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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Story

살짝 5.5% 정도 진지한 사진이야기


 

아마도 저를 아껴주시는 분들이 해주시는 말이라고 생각하게 되지만 가끔 웃을 수 없는 상황도 벌어집니다.(자세한 것은 생략)
주변분들이 아시다시피 저는 좀 여기저기를 다녔습니다.

길게는 4년 정도, 짧게는 4~5일 단위로 해외를 다녔습니다.

5대양 6대주 중에서 못 가본 대륙은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입니다.

남극은 가보고 싶었지만 미주대륙 알래스카에 가서 오로라 찍겠다고 생고생을 하다가 추위때문에 배터리 나가고, 일반적인 취미 카메라 장비로 오로라를 찍기란 어렵다는 것을 경험을 했으니 나름 남극도 비슷하리라 상상을 해보고 있습니다.

 

 

17~8년전에 SLR카메라를 들고 밖에 나가서 짤깍 거리면 웬 요상한 놈? 취급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작가도 아니요.

프로도 아니요.

그냥 어벙하게 생긴 애가 와서 에헤헤 하면서 주변 정경을 찍으면 오해를 받는 경우는 2가지 정도입니다.

땅 투기꾼이 투기할 장소를 찾아와 조사하느라 찍는 것,

아니면 영화나 드라마 촬영장소로 적합한지 알아보려고 찍어보는 것 정도로 오해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똑같은 상황을 연출해도 해외에서는 그냥 그러려니 하는 모습으로 이해해주니 그게 신났지요.

카메라를 들고 기어나가도 전혀 이상한 눈으로 보지 않으니 말입니다.

다만 서양에서는 아찌들이 다가와서 말을 겁니다.

 

"오~ 일본에서 왔니? (일제 카메라를 들고 있는 동양애니까)"

"아니요. 한국에서 왔는데요?"

"그래? 한국이 어디였지?"

"쏼라 쏼라 주저리 주저리…………… 그래도 모르는 것 같아서 일본 옆나라, 중국하고 일본 사이에 있는 나라!"

"오~~~~~!! 지도에서 본 것 같아. 그런 곳에서 이런 곳까지 찍으러왔니? 좋은 스포트(찍을 곳) 가르쳐 줄까?"

 

이런 시츄에이션이 벌어집니다.

동양애가, 아무리 봐도 여행을 온 것 같은 녀석이 SLR사진기 들고 찍는 것을 보면 나름대로 친절한 마음이 발동하면서, 같은 찍는 취미를 가지신 분들은 그런 곳을 알려주시는 것이지요.

물론 영어 한마디 안 통하는 이탈리아에서도 손짓 발짓으로 그 취미로 연결된 친절한 마음을 보여줍니다.

물론 그 손짓발짓도 일반적으로 문화 소통경로가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즐거운 마음이 전달됩니다.

잘못하면 불미스러운 일도 있지만 말입니다.

 

어쨌든 잡설을 넘어서 제 경우 취미로, 발로 찍어대는 사진이지만 그래도 조금 다른 장소를 다르게 돌아다니면서 찍을 수 있는 환경이었기 때문에 경험을 얻는 방향이 조금 남달랐다고 생각을 합니다. 덕분에 이런저런 곳에서 사진이 쓰이기도 하고요. 물론 과거에는 무단으로 사용되는 이미지도 있어서 워터마크를 날린다 어쩐다 했지만 금전적인 피해로 번지지 않는 이상 그냥 그러려니 하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제일 점잖은(또는 고상한) 취미로 인정되는 오디오와 사진은 본래 취향적인 부분이 강하시던 막내 외삼촌 역할이 강했습니다. 올림푸스 카메라도 그분에게 물려받았고요. 아버지와 어머니 형제분들이 다 많으셔서 (과거에는 다 그러했지요) 많은 친삼촌, 외삼촌, 고모, 이모들과 만나면서 얻은 것이 좀 됩니다.

제 경우는 그런 부분이 조금 복합적으로 결합된 결과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기본은 집안 영향을 받아서입니다.

결코 풍족하다고 할 수 없었던 환경이었지만 선대 분들이 취미 1개씩, 전혀 다른 방향들로 가지고 계셨기 때문에 저는 참 이런 저런 영향을 받았습니다. 참고로 가장 고마운 분은 역시 '만화가게'를 하신 큰 이모네 댁이었지요. 여름방학만 되면 놀러가서 한 달 내내 만화책 보면서 살았던 기억이 아직도 어제같이 생생합니다.

해외를 나돌아 다닌 것도 역시 집안일 덕분이지요.

 

고로 저는 일찍 취미세계에 빠지면서 나름대로 자기 인생을 전혀 다른 형태로 꾸밀 수 있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물론 외삼촌도 프로가 아닌 취미였지만 저는 일찍부터 찍고 다닌 덕분에 그것을 가지고 아르바이트가 되는 경우를 맞이했다고 하겠지요.

그러다가 아까 친구랑 메신저로 떠든 이야기가 생각나서 조금 5.5% 진지하게 사진포스트를 올려봅니다.

 

저는 이 장소에서 아마 이것이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시간적인 감각이 그렇게 남에게 와닫기는 어려웠나 봅니다.

대부분 "그래서 뭐?" 표정이 되시는 것 같습니다.

파리는 2번째 방문이었지만 이른 아침에 이동한 것은 처음이라 북부역의 이런 시간,

아직 짙은 어둠이 깔려있고 부슬비 내리는 때에 본 역의 전경이 참 마음에 남았습니다.

그래서 찍었고 아직도 그 어두운 가운데 켜지는 등의 모습을 인상적으로 기억합니다.

 

파리에 위치한 북역은 제법 큰 곳으로 유로스타를 타고 영국으로 가시는 분들에게는 친숙한 장소 중 하나라고 하겠습니다.

예전에는 동유럽으로 가는 늦은 밤 출발편을 타서 사실 역을 찍을 여유가 없었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듯 유럽 가로등은 그렇게 밝지 않습니다.

늦은 밤에 다니는 열차 같은 것을 타면 로맨틱한 분위기는 있겠지만 사진으로서는 제약이 많이 생깁니다.

작심하고 삼각대 놓고 쇼를 하지 않고서는 찍기 어려운 것이 유럽 여행사진인 것 같습니다.

이 사진은 표를 구입하고 주변이 밝아진 틈을 타서 나와 찍은 것입니다.

출발 15분 전이어서 후다다닥 개발 새발로 찍었으니 뭐 그냥 그렇지요.

 

어쨌든 사진은 그 시간, 그 장소를 경험한 사람에게 공유되는 추억의 향기라는 것이 있습니다.

북부역을 그렇게 많이 다닌 프랑스 친구도 아니 이런 사진 찍은 곳이 그곳 맞냐고 물어보기도 합니다.

여행을 다니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살게되면 오히려 그런 분위기를 모를 수 있다고 하겠지요.

본래는 조금 더 어두운 것이 원본이지만 작게 이미지 리사이즈 하면서 밝기를 조정해서 윤관이 보일 수 있도록 했습니다.

덕분에 조금 더 짙은 어둠이 깔린 새벽분위기가 잘 안보이지만 불이 켜질 때의 느낌을

저는 잘 잡았다고 생각을 합니다.

물론 그것이 사진에 보이지는 않지요.

덕분에 정확한 사진, 구도가 좋은 사진, 이야기가 있는 사진이라는 기준으로 볼 때는 좀 아리송한 녀석이지만

저에게는 잘 찍힌 사진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좋은 사진이란☆※

어디선가 주어들은 것도 있고, 처음 외삼촌에게 맞아가면서 배운 것들을 가지고 저는 좋은 사진이라는 기준을 잡고 있습니다.

물론 유명 작가들 사진은 그런 부분을 충분히 만족시키면서 아름다운 예술의 경지를 보여주고 있지만

저같아 딩가딩가한 아마추어가 그런 것을 따라하기는 어려운 것이라고 하겠지요.

다만, 제 경우 라이카나 올림푸스를 쓸 때보다 니콘제품을 사용하면서 선명하고

정확한 사진이라는 형태가 제가 찍는 경우랑 좀 부합된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게다가 제가 눈이 나쁜 것 때문에 사진이라도 선명하게 찍는 것을 선호하게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툭하면 핀이 맞지 않는 사진을 가지고 훌쩍였던 기억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그런 일을 경험했기 때문에

지금 제가 찍는 스타일이 만들어진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을 합니다.

부드러운 포커싱은 라이카나 올림퍼스를 쓸 때 충분히 느꼈지만 아직은 어린 탓에

정확하게 그 장면을 사진에 담는 일에 더욱 신경을 쓰는 것 같습니다.

다만 지금처럼 그 시간을 경험한 사람에게 얻어질 수 있는 매력적인 장소와 시간이 주는 추억의 향기는

결코 남에게 말하기 어려운, 본인의 마음속에 좋은 사진으로 남겠지만 말입니다.

 

시간 변화가 미묘하게 느껴지는 컷입니다.

기본적으로 조금 밝기를 조정했기 때문에 차이가 안 보일 수 있지만 조금 더 밝아지는 주변 날씨가 보입니다.

저는 보통 이미지 구상이나 배경설정에 대한 설명을 할 때 쓰는 경우가 있는데 아래 위 두사진이 가지고 있는

시간, 색, 조명이 주는 느낌 변화 같은 것을 좋아합니다.

미~묘~한 차이지마 이런 미묘한 맛을 담을 수 있는 것을 저는 좋아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환하게 밝아진 다음 모습입니다. 확실히 틀리지요.

약 30여분 차이인데 주변 밝기가 달라서 느낌이 전혀 새롭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이런 녀석이 주변에 알려지기 쉬운 사진입니다.

사람하나 없이 불이 켜진 아침 역의 모습은 나름대로 정취가 있지 않습니까?

이전에는 안개 비슷한 부슬비도 날렸고 말입니다.

당시 기억을 살펴보면 뭔지 모를 샹송 같은 것이 역 내 카페에서 흐르고 있었는데

곡이 좋은 것이 아니라 그 곡이 흐르는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사진에는 안보이는 느낌이지만요(^^).

 

오전 7시가 다되어 가니 확실히 주변이 바빠집니다.

기억으로는 7시 15분 출발 차였기에 후다닥 찍고 탑승을 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것을 기억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럴 때는 디지털 사진기가 좋은 역할을 합니다.

그냥 주변을 막샷으로 찍어둡니다.

제 기본기가 좋은 것 중 하나가 셔터를 누를 때 흔들림이 적다는 것입니다.

물론 몸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평범한 샷에서도 흔들리지만 신선한 아침공기와 묘한 분위기 등으로

머리 속에서 아드레날린이 분비되었는지 막샷을 날려도 흔들림이 적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참고로 찍을 때 포즈를 조금만 고쳐도 흔들림이 많이 감소합니다.

장비 탓 이전에 자세교정이나 머리 속 흥분을 훈련하는 것이 더 싸게 먹히지 않을까 합니다(^^).

 

이 곳에 이렇게 이른 시각에 가게 된 것은 바로 영국으로 가기위한 유로스타를 타기 위해서 였습니다.

이 때는 비도 오고 해서 (게다가 아직 5월이었지만 여기저기 관광객도 많아서) 그냥 이른 아침에 타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시간차 공격으로 이런 재미나 분위기를 느끼게 될 줄은 몰랐지요.

덕분에 에헤헤하면서 찍었던 기억으로 남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쪽은 거의 밝기보정을 하지 않았습니다. 거의 원본 RAW에 가까운 색 값입니다.

내장된 플래시를 터트리거나 하면 조금 더 선명한 무엇이 나오겠지만 이럴 때 원하는 분위기와는

동떨어진 사진이 나올 것 같아서 그냥 찍었습니다. 내장이 아니라 외장으로 큰 녀석을 가지고 갔었더라면

나름 다른 분위기를 연출해 볼 수도 있었을지 모르지만 사실 장기 여행에, 출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저런 쇼를 하기란 어렵습니다.

이런 점은 오랜 시간 여행을 했기 때문에 생긴 경험 때문에 발생하는 행동으로

그럭저럭 적절한 판단이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다른 여행객들은 여유롭게 역 카페에서 차 한잔하면서

담소를 나누고, 주변 사람들을 보면서 여행이라는 느낌을 만끽할 수 있었겠지만

저로서는 그 분위기에 매료되어 허우적거리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사진기를 가진 사람이 가지는 망상적인 병 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날이 밝아지니 이래저래 많은 분들이 유로스타를 타기 위해서 플랫폼을 오가고 있습니다.

실제 탑승하기 약 15초 정도 사이를 두고 서너장 찍은 것이기 때문에 어떤 의도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

그냥 주변 색감과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서 찍어둔 것인데 이렇게 보면 참 느낌을 다르게 잡았다고 생각합니다.

필름카메라를 쓸 때는 조금 진득하게 한 컷 한 컷 아껴가면서 쓰는 버릇이 있었는데(버릇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디지털로 넘어오면서 막샷, 마구 날리는 셔터가 기본이 되어버렸습니다.

보통 10~15만 컷이 수명이라는 셔터를 1번 갈았고 서서히 2번째를 생각해보고 있으니 말입니다.

본래 조금 생각을 하고 찍는다면 화이트 밸런스 바꾸어 보고 스텝조정을 해서

밝기 부분을 조금 더 +0.5~1.0정도 주고 주변을 둘러보면서

더 좋은 포인트를 찾아보고 하겠지만 그런 것을 다 해보기 어려운 것이

또 여행사진이 가지는 묘미(?)이기도 하니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여행사진의 묘미◆

요 부분은 역시 저 나름대로의 해석이지만 언제나 여행을 가도 만족스러운 분위기를 잡아내지 못한

아쉬움이 생기기 때문에 결국은 또 여행을 가서 그 장소를 찾아보게 된다는 것.

‘또 여행가고 싶어지게 만드는 것’이 바로 여행사진의 묘미라고 생각을 합니다.

 

약 몇 초 사이에 찍은 것인데 이쪽은 조금 더 바쁘게 탑승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초상권을 생각하고, 본래 주변 경관을 찍는 것이 제 주된 방식이다 보니 초점은 당연히 등과 배경 창입니다.

조금 어두운 분위기와 플래시를 쓰지 않고 급하게 찍은 것이기 때문에 거의 막샷이지만

그 분위기는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본래 이 사진 이야기를 꺼내게 된 것은 역시 '윙버스'를 둘러보다가 입니다.

윙버스는 초기에 시작 한다는 것을 들었지만 자주 가볼 일이 없어서 몰랐지만 나름 착실하고 보기 좋은 구분으로

좋은 평을 듣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특히 지역적으로 구분된 볼거리 등을 정리하고

그것을 회원들이 만들어가는 형태를 보면 확실히 대단히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이렇게 정식 관광지가 아니거나, 들리기는 하지만 시간이나 날씨의 차이에 따라 사람에게

다가오는 감각이 들린 장소가 있다는 것은 정보로서는 알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결국 여행이라는 것을 사진을 통해서 대리만족하는 것도, 그리고 어떤 형태로 조사해서 활용하는 것도 좋지만

결국 그곳에 가서 직접 느끼는 자신의 생활과 감각은 이런 사진같은 것과 비할 것이 아닌

자신만이 가질 수 있는 생생한 영혼의 양식이 아닐까 합니다.

 

가로 픽셀 850px로 바꾼 사진들입니다.

 

이미지들은 전부 제가 찍은 것이고, 이번에는 그래도 주제가 사진이라서 대충 막 리사이즈 하지 않고 직접 포토샵까지 기동시켜서 리사이즈를 했습니다. 평소에는 그냥 ACDSEE의 리사이즈 기능으로 한번으로 팍 줄여버리지만 이번에는 포토샵에서 2단계를 거쳐서 50%, 25% 단계를 거쳐서 리사이즈 했습니다. 그러면서 조금 더 밝게 조정했습니다. 본래는 조금 더 어두운 이미지 들이었습니다.

 

찰영장소는 Gare De Nord, 통칭 북부역입니다.

2007년 5월에 갔을 때 찍었습니다.

(살짝 아침 비가 내렸습니다) (그러고보니 유럽여행기 아직도 마무리 못했네요. 언젠가 해야지 하고 있는데 말입니다) 세계에서 3번째로 붐비는 역이라는 점이 유명합니다. 1~2위는 일본의 신주쿠, 시부야 역과 영국의 워터루 역입니다) 워낙 붐비는 모습으로 유명한 곳을 이렇게 한적한 느낌으로 찍은 것은 나름 가치가 있다고 자부합니다(^^).

 

장소 설명은 영문 위키를 찾아보면 나오는 것이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지 않을까 합니다. - 한글 설명은 없네요.

http://en.wikipedia.org/wiki/Gare_du_Nord

 

5.5%만 진지한 사진이야기라서 죄송하지만 즐겁게 보아주시면 7%정도로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저는 인생에 있어서 취미로 100% 진지해지는 것이 어렵습니다. 잘해야 10% 정도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