조금 더 어른스러워졌다고 만족해 합니다. 그래봤자 본질은 변함없는 소년소녀들이지만요.




아무래도 낮이 짧아진 만큼 조금만 데굴데굴하다보면 (휴일을 제외하면 평일에는 아무리 빨라도 오후 4시 정도 되어야 타기 시작하니까요) 금세 어두운 모습을 보게됩니다. 덕분에 매일 돌아올 때가 되면 어둑어둑해져서 LDE전조등에 사용되는 건전지들이 장난아니게 빨리 소모됩니다. 코스트코에 가서 듀라셀 건전지 24들이 팩 같은 것을 사와야 하는 실정이지요. 이것으로 한달하고 조금 더 버티면 다행입니다.

대신 어둑해질 때 보게되는 정취같은 것도 있습니다.

코스는 일정하지 않지만 대부분 비슷한 방향들을 골라가고 있습니다. 시력이 나쁘기 때문에 늦은 밤, 컴컴한 도로에서는 일그러진 장소에서 사고가 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하지 않을 수 없거든요. 특히 말로만 자전거도로이고 제대로 보수를 해놓지 않은 곳도 많아서 조심조심입니다.




그러고보니 요새는 맥주를 먹을 일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술이라고 하면 알콜도수가 높은 것만 선호하던 때와 달리 지금은 거의 마시지 않거나 맥주정도되는 음료로서 만족을 하게되는 경우가 늘었지요. 양도 5000cc전후에서 그만두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가끔 소맥들이 접근하기도 하지만 섞어마시는 것들은 풍미의 변화때문에 그렇게 좋아하지 않게되는 것 같습니다. 한 2달 간은 거의 매번 술을 마신 것 같아서 걱정이기도 합니다. 말 그대로 술배가 나오기 때문이지요.

그래도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다보면 언제나 에헤헤 합니다.




가을 분위기 무르익어가는 것을 보면서 또 이런저런 것을 먹어보고 다닙니다. 그렇지만 정작 술을 중심으로 한 모임이 많다보니 맛 자체를 즐기는 것보다 그 안에서 간식거리, 안주가 되어버리는 것이 또 많습니다. 이래가지고서는 제대로 된 감상보다는 그 것을 먹으면서 흥겨웠던 분위기만 추억으로 남게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약 3주 동안 같은 음식점을 가지 않고 전부 다른 곳을 다녔으니 좀 너무했지요. 물론 추석연휴가 끼어서 딩가딩가 한가한 서울 도심 굴러다니기를 했다는 재미도 있지만요.




영국과 일본에서 온 친구들과도 이런저런 모습을 나누면서 이야기해보면 참 많은 것이 너덜너덜해졌다는 감상도 받습니다.

소식이 멀어져버린 친구이야기도 있고, 이제 누가 누구였는지 조차 잘 떠오르지 않는 경우도 보게됩니다. 그때는 천재라느니 재벌이 될 놈이라니, 너무 유명해지고나서 우리 무시하지 마라~ 라는 식의 농담을 했던 것도 기억나지만 소식을 듣기 어렵게 된다는 것이 조금은 묘하게 서글퍼지는 가을이기도 합니다.

 

블로그 생활에 있어서도 그런 경우를 종종 보게됩니다.

몇년, 몇개월 친분을 쌓아갈 수 있었던 분들 중에서 어느날 갑자기 블로그 문닫고 없어지시거나, 블로그는 남아있지만 이후 소식을 알 수없게된 분들을 보면 역시 아쉽다는 말을 하게됩니다. 예전에는 메신저나 등록되어 있던 친분이 있던 이들 790여분들에게 안부인사라도 남기고 했지만 이제는 그런 것도 나름 형식적이라는 생각을 하게되는 때가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