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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dware Story/Classic Goods

데굴데굴 2호기를 위한 것들

해외여행에 있어서 부가적인 것으로 쇼핑을 말하는 경우가 있지요.

아니, 어느새 여행의 기본이 쇼핑이라는 것에 중심을 두게 되는 경우도 많이 보게 됩니다.

어떤 나라에 가서는 사 올만한 것이 없다는 말도 하지만 일본이라는 나라는 은근히 쇼핑해볼 만한 것들이 많은 나라입니다.


떠나기 전에 알아둔 부품은 이것 하나뿐입니다.

사실 이때만 해도 일본에서만 구입이 가능한 제품이었지만 현재는 한국에서도 정식 판매를 시작했기 때문에 국내에서 구입을 하려면 가능한 아이템이지요.



스타일이 살아있는 Knog Oi 벨

예, 녹(Knog) 브랜드에서 새롭게 내놓은 'Oi 벨' - 좀 이상한 명칭이라서 '오이벨'이라는 명칭보다 '녹 벨'이라고 부르는 사람이 더 많다고 합니다 - 정도만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 이런 것들을 직접 구입하러 갈지 안 갈지는 일정에 잡아두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마침 오사카에 있을 때, 하루 정도 비로 인해 관광에 적합하지 않은 상황이 생겨서 둥가 둥가 한마음으로 일본 최대의 자전거 체인 숍 '와이즈로드 (Y's Road)' 오사카 본점에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전에 한번 지나다가 들린 적이 있어서 위치는 알고 있었고, 오사카 주유패스를 사용할 때라서 여유 잡고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몇몇 일본 자전거 전문점을 다녀봤지만 아무래도 좋아하는 제품군들을 한꺼번에 몰아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좋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만 안타깝게도, 목표로 삼았던 녹 오이벨은 품절이었습니다.

참고로 일반 제품군 23mm 직경을 가진 일반 벨들은 여유분이 남아있었지만 로드 사이클에 사용하는 32mm 직경을 가진 제품들이 전부 매진이었다는 것입니다. 발매는 10월 초순에 시작했는데 현재는 다음 물량이 들어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훌쩍.


그렇게 되니 아무 생각 없이 들린 곳이라고 하지만 좀 서글퍼지지요.

그래서 다른 것들을 골라봤습니다.



우선은 안장입니다.

모든 이들의 대표적인 선택영역이라고 하지만 이쪽 자전거 안장, 새들 제품군은 상당히 많은 브랜드와 가치관을 보여주는 타이틀이 존재하지만 그것을 모두 경험하기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게다가 저처럼 달리는 것이나 속도 내는 것이 목적을 둔 것이 아니라 레저에 가까운 널널한 여행자 타입에는 폭신폭신한 안장이라는 것이 참 필요하지요.


이 페브릭(Fabric) 브랜드에서 나온 스쿠프(Scoop)시리즈는 은근히 인기를 끌고 있고 일본은 물론 한국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 물론 이것은 구입 후에 알아본 것입니다 - 

신규 대만 브랜드로 몇 년 전부터 개성적인 디자인과 소재를 통한 제품들을 내놓고 있는데 편안함을 중시한 설계를 보여서 제법 재미있는 가능성을 개척하고 있다고 하지요. 제품에 따라서 가격대가 다르기는 하지만 이 녀석의 공식 가격대비로 보면 한국보다 일본 쪽이 싼 것은 맞습니다.

와이즈로드는 '외국인 면세'가 적용되는 점포이기 때문에 조금 더 에헤헤 할 수 있다고 하겠습니다.


제가 구입한 모델은 스쿠프 모델 중 크로몰리 소재를 사용했고, 레저 라이딩용입니다.

이쪽 제품군은 레저, 스포츠, 스피드용으로 나누어져 있고 디자인도 조금씩 다릅니다.

저야 언제나 널널하게 달리는 타입이니 이 정도로 충분하다고 생각을 하게 됩니다.



다음에 신경을 쓴 것은 '프런트 라이트' 입니다.

일본은 국내 규정이 조금 달라지면서 엄격한 안정성을 기반으로 충전식 제품들이 주로 시장에 분포되어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예상하던 것과 달린 대부분 다 충전식 제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어서 좀 개성적인 제품을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예, 대부분 우리나라에서도 취급을 하고 있는 제품과 중복이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어찌할까 하고 있었는데 저쪽 한편에서 이쪽 제품들이 진열되어 있더군요.

따로 사진을 찍어두지는 않았지만 곰, 판다, 강아지, 고양이, 원숭이 같은 동물들을 기반으로 한 충전식 프런트 라이트였습니다.

아우~!

선물용으로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주니멀(Zoonimal) 브랜드입니다.

본래 타이완 브랜드인데 엄청난 인기를 기반으로 현재 홈페이지도 타이완에서 일본으로 이동되어 있습니다.


구입 후에 인터넷을 통해 알아보니 제법 인지도가 좋고, 무엇보다 귀엽기 때문에 아동이나 여성 라이더들에게 인기라고 합니다.

성능은 뭐 그냥 보통, 기본으로 구입하는 제품군 정도이기 때문에 그것들과 가격을 비교하면 쓸데없이 비싼 것이 맞지만 그 가격을 충분히 지불하고 접근할 수 있는 즐거움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참고로 저는 제 로드, 데굴데굴 2호에 장착을 했습니다만 기본 설치는 아동용이나 일반 시티타입에 어울릴 것이라고 봅니다.



제가 구입한 것은 USB 충전 타입으로 가장 만만한 디자인만 보고 결정을 했습니다.

원숭이나 판다 타입이 은근히 잘나간다고 합니다.

참고로 배터리 타입은 국내에도 정식으로 수입이 되어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 좀 사용을 해보고 괜찮으면 몇 종류 더 구입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리어 라이트입니다.

본래 이런저런 바이크쇼에 등장하는 화려한, 굉장히 기능적인 제품군들을 많이 봤지만 정작 실 사용에 있어서 그렇게 많은 활용도보다는 안정성과 기본에 충실한 미니멀 제품군을 선호하는 것도 이해가 됩니다.

이 녹 블라인더 라이트는 한국에서도 판매 중이고 은근히 가격을 비교해보면 한국이 더 싸게 유통되고 있습니다.

구입을 할까 말까 하다가 이왕 살 때 몰아서 구입하자는 생각에 그냥 덜컥 구입을 했습니다.


역시 USB 충전식입니다.

리튬 이온 충전 방식이 선호되는 것은 같은 효율 구성에 있어서 훨씬 더 밝은 빛을 출력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충전 방식에 대한 선호도나 자유도는 아무래도 전지를 사용하는 타입보다 조금 떨어질 수 있겠지만 충격 등으로 인해 분리되거나 생활 방수 처리 등에 있어서 유리한 점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대부분의 장비들은 충전식으로 바뀔 것이라는 말을 하더군요.


이 제품은 국내에서도 충분히 알려져 있는 브랜드고 신뢰도도 높은 제품군이라서 별 부작용 없이 잘 달아서 쓰고 있습니다.

신기한 것을 원하는 분들에게는 조금 더 매력적이고 화끈한 제품으로 접근하는 것도 좋겠지만 뭐 저로서는 만만하게 좋습니다.



자전거 바 테입(BAR Tape)입니다.

실상 로드를 타시는 분들에게 있어서 얼마 되지 않는, 멋부릴 수 있는 아이템 중 하나라고 합니다.

누구는 '넥타이' 같은 존재라고 말씀하시는 분도 있고, 실 주행에 있어서 꼭 필요한 아이템이라고 말씀하시는 분도 있지만 저는 뭐 그냥 편의성이 중심입니다.

참고로 이 리저드 스킨(Lizard Skins) 브랜드는 귀국 후에 알았지만 유명하고, 국내에서도 널리 알려진 브랜드라고 합니다.


제가 구입한 것은 리저드 스킨 브랜드에서 나온 DSP 3.2mm 모델입니다.

로드 쪽을 타시는 분들에게 있어서 "3.2mm?" 라고 의문 부호를 날리실 분들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날렵하고 경량을 중시하는 로드 타입에서는 대부분 1.5~2mm대 제품군을 선호하는 것이 사실이니까요.

저는 뭐 널널하게 소프트하게 타고 다니는 것을 중시하다 보니 이것으로 고르게 되었습니다.

처음 구입 목적은 그래도 외국에 와서 구입하는 제품이니까 한국에서도 있는 브랜드, 제품과는 다른 무늬나 색상을 가진 제품을 고르려고 했습니다. 마침 우리나라에서는 수입이 되지 않은 체크무늬나 독특한 컬러가 있었지만 그쪽으로는 3.2mm가 없어서 조금 고심을 했습니다.

그러다 결국 멋보다는 실용적인 부분에서 오래 타도 손목 저림이 덜하는 효율을 우선시해서 이 3.2모델을 고르게 되었습니다.

국내에서도 점포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이 컬러는 들어와있지 않은 것 같아서 나름 선택을 잘 했다고 생각을 합니다.


제품 타이틀인 DSP는 Dura Soft Polymer의 약자입니다.

실제 데굴데굴 2호에 장착해보니 폭신폭신해서 좋습니다. 에헤헤.


이후 겨울 시즌을 대비해서 장갑을 하나 구입하려고 했더니 그쪽은 '웨어'이기 때문에 점포가 다르다고 하네요.

친절하게 알려준 그대로 가보니 한 블록 지나서 이 '와이즈로드 웨어'점포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와이즈로드 오사카 본사는 큰 대로 쪽에 있어서 몇 번 지나가면서 볼 수 있었지만 웨어 쪽은 조금 안쪽에 있어서 본 기억이 없었는데 바로 알아볼 수 있는 구성으로 되어 있어서 에헤헤 했습니다.


참고로 저는 여기서 무엇을 구입하지는 않았지만 담당 점원, 그리고 점장과 즐거운 담소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주제는 "외국인이 와서 구입할 일본적인 아이템 - 나 외국에서 이거 사왔거든 이라고 은근히 뻐길 수 있는 아이템"이었습니다.

오사카 지역을 중심으로 한 외국인, 관광객 유치 프로그램이 확산된 지 이제 5~6년 정도 되고 있지만, 여전히 대중적인 접근과 다르게 세세한 접근성에 대한 이해관계는 당사자들에게 있어서 어느 정도 흥미로운 부분이라고 하게 될 것 같습니다.


특히 자전거 부품, 관련 상품들은 일본산 못지않게 해외산 브랜드의 입지가 강하기 때문에 경쟁적인 부분도 있다고 하겠습니다.

한국유통구조와는 다른 형식으로 진행되는 점도 있지만 '가격적인 메리트'만으로 거론하기에는 어려운 것이 맞습니다.

당장 중국 브랜드의 약진과 접근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실제 일본도 은근히 유럽제 자전거에 대한 우월성이나 브랜드 가치를 우선시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어서 일본산에 대한 자부심과 더불어 제품 판매에 있어서 전략적으로 다르게 바라볼 수 있는 점을 찾아보게 됩니다.


제가 원한 것은 '일본까지 가서 사온 것이 티가 나는 장갑'이었습니다.

펄이즈미를 비롯한 여러 브랜드가 한국에도 들어와 있지만 컬러나 디자인 영역이 너무 좁아서 그래도 좀 있어 보이는 디자인을 한 제품을 하나 사들고 갈 생각이었는데, 정작 일본에 와서 봐도 그렇게 달라 보이는 것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꼭은 아니라고 해도 일본까지 와서 구입해가는 제품군인데 가격적인 이익이 있는 제품과 함께 일본이니까 사갈 가치가 있는 제품이라는 것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나누다 보니 점장이 추천해준, 오리지널 일본 브랜드가 있었습니다.



유럽으로 치면 조금 빈티지에 속하는 어반 타입 라이더들에게 어울리는 제품군을 내놓는 곳인데 'RIN PROJECT'라고 하는 곳이더군요. 무엇보다 저에게는 은근히 저 사이클 캡과 바이저에 감성이 쏠리는 것을 느꼈습니다.

전시된 제품은 컬러가 조금 한정적으로 제한되어 있기는 하지만 다양한 색상 조합을 통해서 자신만의 폼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서 흥미가 생겼습니다. 카탈로그 사진을 잘 보시면 점장이 사용하고 있는 제품은 파랑+하양+빨강이었거든요.

본사는 도쿄 아사쿠사에 있다고 해서 그쪽에 갈 때 들러보면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リンプロジェクト rin project

 


참고로 매장에 전시되어 있던 모델은 이것이었습니다.

이것을 구입하느냐 마느냐 조금 고심을 했더랍니다. 노랑이 좀 그러해서 - 저라면 푸른 녹색이나 화이트 계열이었으면 했지요 - 결국 구입을 보류했고 나중에 도쿄에 갈 예정이니 시간이 되면 들러봐서 커스텀 조합이 가능한지 알아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카탈로그도 받아왔지요.

단, 일본, 도쿄에 갔을 때 일정이 좀 어정쩡하게 진행되어 결국 이 점포에는 가보지 못했습니다.

시간과 방향 조절을 못 해서 아사쿠사 센소지나 스카이 트리 쪽으로 가기 전에 들렸어야 하는데 센소지 쪽으로 먼저 가는 바람에 이쪽에 들리지 못했더랍니다.

다음을 기약해보게 됩니다.


그리하여 저는 데굴데굴 2호를 위한 작은 아이템 몇 개를 구입해왔습니다.

이런저런 장착도 해서 한두 번 굴러도 보고요.

날씨가 쌀쌀해서 아직 장시간 굴러보지는 못했지만 꾸준히 즐거운 라이딩을 위한 접근은 계속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