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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dware Story/Audio Goods

새로운 애들이 많네요 - 2015년 12월에 만나는 헤드폰들

새로운 애들이라는 표현을 쓰기에는 조금 그렇고, 제가 새롭게 만나보는 애들이라는 표현을 써야겠지요.

겨울에 귀마개를 하는 것이 꼭은 아니겠지만 귀마개에서 소리도 나와주면 좋겠지요. 그러다 보니 꼭 이런 시즌에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여름에는 이어폰과 같은 가벼운 애를 선호하지만 결국 추운 바람과 함께 맞이하는 소리의 향연이라는 것은 필요한 것 같습니다.

본래는 아웃도어, 밖에서 사용할 녀석을 새롭게 찾아볼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신제품들이 나온 것도 있고, 한동안 거리를 두고 있었던 것도 있어서 조금 더 알아보려고 했지요. 그랬더니 뭐 이렇게 새로운 것들이 많이 나와있는지 말입니다. 덕분에 일본, 덴마크, 미국에 사는 취미인들과 열띤 채팅과 함께 이런저런 의견까지 나누어가면서 들어볼 만한 신제품 이야기들을 하게 되었고 이후에 조금씩 들어볼 수 있는 애들을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우선 기준을 두고 접근을 해야 하는데 워낙 막강한 실력과 음질, 그리고 개성을 보여준 PHILIPS의 피델리오(Fidelio) X2를 기준점으로 삼았습니다.

이건 달리 말을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이만한 느낌을 주는 실내(+실외 사용도 가능한)용 음악 감상용 헤드폰은 한동안 보기 드물다고 하니까요.

너무 최신 제품과 비교하는 것은 잔혹하다고 말을 할 수도 있겠지만 그나마 X2는 작년에 나와서 그 기준을 모두가 인정하고 있다 보니 다른 말을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예외성이라고 하면 표현되는 성질적인 부분 때문에 GRADO 제품군과는 확연하게 다른 방향성을 생각해보게 된다고 하겠습니다.




우선 결론 부분을 말하자면 파이널(final)브랜드의 '소노러스 6 : SONOROUS VI'라는 모델이었습니다. 

냉담한 표현을 쓴다면 밖으로 가지고 나가서 사용하기에는 어려운 놈이라는 점 때문에 제가 실사용을 하기에는 어려운 모델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가라는 기준에서는 상당히 매력적인 능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사실 이어폰 분야를 통해서 다이내믹 드라이버와 BA(밸런스 아마츄드) 유닛을 더해서 만든 제품들은 조금 있었습니다. 헤드폰 분야에서 그것을 완성한다는 것은 의미가 있을지 어떨지 몰랐지만 이 브랜드가 만든 이 제품군은 아주 확실하게 그 가능성을 보여주었다고 하겠습니다.

무엇보다 그 브랜드만이 가질 수 있는 '화려한 음색 표현능력'라는 점에서 4명 중 2명에게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게다가 이 높은 능률, 효율성이 강해서 어지간한 기기에 그냥 연결해도 바로 바로 소리를 뽑아줍니다. 기준으로 잡은 피델리오X2도 그렇지만 울리기 어려운 헤드폰은 아무래도 부가 금액을 추가하는 방향을 잡지 않으면 어정쩡 해지니까요.

게다가 밀폐형같이 생겼지만 사실은 오픈형 구조에 가까운 구성과 공간감 표현에 있어서 정확도도 뛰어나다는 점때문에 좋았습니다.

금속 하우징 디자인도 좋은데 반면 이 부분이 발목을 잡아서 아웃도어용으로는 부적합하다는 이야기를 해보기도 합니다. 게다가 의외로 제품 자체가 무겁게 다가와서 좀 아슬아슬합니다. 착용감은 좋은데 장시간 착용을 해보지 않아서 어떻다고 말하기는 어렵지요.

더불어 보면 2명이 음향 엔지니어라는 점도 있어서 해상도는 일반인 기준보다 높은 편인데 그 기준을 충분하게 만족시켜준다는 점에서 놀라웠습니다. 가격 대비로서 X2보다는 2배 가까운 금액이라는 점이 마이너스 일 수 있겠지만 X2와는 다른 음색으로 확실하게 개성적인 소리를 들려준다는 점만으로 들어볼 가치가 충분하다고 하겠습니다. - 그러나 이 브랜드 제품들을 기준으로 하면 저렴한 편(?)이라는 농담도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번 청음 평가 기준에서는 별다른 부분이 없이 도전을 했지만 가격적인 부담도 조금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구입을 해서 사용한다는 기준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그냥 아웃도어용으로 나쁘지 않은, 보통보다 조금 좋은 정도 제품을 생각했습니다. 지금 시대를 기준으로 하면 약 20만 원대, 조금 더 써서 30만 원대 제품 정도를 생각하고 있었지요.

실제 고음질 음원들이 계속 나오고 있고 그 정도(精度)를 충분히 만끽하게 해주는 제품들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 제품 기준이 많이 넓어졌습니다. 그래서 그 정도로만 생각을 했는데 이미 귀가 썩어버린 취미인들이다 보니 조금 더, 더, 더 하다가 결국 100만 원대까지 가보고 말았습니다.

이게 좋은 것은 아니지요.

집 방구석에서 일반 오디오를 쓰고 있는데 일부러 헤드폰까지 더 좋은 무언가를 바라면서 간다는 것은 낭비입니다.

게다가 이미 스탁스 구형 람다(Λ) 스피릿, 그라도 325i, 필립스 shp-9500가 있고 사용빈도가 많이 떨어져서 저쪽으로 간 오디오테크니카, 소니, 젠하이저, 슈어, 파나소닉 제품들도 있습니다. 앞서 말한 스탁스와 그라도, 필립스는 전부 구동되는 음질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구분을 하려고 쓰는 것이지 결국 음악 감상은 스피커로 하고 있기 때문에 좀 그렇지요.


그런 상황에서 뭘 또 알아보겠다고 돌아다녔는가?

라는 질문을 받으면 정말 바보짓이 맞습니다.

그런데 돌아다니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또 들어보고 에헤헤 하면서 침 흘려보고 하는 것이 인지상정인 것 같습니다.


대략 들어본 애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OPPO PM-1

FOSTEX TH500RP

GRADO PS500e

GRADO SR325e

KEF M500

beyerdynamic DT990 PRO

AKG Q701

KOSS ESP950 

audio-technica ATH-AD2000X

SHURE SRH1440

입니다. 

비교평가를 위해서 다시 들어본 것도 있지만 

여기에

STAX SR-L500 - 신세대 람다 라는 녀석인데 이쪽은 들어볼 예정입니다. 일본에서 평가는 이미 좋습니다.

ENIGMA ACOUSTICS DHARMA D1000 - 요 애도 정전형인데 별도 앰프가 필요 없이도 구동이 된다는 점때문에 흥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9일간 몰아서 청음하고 다녔기 때문에 이것이 좋은 방향이라고 보기에는 어렵습니다.

그나마 CD와 음원 파일을 가지고 다니면서 청음하는 기준을 두기는 했지만요.


오히려 옆으로 빠져서 신형 미니 북쉘프 스피커들도 들어보면서 또 다른 감상을 만들어보기도 했습니다.

의외였다고 하겠지만 기존 북쉘프보다 더 작아진 미니~북쉘프는 거의 생각을 안 하고 있었는데 PMC에서 나온 DB GOLD1은 확실히 괜찮더군요. 무척 좋은 밸런스에 놀랐습니다.




이런저런 형태로 자꾸만 옆으로 새고 말았지만 몇 년 주기로 이런저런 제품들을 들어보고 다니는 것은 취향적인 것과 함께 새로운 시대의 변화를 알아볼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하이파이적인 환경이나 음질에서 추구하는 방향은 어느 정도 제 기준에서 만족하고 있기 때문에 더 늘려가는 짓은 안 하고 있지만 은근하게 다가오는 헤드폰 분야는 확실히 촉감이 오는 부분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물론 고음질 소스가 꾸준히 공급될 때 그것을 만끽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겠지만요.

사실 아웃도어 용 헤드폰이라는 첫 기준에서 볼 때 만족할 수 있는 애는 없었다는 것이 사실이지요.

그나마, KOSS ESP-950이 배터리 팩을 장착한 앰프 구동을 선보였고 적당히 괜찮은 중립 성향을 보여주어서 구입을 하려고 했더니 주문을 하고 2달은 기다려야 한다는 것 때문에 바로 포기를 했습니다. 훌쩍.

그러다가 생각이 바뀌어서 그냥 신형 스탁스 제품도 알아보고, 아는 친구가 구입한다고 하니 그때 들어보고 또 기준을 바꾸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물리적 수치를 기준으로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환경을 생각해보는 것이 맞지만 사실 어떤 음악을 어떤 음원으로 어떻게 재생해서 듣고 있는가도 중요한 기준입니다. 그나마 헤드폰은 공간 제약이 덜하니까 PCFI를 기본으로 하시는 분들을 포함하여 많은 분들이 손쉬운 하이파이 영역으로 접근할 수 있겠지요.


기준만 따지고 보면 손쉬운 구동능력과 좋은 음색을 잘 표현해주는 싼 모델이 최상이지만 전체적인 제품들을 돌아보면 아까 말했던 기준 제품 피델리오 X2밖에 없습니다.

취향적인 면을 고려해서 보면 그라도의 325e겠지요. 325i라는 전전 세대 모델을 쓰고 있기 때문에 따로 구입 목록에 넣지는 않았지만 최신 제품군에 속하고 업그레이드된 부분이 어떤 것인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중간에 나온 is모델은 전형 들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한 단계 넘어서 들어본 셈이니 그 변화 자체를 예측하기도 쉽지 않았지만요.




워낙 뻔한 스타일에 조금 더 강한 개성이 추가되었다고 보기에는 어렵겠지만 변화된 음질과 개성, 그리고 만족스러운 해상도는 여전했습니다.

제가 날려먹었던 그라도제품을 생각하면 (저는 아웃도어로 사용했고 덕분에 비바람 눈 맞아서 사망했지요 - 그것도 2개나) 또다시 잔혹한 역사를 말하게 되는 것은 아닐지 걱정도 되었습니다.

레퍼런스라고 말할 수 있는 기본 헤드폰 영역과는 확실히 다른 점을 가지고 있는 그라도 브랜드는 평가기대치가 다르기 때문에 그것을 확실히 비교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물리 수치만 봐도 주파수 특성이 18~24,000 Hz이고 32Ω에 감도도 98 dB S.P.L. at 1 mW입니다.

여타 제품군과 비교해봐도 우수하다고 보기 어려운 점들이 많지요. 게다가 속칭 '막 되어먹은 디자인인 주제에 가격은 비싸니' 이쪽 취향이 맞지 않는 분들에게는 평가 외 브랜드라고 하겠습니다.

마침 신규 e시리즈가 붙은 PS500e도 함께 있어서 들어볼 수 있었지만  특성치라고 해도 14 ~ 29,000Hz 정도만 차이 날뿐이라서  20여만 원 정도 하는 차이 금액을 가지고 뭐라고 설명하기 어렵기도 합니다. 그나마 조금 더 뽀대가 있는 금속 하우징이겠지만 그게 이번 e모델로 바뀌면서 325도 플라스틱에서 금속을 들고 나와 디자인 만족도를 바꾸어주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그라도는 그냥 그라도일 뿐이라는 말도 하게 됩니다.


그래도 좋아하는 소리인데 파이널의 소노러스6가 그런 느낌을 충분히 만족시켜주면서 더불어 질적 음감도 풍만하다는 점에서 이번 비교에 있어서 우위를 차지했다고 하겠습니다. 소노러스6와 PS500e가 비슷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는 점을 본다면 확실히 호불호를 가리기 어려운 싸움이었다고 하겠습니다.



상위기인 700과는 드라이버 판막 디자인인 다른 점을 빼고 물리 수치가 같은 STAX SR-L500은 이번 가을, 10월 말에 발표된 신모델로 중국에 자본흡수가 된 이후에 나온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하겠습니다. 물론 007과 009도 어떤 의미에서 상위에 속한 기술적인 개성과 함께 고급시장의 정점을 자랑한다고 하겠지만 이쪽은 말 그대로 하이파이 음악감상을 위한 제품군을 기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잡식 성향을 가진 저에게는 부담되는 애라고 하겠지요.

방구석 오디오들을 전부 치우고 가라면 할 수 있겠지만 그렇게까지 할 이유가 없다 보니 신형 중에서도 제일 저렴한(?) 500에 눈을 돌리게 됩니다.

나온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007과 기존 500번대 제품을 가지고 있는 일본취미인의 말을 빌려보면 확실히 미묘하지만 섬세한 음장 표현이 더 나아졌다고 합니다. 구동 앰프는 기존 것을 사용했기 때문에 그 특징적인 매력을 확실하게 구분할 수 있었는데 영화 감상에 있어서 대화 부분이 조금 더 윤기 있게 느껴졌다고 하는군요.

나중에 따로 들어볼 기회를 잡아야 하겠지만 은근히 쏠리는 매력이 있습니다.

단, 이 제품군은 말 그대로 뽀다구가 전혀 안다는 방구석 시스템의 정점을 보여주기 때문에 이해가 없는 사모님, 여친님을 속이기 좋은 제품이라는 농담이 통하기도 합니다. 007이나 009모델은 품격이 달라서 가격으로 뻥을 칠 수 없지만 신구 람다 모델들은 베이직 스러운 촌스러움을 꾸준히 간직하고 있어서 은근히 다른 용도로 사용될 수 있는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봐라 싸구려 티 팍팍나는 중국산이야."

라는 말이 통한다는 것이지요. - 단 중국산이니까 싼티 난다는 의미로 쓰기에는 중국 브랜드들이 무섭게 약진하고 있지요.


이 500모델은 정식으로 '람다'명칭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Advanced lambda'라는 드라이버 특장점을 내세우면서 신세대 람다라고 일컬어지고 있습니다. 진동막 선택을 조금 달리해서 00~시리즈에 육박하는 제품들을 사용했고 700모델은 00시리즈와 같은 구조 확장을 통해 중역대의 풍만함과 저역대의 든든함을 확실하게 잡았다고 합니다. 은근히 기대는 되지요. 꼬라지는 뭐 그렇지만요.




포스텍(FOSTEX)이 자랑하는 TH500RP는 브랜드의 이미지를 많이 바꾸어준 모델이라는 이야기를 들었고 그 점을 중시했지만 그 고운 숨결 같은 소리를 들려주는데 있어서 48Ω / 93dB/mW 감도 때문에 확실히 앰프나 DAC의 특성을 빌리지 않고서는 매력만점이라고 말할 수 없었다고 하겠습니다. 이 부분은 음질적인 추구 방향이 상당히 부드럽고 감미로운 편에 속하지만 능률이 나빠서 편리한 제품은 아니라는 말을 할 수 있었지요.

가격을 생각하면 역시 울리기 좀 어렵고 좋은 소리를 내주는 베이어다이나믹(beyerdynamic) DT990 PRO가 절반 정도 가격에서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미묘하지요.

전체적인 특징을 제대로 알아보기 위해서는 자주 청음 하는 음악 장르와 주변기기와 연결을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서 달라지는 변화무쌍한 매력을 주로 보고 선택해볼 수 있는 제품이 아닐까 합니다. 진공관 계열과 트랜지스터 계열 앰프에서 확연하게 다른 성격을 알려준 것을 보면, 저음역의 부풀림이 다르게 다가오는 점들을 봤을 때, 평면 진동판이 가진 매력 점을 충분히 계산에 넣은 구성이라고 하겠습니다.


솔직히 이 정도 기준에 이 정도 매력적인 부드러움이라면 대편성곡이나 오페라, 라이브 음원에 대해서도 충분히 재미난 매력을 보여주겠지요.




그런 점에서 한동안 국내에서는 제대로 들어볼 곳이 없었던 OPPO의 PM-1은 확실히 효율과 개성, 그리고 다양성에 있어서 좋은 부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개방감과 특징이 있는 무언가가 떨어진다는 점 때문에 우선은 뒤로 둘 수밖에 없었지만 개인의 취향과 사용도에 따라서 충분히 고급스러운 매력을 알려준 애라고 하겠습니다. 아웃도어용으로도 잘 활용될 수 있을만한 매력이었기 때문에 한때는 우선순위에 두었지만 정작 소리판을 제대로 울리면서 감상하는 기준이라는 것을 만나기에는 또 어려운 제품이라는 인식도 생겼습니다.

전에 홍콩에 갔을 때 잠깐 들어봤을 때와 달리 지금은 구동 앰프의 특색도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굉장히 뜨거운 느낌을 받았거든요.

근래에 많이 이야기하는 플랫, 평탄한 주파수특성치를 가지고 모니터링 기준을 삼는 것은 당연하고 이후 브랜드의 튜닝에 따라서 어떤 개성과 해상력을 가지는가에 중점을 두게 되는데 브랜드 튜닝과 상관없이 모니터링 제품과 같은 성격을 가진 제품이라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가격 부담이 있는 사람에게는 하위기종이면서 능률도 좋은 PM2나 3도 좋은 선택이 될 것 같지만 이쪽은 미처 들어보지 못했기 때문에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도 이런 깔끔한 디자인과 높은 능력은 기억해둘 제품이라고 하겠습니다.


중간에 하이파이맨이나 AUDEZE제품군에도 호기심을 가졌는데 가격대나 제품 특성, 디자인들이 이번 선택 기준과는 달라서 다음으로 했습니다. 앞서 말한대로 실내 감상용 기준이 되는 음향기기들은 앰프와 스피커이기 때문에 헤드폰이 사용되는 빈도는 정말 일과 아웃도어 재생이 주입니다.

덕분에 100이상 나가는 제품을 따로 구입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지금 사용하는 오디오 장비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 경우에만 선택해야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선택하기 어렵지요.


솔직히 브랜드 음질면에서 '소노러스 6'이 좋다고는 하지만 외형디자인과 무언가 모를 무게감은 확실히 마이너스 요소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좋은 소리를 실내에서 멋지게 느끼면서 즐기고 싶다면 지금 기준으로 소노러스 6는 대단히 재미있는 애가 틀림없지만 스탁스나 그라도, 모니터링 제품군과는 확연하게 다른 하이파이적 브랜드 특성이 강한 헤드폰이기 때문에 취향에서 맞지 않는 분은 질색할 수도 있다고 하겠습니다.

또 너무 또렷한 개방감 때문에 특정 음악영역, 저음이 강하게 치고 들어오는 소리를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영 꽝이라고 할 수 있고요.


근래에는 EQ 조절 능력이 강화된 플레이어도 많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특성에 맞게 조절해서 들을 수도 있겠지만 워낙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드는 이에게 있어서 그때마다 조절해서 듣는 것도 피곤한 일이라서 100% 추천하기란 어렵습니다.

그래서 레퍼런스 음 테스트에는 스튜디오에서 정말 믹싱이 잘 된 곡 몇 개만을 가지고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하겠습니다.

저도 대부분 그런 점때문에 몇몇 특징이 강하게 부각된 음원 3~4개와 좋아하는 음반 몇 장을 가지고 대부분의 테스트를 해봅니다.

그리고 비교시에는 당연히 그 음들을 기준으로 삼고 기준이 되는 장비를 통해서 소리를 귀와 머릿속에 남기고 이동해서 들어보지요.


그나마 헤드폰은 이런 제약이 덜하기 때문에 바로 특성치를 알아볼 수 있지만 이번에 느낀 것이 대부분의 고급 헤드폰, 속칭 20만원대가 넘어가는 애들은 대부분 브랜드 특성 외에도 기본 재생능력이 아주 훌륭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워낙 뻔한 것만 자주 사용하다 보니 최신 제품군에 대한 기준이 조금 모호해지는 것도 있어서 AKG Q701이나 SHURE SRH1440과 바로 비교해보는 것도 잊지 않았는데 확실히 4~5년 전과 다르게 어느 정도 상향 평준화가 이루어졌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것이 하이파이 적인 부분에서 평준화라고 말하기에는 아직 거리감이 있습니다.

게다가 스튜디오 모니터 작업용 제품군과 비교하는 것도 좀 무리가 있지요. 과거 작업에서는 아무리 대중적인 히트를 했다고 해도 24-96이상되는 작업 자체를 아예 하지를 않았어요. 극장용 사운드 처리 기술이나 프로세서는 대응을 한다고 해도 결국 회사나 타이틀 규격에 맞추어 낮추거나 압축, 변화를 시켜야 했기 때문에 기존 CD음질 16-44.1기준만 처리해도 된다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나마 대부분 팔려나가는 음원 파일은 mp3 기준이니 작업을 100이라고 했을 때 실제 청취자들에게는 60~80정도만 제공되는 셈이었느니 말이지요.


그나마 휴대용 장비 시장이 확장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스마트폰 덕분인데 다기능 고성능 제품들이 나오면서 시장경쟁력이 비슷해지자 차별화되는 부분으로 이 음원 재생능력에 대한 접근이 부각되었고 기본 서비스로 추가되는 영역에서 더 많은 다양성을 확보하게 되었다고 하겠습니다.


물론 저도 80~90년대는 열심히 이어폰을 중심으로 들었고 조금 더 재미난 소리를 즐긴다는 의미에서 헤드폰을 사용했지만 개인 공간이 확보된 이후부터는 그냥 앰프와 스피커를 중심으로 즐깁니다. 그렇다고 해도 서울 방구석에서 마음껏 소리 크게 틀어놓을 수 있는 것은 또 어려운 일이라 헤드폰을 통해서 접근할 수 있는 화려하고 웅장한 느낌을 선호하기도 합니다.


세밀한 음 표현력에 치중을 하는 경우도 있었고 그 부분은 2000년대 초부터 다양한 브랜드들이 카탈로그와 함께 시범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열심히 청취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 봤자 업무기준이 되는 경우가 많다 보니 또 다른 취미적인 기준을 더해보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러다가 오랜만에 필립스를 비롯하여 젠하이저와 AKG 베이어다이내믹이 신세대 제품군을 선보인 점에서 은근히 자극을 받기는 했지요.

2007~8년 사이에 불었던 고음질 음원 데이터를 어떤 형태로 다시 즐겨 볼 수 있는가 하는 점이었습니다.

저는 기본 소스가 SACD밖에 없었기 때문에 따로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지만 다양한 리소싱 파일과 튜닝된 음원, 신소재, 신형 프로세서의 등장으로 인해 더욱 치열해질 것은 자명했습니다.

그래 봤자 기존 오디오 시장은 침체기이기 때문에 그 이상 발전될 가능성은 없고 기존 시장에서 나누어먹기 하느라고 바쁠 것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휴대용 플레이어와 이어폰, 헤드폰 분야가 그 짧은 사이에 400%이상 확장되었다는 사실을 보면서 놀랐습니다. 일부 브랜드는 600% 이상 되는 확장세를 보여주면서 기세등등했는데 세분화된 고급시장도 그에 걸맞은 매력을 가지고 나왔다고 하겠습니다.


1991년 일본에 갔을 때 워낙 많은 브랜드 제품군이 좌악 깔려있어서 놀랐습니다.

그래 봤자 이어폰, 헤드폰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정말 정말 많았지요.

1997년 홍콩, 1999년 시카고에서 무지막지한 차세대 제품군과 도전을 보면서 앞으로 초고가 오디오 기기들도 이쪽 부분을 소홀히 하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은 했지만 지금과는 다른 분야로 생각을 했습니다. 거취형 실내용 오디오 장비들이 갈 바탕은 확실했고 공간 확보와 인테리어적인 요소, 그리고 개개인의 취향에 따라서 다른 방향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저도 트랜지스터와 디지털 앰프에 대한 방향성만 생각을 하고 있다가 대뜸 다시 진공관에 맛을 들일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제 인생도 그리 만만하게 진행된 것은 아니지만 고급스러움이 아니라 누구라도 좋은 소리와 좋은 감상의 바탕에 좋은 장비들이 공존하게 되었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하겠습니다.


아직은 연말 시즌에 맞추어서 조금 더 바라보는 부분이 있겠지만 역시 세상은 그래서 또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취향적인 부분은 이전 글과 엮어두었으니 보셔도 재미있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