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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dware Story/Audio Goods

새로운 것이 꼭 좋은 것은 아닙니다

이 이야기는 대부분 여러가지 분야에서 적용되는 것이지만 오디오 분야에서는 정말 자주 거론되는 이야기라고 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신기술, 새로운 것에 대한 예진 브랜드에서 내놓았던 합성 소가죽 우퍼를 장착했던 북쉘프 스피커 '줄리어드86(Julliard 86)'와  mbl 브랜드에서 내놓았던 101스피커 였습니다.

예진은 이후에 소노다인(Sonodyne)브랜드로 이름을 바꾸고 한지(韓紙)우퍼도 선을 보였기 때문에 그 특징적인 매력은 오랜시간 기대해 볼 수 있었다고 하겠습니다. 소가죽과 한지를 이용한 풀레인지 스피커 유닛을 생산한다는 것만 보아도 그 특징적인 매력을 기억하지 않을 수 없는데 이런 시대의 변화는 대부분 자연스러운 저역음 재생과 공간감 형성을 위한 여러가지 시도 중 하나였다고 생각을 합니다.




일반적인 음 재생 능력기준으로서 CD재생능력치를 20Hz~20KHz로 볼 때 그것을 어느 선까지 완벽하게 재생할 수 있는가? 하는 부분을 이야기 하게된다고 하겠지요.

플로어 타입, 톨보이 구성을 가진 애들이라고 해도 20Hz에 도달하는 저역을 재생하는 것은 굉장히 무리였고 30~40까지만 도달해도 충분한 기준을 말하기도 했지요. 혼(Horn)타입 구성을 넣어서 음의 탄력과 공간감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저음역이 가진 무지향성 구성들은 아무래도 더 매력이 있는 소리를 만드는 기준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런 경우 대부분 '자연스러운 소리인가 아닌가' 라는 말이 꼭 나오지만 이제 전자음악, 만들어진 소리가 대부분이 시대에 있어서 하이파이와 대중기기의 음악적 재생능력에 대한 기준이라는 것도 또한 묘한 상황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아까말한 독일 mbl사의 무지향성(공간과 방향을 특정적으로 지정하지 않고 전방향으로 소리가 울리는 성질을 가진) 스피커 101시리즈에 대한 추억은 또 여러가지 중 하나라고 하겠지요. 대충 사진으로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일반 스피커 처럼 그 구멍이 있는 앞쪽에서만 소리가 들리는 것이 아니라 전방향으로 소리가 뻗어나가면서 복잡한 공간효과를 더욱 극대화시킨 사운드를 들려줍니다. 제가 사용하고 좋아하는 마틴로건, 정전형과 비슷하면서도 그 형태 사운드에 있어서 궁극의 도달점에 있는 스피커라는 소리를 많이 듣고 있는 아이입니다. 그쪽 취향을 선호한다는 것 때문에 저도 역시 관심을 가지고 들어본 아이템인데, 앞서 마틴로건 브랜드 이야기를 할 때와 마찬가지로 이 쪽 애들은 공간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울리기 어려운 애입니다.

일반 AV세팅으로 80~100인치 정도되는 화면을 간신히 구성할 수 있는 공간 정도로는 어림이 없는 사운드 퀄리티를 가지고 있어서 그보다 더 좋은 환경, 넓고 높은 공간을 확보하지 않고서는 이런 비싼 몸뚱아리를 가져다 놓을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려준다고 하겠지요.

취향적인 소리 기준은 이쪽에 호감이 가는 것은 맞지만 도전히 제가 사용하기에는 공간제약이 심해서 어찌 해볼 수가 없었다고 하겠습니다.




지금에 와서는 궁극의 하이엔드 하이파이 사운드 시스템 중 하나로서 이런 모델까지 나와있으니 더더욱 그렇다고 하겠지요.

DAT 장비를 구입하여 직접 생음(生音)을 녹음 수집해서 듣고다닐 때도 묘하게 현실의 음과 녹음된 소리의 구분, 그리고 자연스러운 소리와 재생시켜서 사람의 기억을 자극하는 소리로 재구성하는 부분은 완전히 다른 것이라는 것을 또 한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심리적인 효과도 더해져서 그것이 주는 만족감, 이해도, 또는 착각이라는 부분까지 생각해보면 참 많은 기준을 보여주지요.

영화나 음악효과를 더해서 구성하는 장면 연출이 필요한 작업 등에서는 더더욱 골치아픈 과정을 보여줍니다. 유명한 것을 예로 들어본다면 라디오 드라마에서 해변가 파도소리를 내기 위해서 곡물들을 흔들어 내는 것으로 위장하는 것들이 있지요. 그 소리 하나만으로는 알 수 없지만 바닷가에 갔다는 장면을 연상시키는 대사나 설명을 더함으로서 그 소리가 가진 신빙성을 다르게 인식시킨다는 것입니다.


반면, 마주하고 있는 스피커, 오디오 시스템에서 만나보는 소리는 보면서 듣는 효과가 덩달아 있기 때문에 여러가지 착각, 또는 기준되는 소리에 대한 감상을 달리 말해주기도 합니다. 뻔한 것 같은 기준보다는 조금 다른 매력,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의욕을 불태우게 하지만 좋아하는 소리나 새로운 장비가 꼭 자신의 원하는 환경에 적응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되지요.

일본에 갔을 때 STAX라는 브랜드에서 만들어진 헤드폰을 봤을 때는 "내가 좋아하는 소리다!"라고 단번에 호감을 표현했지만 실제 사용에 있어서는 무척 불편한 애였습니다. 때문에 실제 헤드폰을 실내에서 쓸일이 많았던 일본(일본 가정환경상 큰 소리로 음악 감상을 하는 것은 주변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지요. 소음 신고나 불편신고를 당하면 참 거시기 하니까요)에 비해서 한국에 돌아와서는 그런 구분이 크게 없어지면서 STAX를 쓸 일이 없어졌지요.




STAX헤드폰은 제가 구입한 것과 조금 다른 스타일이지만 (제것은 더 촌스러웠습니다) 대충 이런 모양을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제가 좋아한 정전형, 마틴로건 스피커 타입을 헤드폰으로 만들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때문에 전용 앰프와 특징이 있는 스타일을 가진(이것을 쓴 상태에서 눕거나 옆으로 뒹굴거나 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애들을 사용하면 참 눈물나지요. 소리, 좋아하는 소리를 듣기위해서 폼이나 다른 행동을 포기해야한 제약같은 것이 생깁니다. 물론 저는 이것을 쓰고 밖에 나가보고 싶어했던 적이 있습니다.

전용 앰프를 외출할 수 있도록 개조할 생각도 했었으니까요. 물론 쓸데없는 야망이었고. DAT와 STAX를 물려서 듣는 작은 행복으로 만족을 해야했습니다.


다만 이 스타일은 스테레오 이미징, 공간감 형성에 있어서 언제나 말하는 부분, 저역의 부자연스러움, 강하고 힘이 있는 남성보컬을 확실하게 밀어내지 못한다는 말을 듣습니다. 때문에 여성보컬이나 소규모 편성곡, 현악기나 피아노 연주에서는 탁월하지만 그외 영역에서는 아무래도 불만을 토로하게 된다고 합니다. 특히 오페라 아리아 같은 것을 듣는 분들에게 있어서 미묘한 아쉬움을 나타내게 한다고 하겠지요.

더더욱 AV용으로 쓰기에는 제약이 많은 아이템이라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개성적인 디자인과 함께 특징이 강한 사운드 쾌감은 알려주어도 그만큼 고생을 시킨다는 것이지요.

물론 쓸데없이 귀를 버린다는 의미에서도 신기술, 새로운 장비에 대한 감각적인 고생길도 추가됩니다.


충분히 괜찮은 사운드에 만족을 하고 살고 있는데 이상한 곳을 기웃거리다가 괜히 귀만 버리고 와서 한동안 고민을 하게된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신기술, 신장비 발표 전시회라는 것은 그런 것을 가지고 있지요.




예나 지금이나 별것 아닌 것 같은 작은 변화, 디자인적인 매력이라고 해도 그 디자인의 변화에는 틀림없이 더 좋은 무언가를 만족시켜주는 것이 있습니다.

때문에 자꾸만 고심하게 되는 것이지요. 과거에 가지고 있었던 정체성 없는 소리통과 달리 지금은 각 브랜드별 특징, 고정적인 이미지를 타파하는 새로움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 덕분에 새로운 집, 설계, 인테리어를 하는 분들에게 있어서 새로운 장비, 새로운 모양은 언제나 화두가 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에 와서보면 결국 새로운 성능이냐 새로운 디자인이냐 하는 부분을 한쪽만 만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왜 그런 성능과 디자인을 설계하게 되었는지를 사용자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하면서 접근하는 문화적인 자세들을 보게됩니다.


20~30년전만 해도 그것을 알아보기 위해서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귓동냥을 하러 다녀야 했지만 지금은 조금씩 그런 부분이 다른 성향을 가지고 접근할 수있게 된다는 것이지요. 문화, 사회, 경제, 서비스 측면에서 좋아진 것이라고 하지만 그냥 싸구려 라디오에서 나오는 소리에 만족을 하던 행복지수에 비하면 지금 상황이 월등하게 편하고 좋은 세상임에도 불구하고 비교해봐야 할 것이 더 많아진 만큼 묘하게 불편하고 힘든 노력을 요구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