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네가 좋아하는 작품 타이틀을 100개 꺼내봐라."
라는 말을 듣게 되면
"네가 좋아하는 단 하나의 작품을 말해봐라"
만큼이나 어려운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속칭 결혼은 마누라(남편)와 해도, 좋아하는 이성에 대한 취향은 계속 존재하거나 늘어날 수 있다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하겠지요.
1996년에 '좋아하는 만화책'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좋아하는 장난감' '좋아하는 오디오' '좋아하는 영화' 라는 타이틀로 종목별 444선을 했었지요.
도합 2220타이틀이 목표였지만 실제로는 1740타이틀만 되었습니다. 좋아하는 장난감을 쓰다가 말았고, 영화 타이틀은 준비만 하다가 말았거든요.
무언가를 좋아한다는 의미로만 본다면 대부분 본 작품이 다 들어갑니다.
좋아하니까 보겠지요?
좋아하지 않으면 보지 않을 것 아니겠습니까.
단, 만화책과 애니메이션은 그게 쉽게 되지 않습니다.
못해도 처음 에피소드, 첫권, 1화 정도는 본 후에야 그것에 대한 감상을 정리해나갈 수 있으니까요.
근래에는 떡밥만 무수히 던져놓고 수습하지 못하는 작품이나. 처음과 끝만 만들어놓고 중간은 그냥 주절거리면서 늘려나가기만 하는 작품도 있다보니 잘못하면 시간과 정력과 금전이 말라버리고 맙니다.
'억수르' 급 갑부가 아닌 이상 (아니 억수르라고 해도 소비된 시간을 돌려줄 수는 없지요) 아무렇게 마구잡이로 골라보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돈과 시간을 쓸데없는 곳에 소비시킨 한 취미인이 그것을 대신해서 정리해 가이드 할 수 있다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 책이겠지요. 제가 주절거린다는 의미에서 본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