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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ic Story/Comics

사랑의 노래가 되고파 : 사랑을 노래하는 울보


사랑의 노래가 되고파 : 사랑을 노래하는 울보
일본 / 愛の歌になりたい
청춘 음악
마하라 이즈미(麻原いつみ작화 
COMIC MAGAZINE
1982년 ~ 1983년
주간 쇼코미(Sho-Comi) 연재
일반판 전 6권
출판사 쇼가쿠칸(小学館)

스토리-감동 30 : 18
스토리-웃음 20 : 9
스토리-특색 10 : 8
작화-캐릭터 20 : 17
연출 10 : 8
Extra 10 : 9
69 Point = 

1970~80년대 한국 만화방을 주름잡았던 여러 대본 만화 책자 들 중에서 30~50% 정도는 일본 번안 만화 작품이 활약을 했습니다. 실질적으로 보면 해적판이라고 할 수 있는 형태로 출간된 책자들도 굉장히 많았는데 대부분 한국화(???) 되면서 의상이 바뀌거나 실 내용과는 조금 다른 구성으로 바뀌어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순정만화 계열은 타이틀이 굉장히 심오하게 바뀌어 나왔고, 덕분에 그 오리지널 원작을 찾는데 수년에서 수십 년 정도 걸린 작품이 좀 있습니다. 예, 이 작품이 그중 하나입니다.

한국 해적판 타이틀이 [사랑을 노래하는 울보]였고 무언가 모르게 어정쩡한 엔딩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오리지널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1980년대 중후반에 들어서 머리가 좀 굵어진 저는 대부분의 대본 만화 책자 가운데 오리지널, 즉 일본 원판 타이틀을 찾아내 주문을 하거나 구입을 해서 찾아보는 즐거움을 접했지만, 문제는 원작 타이틀을 전혀 모르는 경우, 이것을 찾기 위해서 굉장히 엉뚱한 작업을 많이 했습니다.

우선 그림체가 비슷한 만화 타이틀을 찾아봅니다. 당시 비슷비슷한 그림체를 가진 작가 작품들을 전부 찾아보고, 그 안에서 혹시나 한국 해적판과 같은 내용을 담은 책자가 있는지 없는지 알아보게 되지요. 출판사도 모르니, 어중간한 일본 소녀 만화잡지는 대부분 찾아보게 되고, 그중에서 또 이런저런 검색을 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인터넷도 없고, 일본 책자를 구하는 것도 만만하지 않은 상황이다 보니 거의 찾을 수 있을까 말까한 과정을 거쳐서 알아가게 됩니다.

그래도 [크리스탈 드래곤]이나 [안제리크], [피그마리오]같은 작품은 금방 찾을 수 있었지만 이쪽 작품 계열은 정말 모호하게도 제 검색 라인을 피해나가 결국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이 작품은 제가 약 30여 년 정도 원작을 찾아다닌 작품 중 하나로서 우연치 않게 온, 오프라인 이웃이자 취미로운 관계를 가진 박인하 님이 찾아주어 간신히 정체를 알게 된 작품입니다. 


이야기나 소재는 굉장히 7~80년대 일본 만화 스타일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서 대단한 것은 아니라고 하겠지만, 연주하는 모양이나 캐릭터 표정, 그리고 작품 진행구성이 마음에 쏙 들어와서 당시 한국 만화방에 나와있던 해적판 책자를 소장했었지만 분실되어 이후 일본어, 원판을 찾아다니게 되었습니다.

여고생이 음악, 피아노를 연주하고 음악을 하는 구성을 보여주고, 이에 밴드 생활에 동참하게 되면서 우여곡절을 겪은 후에 성공이라는 과정을 보여준다는 전형적인 패턴이지만 사실 스토리 구성보다도 기억에 남은 것은 악기를 연주하는 장면 장면, 그리고 그것을 깔끔하게 보여준 캐릭터 묘사였습니다.

덕분에 메인 스토리는 잘 기억나지 않게 되었어도 그 인상적인 몇몇 장면은 계속 인상에 남아 이후 그림을 그려보거나 순정만화 작품을 떠올릴 때 꼭 이 작품을 생각했었습니다. 그 덕분인지 개인적인 감상점이 우선되는 엑스트라 점수가 높게 나옵니다.


이 작품을 찾기 어려웠던 이유 중 하나는 작가가 개명을 했기 때문인데, 본래 사용했던 마하라 이즈미라는 이름이, 일본을 큰 충격에 빠트린 오움진리교의 아사하라(麻原 : 한문 성은 같지만 읽는 방식은 달랐습니다. 그래도 한문 표기가 같다는 것은 큰 부담이었다고 하겠습니다)와 같다는 것에 현재 사용하는 오기마루 마사코(荻丸雅子) 명의로 개명을 하게 됩니다. 다만 이 과정에 있어서 과거에 출간된 작품들이 전부 그 명의로 바뀌지는 못했습니다.

연재를 한 잡지 타이틀도 지금 표기로 바꾸면 쇼코미(Sho-Comi)이지만 본래는 주간 쇼죠코믹(少女コミック)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잡지에서 연재를 했는데, 이 잡지가 좀 묘한 것이 본래 1968년 창간한 달시는 타이틀 그대로 소녀 만화잡지라는 구성을 가지고 있었지만 진행에 따라 소녀팬층이 성장을 해서 청소년, 여성으로까지 확장되면서 현재는 소녀 만화잡지가 아니라 여성 만화잡지라는 구성으로 바뀌어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 부분에 대한 사회적 확장 개념에 따라 이어지는 이야기는 언젠가 따로 할 수 있겠지만 타이틀 약칭이 '少女コミック'에서 '少コミ', 그리고 결국 'ショウコミ'로 바뀌어가는 과정에서 잡지가 어떤 것인지 확실히 알아내기는 어려웠다고 하겠습니다.

더불어 책자는 통합적으로 쇼가쿠칸의 순정만화 브랜드 타이틀인 '플라워 코믹'으로 나왔기 때문에 당연히 동명 소녀만화잡지인 플라워나 쇼카쿠칸 만화잡지를 기반으로 뒤져볼 수밖에 없었던 저는 계속 엉뚱한 곳만 찾아볼 수밖에 없었다고 하겠습니다. 플라워 브랜드 잡지를 구입해보려고 당시 남자아이가 구입해서 보기에는 좀 묘한 영역에 속한 [프치 플라워 プチフラワー]같은 잡지도 구입해서 봤으니 그렇고 그런 모습이었다고 하겠습니다.

이 프치 플라워에서 당시를 대표한 타이틀 작품은 다케미야 케이코(竹宮惠子) [바람과 나무의 시 : 風と木の詩] 이었습니다.

여기에 작가 명칭이 이미 바뀌어 있다 보니 쉽사리 알아보기 어려웠지요. 결국 이 작품은 2014년 디지털 코믹으로 웹사이트에 재등장하기 전까지 다시 알려지기 어려운 작품 중 하나였다고 하겠습니다. 

현재 아직도 구입을 못하고 있는 [비빗챠우 : ビビっちゃう 한국어판 타이틀 삐삐 삐삐]는 원작가 마키노 카즈코(牧野和子)가 아직 활동중임에도 불구하고 역시 따로 과거 책자가 별도로 출간되지 않아서 저에게는 그냥 추억의 작품 중 하나가 되어있습니다.

원작가와 타이틀까지도 다 알아냈음에도 불구하고 책자 자체가 워낙 구하기 어려워서 아직까지도 구입을 못한 타이틀도 몇개 되지만 이 작품만큼 타이틀과 작가 이름을 찾기 어려웠던 작품은 참 드물었다고 하겠습니다. 

오랜만에 취미 여행을 일본으로 가면서 일본 관서와 관동의 취미 서적 관련 담당자에게 한국에서 출간된 해적판 표지를 보여주면서 이 책의 원작 타이틀이나 작가를 알고 싶다고 문의를 했을 때도 알기 어려웠는데 귀국 후에 소셜미디어에 이 타이틀을 결국 못 찾았다고 써두니까 이웃인 박교수가 에헤헤 하면서 찾아주어서 즐거운 감상을 남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책자, 전 6권짜리 책을 구입하고 싶었지만 여전히 일본에서는 마이너한 부류에 속한 아이템이다보니 전권 세트를 찾기는 어려웠고, 할 수 없이 우선 공개된 웹, 인터넷 다운로드판을 구입해서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언젠가 다시 여유가 되면 책자를 구입해보고 싶습니다. -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