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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dware Story/Classic Goods

거의 생각없이 첼로 스칼라티 105

기본적으로 몰아 쓰기를 하고 있을 때는 다른 주제 글을 잘 안 쓰는데 이것은 뭐……….

제가 조금 취미 연도가 오래되다 보니 이런저런 일로 문의를 받을 때가 있습니다.

오늘은 조금 날씨가 쌀쌀해져서 좀 그렇지만 잠시 따뜻한 기운을 느끼게 되었을 때 어김없이 연락이 왔습니다.

참 이런 패턴 꾸준하지요.

봄이 오면 아웃도어용 무언가를 물어보고,

여름이 오면 카메라나 여행 관련 이야기를 물어보고,

가을이면 장난감과 도색 관련 제품을 물어보고,

겨울이면 프로젝터나 오디오 장비를 물어봅니다.
시계나 은제품, 만화책이나 게임, 애니메이션 관련은 항시 물어보지만 블로그에서는 방학일 때 조금 질문 빈도수가 올라가지요.


예, 따뜻해지는 기운을 느껴서 그런지 이런저런 질문이 옵니다.

웬수같은, 좀비같은 취미인들은 꾸준히 번갈아가면서 등장을 하니 이런 이야기도 블로그에서 여러 번, 연도별로 해왔지만 이번에 또 합니다.

그런데 사실 이번에는 굉장히 단순한 말이 나옵니다.

자전거를 물어보는 인간들에게는 간단합니다. 그냥 이거면 됩니다.

가뜩이나 2017년 모델이 발표되면서 2016모델은 더 싸졌다고 하겠지요.

첼로, 한국 브랜드입니다.

스칼라티 105. 이거면 거의 대부분 다 됩니다.

완성차에 로드 사이클이지만 어지간한 곳에서 거의 다 굴러다닐 수 있습니다.

물론 이것을 끌고 산악을 달리실 분은 안 계실 터이니 말을 합니다만 산악이나 비포장도로를 시원하게 달리신다면 그냥 이런저런 취미로운 것으로 마운틴 바이크를 구입하시면 됩니다.


전에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가지고 떠들었지만 실제 한국형이라는 것은 한국 자전거 도로 사정이 썩 좋지 못하고, 여러 가지 환경적인 요인도 있기 때문에 그렇게 좋은 것을 고르기에는 조금 어려운 환경이라는 것을 말합니다.

중국이라고 하는 굉장히 노동집약적인 생산기지가 옆에 있다고 해도 20만 원대 이하 제품들은 권장하기 어려운 것도 맞고, 여타 주변국에 비해서 경사 있는 도로가 많은 우리나라인 만큼 어느 정도 고생을 해야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사실 7~8년전만 해도, 아니 3~4년 전만 해도 알루미늄 프레임 + 카본포크 + 거의 풀에 가까운 시마노 105급 구동계를 장착한 애가 이런 가격에 나온다는 것은 사기에 가깝다는 소리를 할 것입니다. 솔직히 완성차 무게가 8.7kg(490사이즈 기준)인 것도 놀랍지요.

게다가 기본적으로 좋아하는 로우림이기 때문에 또 에헤헤 입니다.


단, 저 개인적인 감상에서 말을 한다면 이 외형 디자인은 마음에 안 듭니다. 예, 저는 이런 디자인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생활형 자전거라는 특징으로서 본다면 크게 따지지 않겠지만 그래도 100을 넘기는 가격을 생각한다면 저는 곧 죽어도 디자인을 따지고 본다는 것이지요.

제 취향적인 부분도 포함해서 이야기를 한다면 역시 늘씬한, 유럽형 시티사이클 스타일을 좋아합니다.

http://blog.naver.com/chinppo/220361382448

이 포스트에서도 이야기를 했던 모델, 꼴나고의 비스콧띠같은 애를 좋아합니다.

아니면 영국에서 잠깐 타본 특이한 A스템을 가진 LOOK모델이거나 말이지요.

실상 평지와 약한 경사를 탄다고 하면 시티타입이 제일 만만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따져봐도 국내에서 디자인 취향에 맞는 만만한 애가 없어요.

이 스타일로 여전히 강세를 떨치고 있는 메리다의 리액토 애들은 강력한 에어로 타입 강자 자리를 지키고 있고요.

예, 잠깐 타봤어요. 확실히 쌩쌩 나가더군요.

메리다 브랜드는 이전에 한번 타보았을 때 한국형에는 좀 안 어울린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여전히 트렉(TREK)브랜드에서 나온 DS시리즈를 가장 안정적인 모델로 봤습니다. 실제 그런 형태가 국내 도로 사정을 감안한 상태에서는 최선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몇년 국내에서 데굴데굴을 해보니 참 많이 다른 한국적인 문화정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선수, 레이싱 라이더 급은 아니라고 해도 그에 준하는 속도감을 즐기시는 분들이 있다는 것이지요.

더불어 나 비싼 자전거 끌고 다니거든. 그러니까 비켜라 라는 개존심까지 부리는 모습도 많이 봅니다.

과거에는 이렇지 않았던 것 같은데 정말 참 많은 인식 차이를 만나보게 되었다고 하겠습니다.

그래서 좀 은근히 국내에서 자전거 굴리기 싫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그래도 어찌하겠습니까. 날씨 좋은 날에는 데굴데굴하고 싶어지는 것이 인지상정이니 말입니다.


이 스칼라티 105와 비교를 한다면,

한동안 무적의 가격 대비 성능을 자랑하던 엘파마(ELFAMA)브랜드의 EPOCA E5800이 있었습니다.

예, 이렇게 생긴 녀석인데요.

느낌도 가격도 비슷하지요. -아주 살짝 더 싸고 구동계와 브레이크 구성이 잘 되어 있어서 인기였습니다.

실상 같은 첼로 브랜드에서도 동급 가격대 성능으로 몰고 나오던 애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입문형 등급을 스칼라티에게 물려준 솔레이어 A7모델인데 이쪽은 2015년 모델까지 나왔습니다. 위에 나온 엘파마 5800이나 솔레이어 A7이나 다 비슷한 입문 등급에서 최강 자리를 다투고 있었습니다.

참고로 솔레이어 A7, 2015년 모델은 이런 모양입니다.

제가 왜 이쪽 디자인들이 다 비슷하다고 이야기하는지 아시겠지요?

물론 이쪽이 조금 더 적극적인 에어로 디자인을 표방했던 것도 있어서 이쪽 솔레이어 모델에 대한 이야기도 가끔 거론합니다만 가격대로 무식하게 밀고 나온, 그러면서도 상당히 올라운드 성격을 가진 스칼라티 105는 무시무시한 영역에 속한다고 하겠습니다.


솔레이어 였을 때는 가격이 136만원 이었는데 스칼라티105가 되면서 119만원으로 근 20여만 원 정도 떨어졌습니다.

물론 공격적인 스피드 라이딩 스타일로 본다면 솔레이어가 조금 더 이득을 볼 수 있는 디자인이겠지만 동급 - 아니 부품 등급만 따지면 살짝 더 좋아진 스칼라티가 올라운드 스타일을 지향한 만큼 저같이 그냥 즐기는 사람에게는 더 매력점이 높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실 도긴개긴하던 EPOCA E5800과 솔레이어 A7 싸움에 있어 첼로가 신 브랜드 스칼라티로 우선 선제공격을 날린 셈이기도 합니다. 

그런점에서 2016년을 대표하는 모델이라는 소리를 당당하게 할 수 있습니다.

첫 발표가 2015년 여름 끝자락에 있었는데 지금까지도 가격대가 거의 내려가지 않고 잘 팔리고 있는 것을 보면 더욱 그렇다고 하겠지요.


다만 앞서 말한대로 근래에 와서는 '무개성'에 가까울 정도로 비슷한 프레임 디자인이 많아져서 좀 그렇기도 합니다.

정말 자세히 뜯어보면 이런저런 특징과 다른 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이브리드부터 마운틴, 로드까지 굉장히 비슷한 스타일을 가진 애가 많아지면서 구동계와 쇽의 차이를 제외하면 정말 비슷한 애가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실상 디자인만 제외하고 보면 브랜드의 차이점을 크게 논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클래식 시티(어반)타입 - 실상 이쪽은 대부분 크로몰리 프레임이지요. 알루미늄 재질이 아니라 철이 기본입니다. 그래서 어지간해서는 10~12kg대 제품으로 개성치를 더하고 있습니다. 공격적인 휠 세트나 시트나 포크 구성을 달리해서 무게를 줄일 수는 있겠지만 제가 원하는 취향적인 가격대에서는 무리입니다.


실상 각종 입문형이나 2~30만원대 패션성을 가진 자전거 출퇴근, 등하교 용이라고 하면 특징이 강한 환경에 있지 않고서야 무시무시한 자전거가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그런 것으로 권해달라고 하면 그냥 자기 눈에 예쁜 것을 고르라는 말밖에 할 수 없지요.

은근히 달려보는 즐거움에 맛을 들이면 조금 더 좋은 입문형과 중급, 그리고 상급과 빛나는 광급으로 갈라지게 되겠습니다.

물론 그러면서 광(狂)이라는 단어를 붙여보기도 하고요.


이 제품은 조금 달려본 후에 중급과 상급으로 넘어가는 길목에서 선택해볼 좋은 애라고 생각을 하게 됩니다.

과거라면 무시무시한 대만 브랜드의 강력함을 이야기하겠지만 이 녀석은 프레임부터 기본이 꽉 잡힌 상태에 구동계까지 착실하게 나와서 기본 중의 기본을 아주 잘 지킨 모델이라고 하겠습니다. 게다가 440부터 530까지 프레임 사이즈도 세분화되어있고 - 그렇게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 덜 촌스러운 컬러링도 더해서 나름 선택의 폭을 넓혔습니다.


게다가 실주행을 해보니까 상당히 잘 나갑니다.

아주 무지막지한 스피드감을 원한다면 이것보다 상급이면서 풀 카본으로 구성된 '케인 마크2 울테그라' 모델도 있습니다.

풀카본 + 울테그라 구동계는 199이지만 풀카본 + 105 구동계는 169로 역시 공격적인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물론 디자인은 제 취향이 아닙니다. 단, 케인 마크2의 컬러링 중 마음에 드는 구성은 있습니다.

'다크블루 에메럴드' 컬러인데 이것은 묘하게 마음에 들더군요. 다만 실모델이 전시된 곳이 적어서 또 취향적으로 접근해서 찾아보려면 고생시킨다고 하겠습니다.


어찌 되었든 자전거 2016년에 가격만 가지고 본다면 이것만한 무식한 애가 없습니다.

물론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경쟁제품이 나올 것이고 전체 가격구성대가 더 떨어질 것입니다. 아주 우수한 특징을 가진 신 재료, 소재가 나오지 않는 한 이 구성은 좀 오래가겠지만 - 더불어 다들 비슷비슷한 디자인만 들고 나와서 좀 아쉽지만 - 취향적인 개성으로 더해볼 수 있는 느낌이 좋은 아이가 아닐까 합니다.

물론 2017년이 된 지금은 더욱 가격대비 성능이 우수한 애들이 등장하겠지만요. 3~4월은 아무래도 그런 것들을 새롭게 만나볼 즐거움이 있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