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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dware Story/Audio Goods

게임 때문에 사운드 환경 바꾸기

오랜만에 친구가 제 방에 와서 이런저런 연구를 하고 갔습니다.

이 친구가 제 집에 와서 연구를 하게 된 이유는 '호라이즌 제로 던'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호라이즌 제로 던]


이 게임을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주변 소음, 사운드의 밀착도가 제법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시스템이 엉성하면 좀 고생을 한다고 하겠습니다.

이 게임 하나가 주는 감동과 매력이 좋아서 바로 플레이스테이션 Pro모델까지 구입한 친구인데 사운드 시스템은 말 그대로 좀 그렇고 그런 구성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친구랑 채팅을 하다가 나온 이야기지만 이런저런 발소리, 말소리, 주변 소음에 따라서 행동을 정하는 것은 이런 장르 게임에 있어서 제법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런데 게임이라는 부분에 있어서 그런 점들을 조금 무시하고 넘어가다 보면 은근히 고생을 하게 됩니다.

이 친구는 화질적인 부분에 있어서 상당한 정성을 들여서 시스템을 구성했는데, 65인치나 되는 OLED 모델을 구입한 것도 HDR 대응되는 멋진 화면을 감상하고 싶어서 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정작 사운드 부분에는 그냥 기본 스피커로만 만족하고 살았는데 이번에 은근히 이런저런 것이 있다는 소리에 훅 가서 어떤 것인지 실감해보기 위해서 온 것입니다.


참고로 저는 방구석에 11.2채널 구성이 되어 있지만 거의 사용하지 않고, (프로젝터로 영화 볼 때만 가끔 사용) 게임은 거의 PC-FI기준으로 2.1채널로 굴리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운드의 이동, 거리감을 제대로 느끼는 환경이라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가 봅니다.


무엇보다 친구가 놀란 것은 제 PC가 너무 조용하다는 것입니다.

계절, 날씨 영향이 있기는 하지만 지금처럼 쌀쌀한 기온에는 거의 팬소리가 들리지 않는 조용한 PC이지요.

저소음 팬에 CPU 쿨러는 수랭 방식으로 미처 포스트 해두지는 않았지만 새로 나온 애로 장착, 강화해서 에헤헤 하도록 조용합니다.

친구가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 소음측정기로 해보니 26db(데시벨) 정도 나옵니다.

참고로 컴퓨터 본체와 작동 환경에 좀 거리를 두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책상에 앉아 듣는 것을 기준으로 하면 24db네요.


어찌되었든 이런저런 사운드 구성을 꾸며야 겠다는 이해를 얻게되었고 친구와 함께 여기저기 둘러봅니다.

그후에 결정된 것이 이 애들입니다.


사운드 구성은 간략합니다.

PC나 게임기에서 광출력으로 미니 앰프에 연결되어 바로 스피커에서 소리가 나는 것입니다.

물론 사용하고 있는 스피커나 우퍼들이 좀 비싼 것이어서 일반적인 PCFI규격과 비교하는 것은 그렇습니다.

대부분 하이파이나 AV생활에서 사용하던 것이 이쪽으로 전용된 것이니까요.

근래에는 음해상력이 좋은 DAC를 장착한 제품들이 많이 활용되고 있기 때문에 확실한 음원만 존재한다면 충분히 그 개성을 느껴볼 수 있게 해줍니다.

가장 쉽게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은 역시 헤드폰이겠지요.

서울, 아파트, 개인용 작은방에서 사용하는 것이라면 헤드폰이라는 선택도 좋겠지만, 애써 65인치나 되는 화면을 놔두고 헤드폰을 쓴다는 것이 좀 그렇기 때문에 결국 스피커와 앰프를 도입하기로 합니다.


이 친구 과거에는 좀 귀를 버린 취미인이라서 제법 기준이 높습니다.

과거 사용하던 하이파이 시스템은 마크 레빈슨에 레벨 스피커였습니다. 둘 다 덩치가 되고 아파트에서 울리기 좀 그래서 현재는 서울 외곽 친정집으로 내려보낸 상태입니다. 그곳에서도 그냥 먼지만 먹고 있는 것을 보면 마음이 쓰리다고 합니다.


사실, 이런 부분은 대부분의 음악 감상 취미인들이 어느 정도 수순이 지나 겪는 일입니다.

10~20년 전에 수백, 수천을 들여서 한 시스템 장만해두게 되었다고 해도, 그것을 꾸준히 활용할 공간 마련을 못해 결국은 사용을 못하거나 봉인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그동안 발전된 신규 제품들이 계속해서 높은 수준으로 발전해왔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한참 시간이 지난 지금에 와서 다시 접근하려면 굉장히 혼란스러워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선은 최신 제품들이 있는 몇몇 전시장을 돌아다녀 보면서 그것들이 주는 매력들을 재점검해봅니다.

저도 몇 년 동안 과거에 알던 브랜드들이 지금은 다른 매력을 알려주고 있다는 것을 경험했던 만큼, 이런저런 접근을 해봐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더불어 이번에는 욕심을 부릴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중고(中古, Used) 제품도 범위에 두고 찾아보게 됩니다.

21세기에 들어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인한 오디오 장비, 기준이 많이 상향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고전적인  거실형 (또는 방구석형) 오디오 사운드에 집착을 하게 되는 경우는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과거와 달리 경제적인 풍족을 이룬 상황이라고 해도 이쪽에 대한 경험이나 이해가 없이 대뜸 도전하기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취향만으로 고급 오디오에 꾸준한 관심을 두고 접근한다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지요. 그로 인해 좋은 제품들이 의외로 쉽게 시장에 중고로 나와있는 세상이 된 것도 사실입니다.


사실 조금만 잘 찾아보면 중고제품군에서 상당히 이익을 따져볼 수 있게 되었다고 하겠습니다.

어느 정도 신용이 있는 장터, 점포, 딜러만 잘 만나게 되면 충분히 좋은 제품을 좋은 상태로 자신의 환경에 맞이할 수 있으니까요.

한 10여 년 전만 해도 '자작'이라는 방법까지 동원하려던 취미인들이 많았던 것을 생각하면 이래저래 열정적인 한국인의 취미 근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사실 스피커 자체는 금세 고를 수 있었습니다.

큰 톨보이 형태는 어차피 어렵기 때문에 북쉘프 쪽으로 할 수밖에 없었고, 이쪽으로 나온 여러 최신 제품군이 들려주는 소리와 이름값을 하던 제품들이 중고로 풀렸을 때 나오는 것을 잘 비교해보면 아주 쉽게 찾을 수 있거든요. 들어본 것은 조금 되고, 개인적으로 PMC 제품군도 좋다고 생각을 했지만 이쪽은 중고품이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포컬이나 다인 쪽은 말 그대로 공간 활용 & 제약이 존재하기 때문에 환경적으로 어렵고요.

게다가 은근히 '리본 트위터'라는 것에 대한 접근을 해보고 싶다는 친구의 열망으로 인해 위 사진에 나오는 애를 골랐습니다.

'모니터 오디오 GX50'이라는 모델로 근래에 차세대 버전이 나와서 그런지 이쪽 구형 제품이 제법 시장에 있었다는 것은 운이 작용했다고 하겠습니다.

사실 GX100 과 50모델 중고가는 그렇게 차이가 심하지 않아서 환경이나 구성에 따라 맞추어볼 재미도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정작 여기까지는 쉬웠지만, 문제는 앰프였습니다.

순수한 하이파이 성향을 가진 애도 좋겠지만 기본은 '게임' 때문에 선택을 하게 된 만큼 우수한 가성비 겸 사운드 퀄리티만 유지해주면 됩니다.

게다가 은근히 스피커 쪽에 높은 비중을 두는 바람에 앰프를 선택할 수 있는 영역이 많이 줄어들었지요.




그래서 선택한 것이 이 아이였습니다.

예, '마란츠 HD AMP1'이라는 녀석입니다.

요 아이는 작년에 등장했을 때 상당한 개성과 매력을 알려준 제품으로 근래에 와서 가격도 많이 착해져서 말 그대로 가성비까지 좋아진 녀석입니다.

저는 두 번 정도 잠깐 들어봤는데 제대로 세팅을 하고 들어보니 상당히 좋은 애라는 것을 다시 인식하게 됩니다.


참고로 이 두 제품 다 중고로 구입을 했기 때문에 여유를 잡았지만 신품으로 구입해서 세팅을 하면 좀 가격이 그렇고 그렇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활용 면에서 본다면 조금 다른 선택도 해볼 수 있고, 여러 가지 다른 제품군도 찾아볼 수 있겠지만 간단명료한 구성으로 볼 때 이만한 애가 없었다는 말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친구 집에서 PS4 Pro 모델로 65인치 화면과 이 시스템으로 구성된 [호라이즌 제로 던] + 근래에 나온 dlc까지 포함해서 이리저리 굴려보니 에헤헤 한 기운이 넘치는 것을 알게 됩니다.

적당한 선에서 가볍게 즐기기 좋은 구성이었다고 하겠지요.

나중에 친구랑 같이 이런저런 고음질 음원으로 테스트를 해보았는데 충분히 만족할만한 성과를 이루었다고 하겠습니다.



사실, 게임 때문에 사운드 환경을 바꾼 것이라고 하겠지만, 기존 TV에서 나오는 소릴을 이렇게 확 바꾸어 놓으면 누가 들어도 소리가 다르게 느껴지고, 좋은 것을 알게됩니다. 수백 들여서 소리가 달라진 것을 모르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겠지요.

그렇다고 해도 일반적인 기준에서 이 정도로 제품들을 마련해 구성한다는 것은 어느정도 레벨, 수준이 되기 때문에 가능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한 때는 심오디오 제품이나, 중고로 나온 골드문트를 보면서 이래저래 갈등을 해보기도 했지만, 자신이 어떤 환경에서 어떤 형태로 활용할지를 잘 알고 있으면 그렇게 큰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스피커 쪽은 이미 북쉘프 제품군이 뛰어난 매력을 알려주고 있고, (그만큼 아시아 시장에서는 고성능, 고효율 제품에 대한 이해와 요구가 높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 개성점을 충분하게 느끼게 해주는 인티앰프들도 거의 모든 브랜드, 모든 회사가 하나 둘 씩 꾸준히 내놓으면서 에헤헤 하기 좋은 구성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과거라면 조금 더 노력을 해서 AV시스템, AV프로세서를 중심으로 한 엄청난 쇼를 해볼 수도 있지만, 사실 이런 것은 공간제약과 더불어 어른들의 사정으로 인해 더더욱 실천하기 어려운 구성인 만큼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본의 아니게 하이파이 구성으로 갈 수밖에 없는 시장이 되었다고 농을 날려보기도 합니다.


그래도 쌀쌀한 날, 좋은 사운드로 즐기는 게임이라는 것은 역시 아름다운 취미향(鄕)의 저편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물어보시는 분이 계셔서 두 제품의 리뷰 링크를 같이 첨부합니다. 스피커는 2012년에 나온 모델이고 앰프는 2016년에 나온 모델입니다.

정가 대비로 하면 300만원대 중반, 일반 판매가 기준으로 하면 250만원대, 중고가 기준으로 하면 약 100~200만원대가 되는 조합입니다.

게임용으로는 좀 과하지만, AV 음악감상, HIFI영역을 골고루 만족시켜주는 구성이라고 할 것 같습니다.


http://www.fullrange.kr/ytboard/view.php?id=webzine_review&no=52#.WkSFA1Vl_ft


http://www.audioht.co.kr/atl/view.asp?a_id=2778


http://www.fullrange.kr/ytboard/view.php?id=webzine_review2&page=1&sn1=&sn=off&ss=on&sc=on&sz=off&no=452#.WkSFBlVl_f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