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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imation Story/1980 / 20c

미드나잇 아이 고쿠우 - 시대를 너무 앞서 등장한 영웅


미드나잇 아이 고쿠우

일본 / MIDNIGHT EYE ゴクウ

OVA Series

SF 액션

1989년

전 2화

감독 카와지리 요시아키(川尻善昭)

제작사 매드하우스(マッドハウス)

감상매체 VHS LD


스토리-감동 20 : 13

스토리-웃음 15 : 6

스토리-특색 10 : 8

작화-캐릭터 15 : 13

작화-미술 10 : 8

음악 10 : 6

연출 10 : 8

Extra 10 : 6

68 Points = 

일본 만화영화 시장에 있어서 여러가지 기록을 만들어내면서 또다시 새로운 차원이라고 할 수 있는 직품들을 선사하는 도에이(東映) V시네마 브랜드로 선을 보인 OVA라고 하겠습니다. 실질 제작은 매드하우스이지만 당시 유통에 있어서 토에이가 내세운 오리지널 비디오 시장구성은 대단한 것이었다고 하겠습니다. 89년 당시에 있어서 <아키라>같은 극장용 애니메이션이 아니고서는 영상퀄리티보다 기발하거나 시장성을 확복할 수 있는 소재를 우선시했던 OVA시장에 있어 등장한 이 작품은 대단한 완성도를 보이니까요. 물론 <X전차로 가자> 같은 작품이 있었기는 했지만 역시 실험적인 면이 강했던 작품이어서 일부 마니아를 제외하고서는 그다지 호응을 얻지 못했습니다. 귀여운 일본캐릭터들로 코믹한 전개가 주류를 이루던 OVA시장에 다른 분위기를 가진 주인공을 만들어 냈다고 봅니다.

다양해져가는 일본애니메이션 시장성을 충분히 알려주고 있는 작품이기도 한데 전에 홍콩에 놀러 갔을 때 이 작품이 방영되고 있어서 놀랐고 중국가수들 뮤직비디오에도 삽입되어 있는 것을 보았을 때는 이미 일본에서만 머물러있는 만화영화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런 작품이 있었으면 하네요. 만화영화 장르에서도 의미가 강한 작품이지만 이야기 자체는 그다지 재미없게 보신 분들이 많아서 우리나라에서는 묘하게 인기가 없었던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 1996

 

나름 여러가지 이야기가 있겠지만 데라사와 부이치(寺沢武一) 스타일은 연출가였던 카와지리 요시아키 구성과 잘 맞았다고 지금도 생각을 합니다.

그 극적인 연출력이 더해져서 원작 만화가 가지고 있는 재미 이상으로 많은 분들에게 행복한 매력을 알려주었습니다. 너무 개성이 강한 면 때문에 조금 성인취향 만화라는 말도 있었지만, 사실 테라사와 작품들에 등장한 여성 캐릭터들은 대부분 높은 노출도를 가지고 있어서 이 작품에서는 오히려 조금 얌전하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던 기억도 있습니다.

사실 이 작품은 원작 만화를 보고 즐긴 매력을 말하는 것 이상으로 이 애니메이션을 먼저 거론하게 됩니다.

물론 원작만화도 좋은 완성도를 보여줍니다. 다만 그것 이상으로 화면 구성 연출이 대단했습니다. '신의 눈동자을 가진 남자'라는 형태로서 볼 수 있는 재미와 긴장감도 좋았지만 역대 작품 중 가장 화면 퀄리티가 뛰어난 마력으로 다가왔다고 말을 할 수 있습니다. 이때만 해도 아직 메이저 브랜드에 대한 시장점유율이 높았고 OVA시장이 여러가지 실험과 더불어 성공과 실패를 동시에 보여준 아슬아슬한 시장이었기 때문에 카와지리와 매드하우스, 그리고 토에이 V시네마 브랜드는 굉장히 매력이 높은 작품을 만들었다고 하겠습니다. 물론 그 퀄리티는 여러가지 면에서 인정을 받아 좋은 평가를 지금까지도 남기고 있지만 실제 판매 실적은 미묘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엄청난 물량투자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일본경제, 엔화가치 상승에 따른 부분도 있었지만요.

개인적으로는 21세기에 들어서 CG아티스트로서 보여주는 데라사와 작품이 아니라 아직 에어브러시와 초기 컴퓨터 그래픽을 바탕으로 선사했던 그 세계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게 됩니다. 일본을 대표하는 캐릭터와 세계관을 보여주는 테라사와도 본래는 만화체 작가로서 시작을 하려고 했지만 스승인 데즈카 오사무(手塚治虫)는 오히려 극화체에 가까운 그림을 가진 그의 재능을 더 높게 봤다고 합니다.

덕분에 서양화풍에 가까운 캐릭터 조형과 연출에서도 많은 이야기를 해보지만 데뷔를 했던 1970년대에 있어서 여전히 노출도가 높은 여성 캐릭터를 소년만화잡지에 내놓는다는 것은 정말 많은 이들에게 충격적인 형태였다고 합니다. 과거 만화체 캐릭터가 노출을 하는 형태도 일본만화 시장에 있어서 이런저런 논이 있었는데 이번에 내놓은 테라사와 캐릭터는 말 그대로 실제 여성을 기준으로 많이 닮은 극화체 형태였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미국 성인잡지에서 일본인 에어브러시 아티스트로서 섹시로봇 붐을 일으킨 소라야마 하지메(空山基)같은 인물이 세상의 주목을 받았다는 점들을 말할 수있습니다.

일본 아트에 대한 여러가지 재조명이 이어지면서 일본의 자부심을 다시 살려줄 수 있는 여러인물상에 대한 평이 필요했고 그중에서 소라야마는 그 치밀하게 높은 묘사력으로 해외에서도 대단히 높은 평가를 받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역시 에어브러시작업을 바탕으로 한 표현과 플레이보이 잡지에서 볼 수 있을 정도로 높은 노출도를 자랑하는 캐릭터 구성을 보여준 이 테라사와 작품에 대한 평은 우선 그림과 캐릭터에서 여러가지 논을 불렀다고 합니다.

조금 같은 방향이라는 말도 있지만 테라사와 작품으로서 세상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그 SF묘사나 아이디어 평가가치는 굉장히 좋아서 코브라와 더불어 이 고쿠우도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당시 여러 일본SF작가, 또는 아티스트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는데 대표적으로 매력적인 가능성을 보여준 몇몇 만화가 중 그가 포함된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하겠지요.

특징이 강한 형태로서 기본은 서양 문화를 바탕으로 여기에 독자적인 일본식 아이템을 잘 섞어넣어서 기존에 없던 평가가치를 보여준 작가로 반응을 얻어냈습니다. 그리고 이 작품은 기존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더욱 세련된 캐릭터, 그리고 깊이감이 높은 능력치를 가진 존재로서 재미있는 구성을 보였습니다.

아쉽다고 한다면 애니메이션 자체 평가나 연출, 세계관, 캐릭터가 다 좋았는데 결국 원작은 4권분량, 애니메이션은 이 OVA 2편외에는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너무 제작기준을 높였기 때문에 제작비와 기간대비로 볼 때 수익이 나쁜 작품이 되고 말았다는 것이지요.

실제 1980년대 초에 기존 애니메이션 시장에 획기적인 방향을 잡은 오리지널 비디오 애니메이션 시장은 여러가지 부가적인 요소가 더해져서 급격한 발전을 합니다. 그러나 나름 상업성을 무시한 애니메이션 제작자의 취미지향적인 작품이나 너무 의미가 달랐던 예술지향성 작품들이 나오게 되면서 다양한 구색을 맞출 수 있었지만 결국 시장 자체가 확대와 축소를 반복하게 되는 계기가 됩니다. 그중에서도 80년대 중후반 작품들은 나름 통합시장(파이오니아, 빅터, 도시바, 소니 같은 영상소프트 판권확보에 열을 올린 회사들의 열정으로 유지된 시장) 형성과 더불어 사업구조를 따로 체크하게 됩니다.

제작자들은 나름 제한적인 TV나 영화 애니메이션 시장을 나와 독자적인 방식을 가진 시장을 만들었지만 자생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그런 부분에서 이 작품도 그런 시기 말기에 나와 충분히 좋은 매력을 가진 작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업적 가치과 상업적 흥행기준에 미달하는 것 때문에 아쉬운 마무리를 하게되었다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인적자원의 효율적인 작업량과 함께 특정 아티스트의 역량에 너무 크게 의존하는 작품에 대한 자체적인 비판도 있었다고 하겠습니다. 카와지리의 매서운 연출력이 큰 매력을 발휘한 작품이지만 장편으로서 구성되기에는 아쉬운, 그리고 아까운 작품이 되었다는 점에서 여전히 그 다음 이야기를 기대했던 작품이었다고 하겠습니다. -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