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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imation Story/2010 / 21c

앨리스와 조로쿠- 결국 사람과 사람 이야기

앨리스와 조로쿠
アリスと蔵六

TV Series
SF 판타지
2017년 4월 2일 ~ 6월 25일
전 12화
감독 사쿠라비 가츠시(桜美かつし)
제작사 J.C.STAFF
감상 매체 TV

스토리 감동 20 : 15
스토리 웃음 15 : 9
스토리 특색 10 : 8
작화 캐릭터 15 : 12
작화 미술 10 : 7
음악 10 : 6
연출 10 : 7
Extra 10 : 7
71 Points = ★★★☆

SF 드라마는 인간이 주인공

 

가끔 논이 되는 이야기이지만 SF라는 장르는 엄연히 인간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습니다.
SF라고 해서 인간 외적인 부분에 신경이 쓰이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결국 환경에 미래적, 상상력이 발휘되는 것일 뿐, 실제는 인간 그 자체가 주역을 맡고 있습니다. 어떤 미래가, 어떤 SF 적인 요소가 부여된다고 해도 결국 그 환경, 그 요소에 적응해가는 인간들의 이야기가 있지요.
SF와 판타지라는 장르 구분을 두게 되면 아무래도 현실과 비현실이 공존할 수 있는 설정이 더해지면서 이야기의 간극을 달리 보이게 합니다만 이런 작품들이 가지는 감동적, 그리고 짙은 드라마의 공존은 결국 등장 캐릭터들이 어떤 환경을 가지고 있는가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실상 어린 소녀와 할아버지가 주역 캐릭터로 나온다는 것은 좀 언밸런스라는 감상을 말할 수도 있겠지만 이야기 구성과 드라마를 잘 이어서 완성시켰다는 점에서 2017년도 TV 애니메이션 중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작품 중 하나라고 생각을 합니다.

 


애니메이션 작품 관람도 상당한 시간을 소모하면서 접근해야 하는 과정을 겪으면서 근래에는 블로그에 간략화된 감상만 써두는 경우가 있지만 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따로 거론하지 않았던 것은 원작 만화, 그리고 이 애니메이션이 가진 따스함이 좋았기 때문에 가급적 포스트를 제대로 해둘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원작 만화도 보고 있었지만 연재가 끝난 후에 몰아보려고 기다리던 동안에 애니메이션 제작 소식이 나오고, 과연 아직 진행 중인 원작과 함께 끝을 어떤 형태로 마무리할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언제나 마찬가지로 초반 1~2화 정도를 보고 이후에 계속 볼 것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게 되는데 이 애니메이션은 상당히 좋은 구성, 깔끔한 연출로 시선을 확 끌어당겨왔습니다.
사실 원작 만화는 선이 좀 거칠게 표현된 부분이 많습니다.
그런 점들을 생각하면 애니메이션이 될 때 어느 정도 다듬어지겠지만 그 캐릭터가 가진 분위기를 얼마나 잘 이어받아 살릴 수 있을지 궁금하기도 하지요. 그런 점에서 볼 때 분위기, 느낌을 잘 살렸다고 하겠습니다. 처음에는 미소녀 캐릭터 애니메이션 제작에 있어서 선두권에 속한 J.C.STAFF가 제작을 한다고 해서 조금 걱정된 부분도 있었지만요.
그래도 후지이 마사히로(藤井昌宏)가 작화 담당 필두에 거론된 것을 보고 어느 정도 신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번 작품 감독인 사쿠라비는 저에게 있어서 2003년작 [건 퍼레이드 마치 새로운 행군가 : ガンパレード・マーチ 〜新たなる行軍歌]에서 감독으로서 보여준 느낌이 있었지만 이후 작품군에서는 제가 주목하고 본 작품이 없었기 때문에 (틀림없이 여러 작품을 담당했었지만 제 취향이 아닌 작품이었습니다) 조금 거리감이 느껴졌었는데 이번 작품 진행을 보면서 다시 호감을 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떤 면에서 본다면 캐릭터가 가진 감정의 흐름과 변화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 좋은 장점을 가진 감독이 아닐까 하는 평가를 하게 됩니다.

 


실상, 이야기 구성에 있어서 조로쿠라는 캐릭터가 의미하는 바는 크지만 진행과정에 있어서는 그렇게 많은 부분을 바라보기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사나라고 하는 초 세계에 살아가는 소녀에게 있어서 조로쿠라는 현실감각 그대로의 인물이 어떤 형태로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이니까요.
그리고 이야기 진행에 있어서도 조로쿠라는 캐릭터가 등장한 회수보다 사나와 주변 인물 이야기가 훨씬 많기 때문에 타이틀이 아니면 좀 묘하게 이야기 속에서 매몰될 수도 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비현실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당연하던 소녀가 전혀 새로운 현실에서 만난 존재가 조로쿠같은 무뚝뚝하면서도 정감 있는 할아버지였다는 것은 상당히 매력적인 조합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어떻게 보면 애니메이션이나 만화에서는 캐릭터 설정이 너무 복잡해서 이야기 진행에 몰입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는데 심플한 구성으로 완성된 조로쿠가 있기 때문에 앨리스, 사나의 드라마가 더욱 진하게 다가올 수 있지 않았나 합니다.

단순하게 보였던 만화 속 설정과 달리 애니메이션에서는 상당히 인상적인 구성과 설정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그만큼 공을 들인 모습을 보게 되는데 이런 점들은 원작의 흐름을 끊지 않으면서 잘 마무리했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근래에 와서 많이 보는 흔한 작품이 될 것 같으면서도 흔하지 않은 매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원작 만화도, 애니메이션도 끝이 좋다

 

근래에 많이 패턴화되고 있는 제작 방향 중 하나가 원작이 좋고 그것을 영상으로 만들어 더욱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그런 과정에 있어서 좋은 반응, 흥행이 발생하게 되면 쓸데없이 길게 늘이거나 환경을 확장시켜서 부담스러운 작품이 되는 부작용도 생기지만 이 작품은 그런 것이 없이 잘 마무리하고 잘 끝낸, 원작 만화도 우선 8권에서 한 단락 쉬어가면서 마무리 부분을 살짝 보여주었고, 애니메이션도 12화로 딱 잘 끝낸 작품입니다.
어떤 의미로서 본다면 제작사에게는 쉬어가는 작품이 될 수도 있다고 보겠지만 결코 그 구성이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쉬어간다고 말하기에는 레벨이 높습니다.
만화 원작은 아마 조금 더 세계관을 넓게 구성해서 보여줄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후, 이 타이틀을 가지고 계속 애니메이션이 등장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앨리스 사나의 성장과정에 있어서 조로쿠가 얼마나 인간미 넘치는 정서를 연결해주는가를 생각해보면 그 이야기는 꼭 다시 보고 싶지 않을까 합니다.
조금 삭막하고 썰렁했던 작품이 많았던 2017년 작품들 가운데 쓸쓸하지 않은 정감과 안정을 보여준 이 작품은 한번 보아둘 가치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