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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imation Story/2010 / 21c

헤비 오브젝트- 거대 전투병기의 꿈


헤비 오브젝트
ヘヴィーオブジェクト : HEAVY OBJECT
TV Series
SF 전쟁 드라마
2015년 10월 2일 ~ 2016년 3월
전 24화
감독 와타나베 타카시(渡部高志)
제작사 J.C.STAFF
감상 매체 TV

스토리 감동 20 : 11
스토리 웃음 15 : 9
스토리 특색 10 : 7
작화 캐릭터 15 : 13
작화 미술 10 : 7
음악 10 : 6
연출 10 : 7
Extra 10 : 7
67 Points = 

거대 로봇이 아니다. 그렇다고 볼도 아니다.

대부분 눈치를 차리신 분들도 있겠지만 거대 로봇 애니메이션 장르에는 암묵의 룰이 있지요.
전쟁의 도구로 사용되는 로봇에 왜 인간형, 그것도 필요 이상으로 괴상한 구성을 가지고 싸움을 벌이고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그래서 대부분 비현실적인 드라마 구성에 아이들 작품 취급을 하게 되지만 전쟁 드라마에 있어서 인간과 인간, 사회와 사회, 국가와 국가의 대립보다도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서게 되는 것이 강력한 병기의 존재입니다.
여기서는 헤비 오브젝트라고 불리는, 로봇 같지만 지금까지 알던 로봇과는 다른, 건담에 나오는 '볼'이야 말로 궁극의 전투 병기의 근본에 속한다는 농담을 하고는 했지만 그것을 극대화한 병기의 존재라는 것을 더욱 확실하게 느끼게 해준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재미있습니다.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드라마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이 작품에서는 아무래도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제법 보입니다.
궁극적인 해석에서 본다면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 : とある魔術の禁書目録]에 이어서 라이트 노벨을 내놓은 카마치 카즈마(鎌池和馬)의 2번째 작품이면서 기존과는 다른 과학론을 펼쳐 보인다고 하겠습니다. 물론 어느 정도 마법같이 보이는 현상들도 있기 때문에 웃을 수 있겠지만요.
전체적으로 궁극에 가까운 과학병기를 만들어내는 현실에 있어서 윤리적인 부분을 무시하고 제작될 수 있는 여러 가지 기준에 대한 설정이 모호하기 때문에 이 작품의 배경보다는 현실 비판적인 논리와 함께 캐릭터 놀이라는 말도 할 수 있게 됩니다.



덕분에 전략 병기로서의 가치관보다, 캐릭터 드라마에 치중된 전쟁 드라마라는 것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는데, 나라 간의 경쟁을 강력한 대립, 전략 병기 하나로 거론할 수 있는 드라마적인 이야기는 여전히 많은 환상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챔피언끼리 각국의 대표로서 분쟁의 해결을 위한 대결을 벌인다는 것이 어느 정도는 비현실적인 것이라는 것을 우리들은 알고 있으니까요.
더불어 보면 종교나 정치, 인간의 탐욕이라는 부분이 얼마나 많은 분쟁을 야기하는 것인지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그런 점들을 돌아보면 이 작품이 보여주는 가벼운 맛은 과거와 달리 조금 무거운 설정을 어떻게 풀이해나갈지 궁금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라이트노벨 작가의 작품이 바로 화제를 불러 만화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지면서 인기를 얻고 이어서 등장한 장편이 이렇게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은 흥미로운 것이지만 정작 열정을 들여서 만든 작품 세계가 좀 아쉽다는 것도 있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이런 장르나 작품 구성은 좋아합니다.
꼭 거대 로봇이 나올 필요는 없지만 그 대신에 보여줄 수 있는 서비스 정신이 풍부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은근히 지금이니까 나올 수 있는 즐거움이라고 하겠습니다.
다만 배경이 되는 국가관이나 전쟁론에서 본다면 왜 계속해서 전쟁이 벌어져야 하는 것인지, 왜 오브젝트가 전쟁을 대신하고 있지만 그것을 무너트리는, 과거의 국지전 형태를 회고하려는지에 대한 모호한 구성이 많아서 결국 이야기의 종국이 어떤 결과를 보여줄지 알아보기 힘듭니다.
지역 히어로는 될 수 있어도 큰 국가와 국가의 아집, 논리적 접근에서 본다면 그냥 '놀이'로 치장될 수 있으니까요.
애써 무지막지한 거대 전투 병기를 통한 훌륭한 볼거리를 만들어놓고 말이지요.
그런 점에서 이래저래 등장하는 다양한 캐릭터들과 이어지는 연관성은 아마도 이 작품의 나중을 위한 포석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지만 아직도 연재되고 있는 원작과 함께 애니메이션이 일단락된 것을 보면서 역시 아쉬움을 말하게 됩니다.



2015년 4분기에 등장해서, 훌륭한 제작진과 함께 보여준 재미난 구성, 그리고 혹시나 하는 영웅담의 결정타를 기대해보게 되는 분위기가 있어서 좋았지만 여전히 기존 작품(원작쪽 이야기)과 비교해보아도 스케일만 커지고 이야기의 구성요소만 잔뜩 쌓아놓고는 어떤 전개를 할지 알 수 없다는 불만이 생깁니다.
게다가 애써 여기까지 갔는데 결정타가 없다는 것도 좀 그렇고요.
그래도 역시 이 작품이 가진 즐거움은 확실합니다.
무언가 모를 부족함은 동인 시장에서 충분히 채워줄 것 같고요.
아마 다음 시즌이 제작될 수 있다면 화끈한 결말을 보여주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