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旅行 & 趣味/Japan

빠른 나라와 느린 나라



이전에 책 출판 의뢰가 왔을 때 쓰려다가 만 것이 있었는데 (결국 제가 하기 어려워서 다른 친구에게 넘기고 말았지만) 20여 나라, 80여 도시를 돌아본 경험이라는 것은 나름 인생의 무기(또는 스펙)였다는 생각을 합니다. 당시에는 그런 생각을 전혀 못하고 살았는데 나중에 시간이 조금 지나서 보니 그런 경험이라는 것을 그냥 아무 성과 없이 흘려보낸 것은 제가 잘못한 것이 맞았습니다.

조금 알아보아준 사람들 덕분에 이런저런 일을 하면서 먹고 사는데 불편함이 없었지만 만일 제대로 된 인식과 노력, 결심이 동반되었더라면 지금과는 또 다른 인생을 걸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후회는 아닙니다. 그만큼 놀고먹고 즐긴 것이라는 취미 감상이 남아있으니까요.

 

대부분 우리 때를 비롯하여 여전히 많은 어른들이 새로운 젊은 세대에게 여행을 해봐라, 인생의 미래가 보인다. 선진국 문화를 경험하면 자신을 개발하는데 있어서 큰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저는 2가지를 생각합니다.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대부분 빠르게 경험을 한 나라입니다. 우리나라가 만나게 될 미래의 대부분을 미리 경험하고 보여준 사례로서 남아있지요.

중국은 우리나라보다 대부분 늦은 경험을 한 나라입니다. 일본과 한국이 경험했던 시간을 빠르게 경험하면서 다가오고 있습니다.

별생각 없이 살았던 제가 대뜸 잘 사는 나라, 일본이나 미국을 경험하는 것보다 우선, 못 사는 나라에 가서 경험을 하고 이후에 잘 사는 나라를 가보았더라면 인식의 차이로 인해서 조금 더 성숙한 생각을 해보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조건 앞선 나라에 가서 무언가를 경험한다고 해서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깨우친 사고와 통찰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 여행을 통한 경험만으로도 많은 것을 얻을 수 있겠지만 범인의 영역에서 머물러 있었던 저로서는 그 차이를 쉽게 이해하지 못하고 한참이 지나서야 알아볼 수 있었다고 하겠습니다.

한국의 80~90년대 문화에 있어서 유학파, 해외물을 먹은 인간이라는 것은 틀림없이 다가서는 과정이 다른 부분이 많았습니다. 게다가 대중적으로 공부하는 것과 달리 취미적인 경향이 강한 쪽으로 경험하고 온 저와 같은 인간은 또 다른 역할을 할 수 있었다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일본이 90년대와 21세기를 동시에 알고 있다는 것도 또 다른 감흥 중 하나가 아닐까 하고 생각을 합니다.

대부분 일본이 겪었던 여러 가지 문화, 경제적 상황을 우리나라에서도 얼마 지나지 않아서 만나볼 수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10여년이 지나서 중국에 가보면 그런 현상을 다시 만나보는 데자뷔가 일어납니다.

그리고 얼마 있지 않아서 동남아시아와 개발 국가를 가보면 또 그런 모습을 만나보게 되고요.

그런 상황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는 나라에서는 빠르게 흘러간 나라의 모습을 연상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차이를 이용해서 부를 쌓을 수도, 명예를 얻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주변에는 저보다 늦은 경험을 했지만 일찍부터 결심을 해서 자신의 길을 찾아나가, 성공이라는 부분을 쟁취한 친구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 유명하고 안전빵이라는 서울대를 비롯하여, 카이스트, 해외 유명 기업이나 연구기관을 나와서 빠르게 자기만의 의지로 독립을 한 것은 물론이요. 해외로 나가 자신이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그 나라에서 선진적인 형태로 사업을 일으켜 안정을 찾은 것을 보면 언제나 놀라게 됩니다.

수십 년이 지나서 술자리에서 그런 이야기를 해보면 확실히 똑같은 경험을 해도 그것을 통해서 얻고 실천하는 것이 다른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냥 취미로서 수십 번 들락거린 일본의 모습을 보면서 취미 추억거리만 이야기하는 것도 재미있지만 그런 모습 속에서 만나볼 수 있는 빠른 나라와 느린 나라의 모습을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여전히 한국, 중국, 일본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은 흥미진진한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