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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deo Story/Movie

꽁치의 맛 - 그런데 꽁치맛은 안 나온다



꽁치의 맛

일본 / 秋刀魚の味 : An Autumn Afternoon

MOVIE

드라마

감상매체 TV VHS DVD

1962년


즐거움 50 : 29

보는 것 30 : 17

듣는 것 10 : 6

Extra 10 : 6

58 point = 

이 작품에 대한 감상은 조금 남다른 부분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저 자신은 별로 그런 쪽이 아니지만 주변에 워낙 다양한 취미인들이 있다보니 그중에서는 영화나 영상, 또는 다양한 작품에 참여한 인간들이 있습니다. 그런 영향덕분에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연극제나 영화관련, 영상포럼 같은 것을 다니면서 딩가딩가한 취미영역을 넓혀가기도 했지요. 이런 취향적인 부분은 나중에 일본에 가서도 조금 도움이 되었는데 전체적으로 영화와 영상문화에 대한 깊이가 많이 달랐던 친구들의 덕분에 이런저런 취향적인 접근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이 작품을 감독한 오즈 야스지로(小津安二郎)는 말 그대로 일본 근대영화 기준에 있어서 참 많은 것을 보여준 대표성을 가진다고 했습니다. 저도 이름만 들었지 그 작품 세계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현대적인 감각과는 다른, 묘하게 특징적인 구성을 보면서 놀랐지만요. 물론 무척 따분한 소재와 연극보다도 더 묵묵한 심정표현들이 묘하게 시대감을 느끼게 해준다고 하겠지요. 이것때문에 나중에 70~80년대 한국 영화 VHS를 들고와서 친구들과 돌아보던 추억도 함께 떠오른다고 하겠습니다.

이후에 한국 로봇 애니메이션 VHS들도 들고와 쇼를 했었지만 우선은 영화쪽에 대한 접근이 먼저였다고 하겠습니다.

제목만 보면 굉장히 미식(味食)적인 분위기를 가진 작품이라고 생각을 하게됩니다.

실제 중요장면 전환에 있어서 식사구도는 중요한 시퀀스로 등장을 하지만 맛을 즐기는 분위기와는 한 단계 다른, 노년에 접어든 사람들이 자신들의 일상을 담담하게 이야기하면서 생각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묘하게 무게감이 없는, 공기감을 느끼게 해주었다고 하겠습니다. 제가 일본 영화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마침 일본에 갔을 때 큰 화제를 불렀던 감독 이타미 쥬죠(伊丹十三)때문에 시작된 것이었지만 여러가지 기준이 다른 감독 특유의 개성이라는 점을 묘하게 느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재미있었다고 할 거 같습니다.




생활 드라마라고 말하기에는 60대 말년, 30대, 20대에 접어든 가족들의 모습에 묘하게 가부장으로서 가져야 하는 심리적인 부담과 함께 과거를 회상하면서 살아가는 현대(현대라고 해도 60년대가 기준이지만) 생활의 압박이라는 것은 확실히 그 나이대가 되지 않으면 맛보기 힘든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때문에 이 작품을 처음 본 것은 1990년대 초였고 이후 DVD로서 다시 보았던 작품인데 근래에 다시 이야기를 해보게된 작품 중 하나였다고 하겠지요.

여전히 일본 영화사를 전부 다 통틀어 보기에는 어려운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1990~1999년이라는 세기말, 세기 초에 이어진 시대에 일본과 여러번 일을 했기 때문에 이런저런 분위기와 정리하는 과정들을 잘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방송이건, 영화건, 애니메이션이건, 게임이건 다들 세기말을 정리하면서 새로운 것을 기대하는 분위기를 보여주었기 때문에 그런 것을 정리해나가는 과정을 저도 덩달아 즐기게 된 것이지요.

대신 시대의 변혁도 심했다고 하겠지요. 때문에 이런 일본 시대의 묘한 구성은 한 두번 봐서 이해하기에 어려운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드라마는 너무 잔잔해서 힘이 없다고 말할 수도 있는 그런 구조입니다. 나름 기가 쎈 어떤 드라마나 대사가 거론되지 않을까 했지만 그래봤자 골프채 때문에 아웅다웅거리는 부부의 견제를 제외하고서는 정말 조용합니다. 너무 조용해서 실제 내용이 있다고 보기에도 미묘한 단막극 스타일로 볼 수 있지 않았나 합니다. 물론 이것은 그 시대를 아주 잘 표현하면서 보는 사람들에게는 호감을 표시할 수 있는 영화로서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