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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dware Story/Audio Goods

재미있는 녀석 메제(meze) 99 CLASSICS

이 묘한 이름을 달고 나온 헤드폰은 울림과 성질이 다른, 말 그대로 요새 유행하는 '개성이 있는 헤드폰'이었습니다.
사실 이 녀석이 어떤 것인지 들어보려고 갔던 길에 플레뉴 M2도 만나보고 온 것이지요.
지나가다 몇 번 본 적은 있지만 시간을 내서 들어볼 여유를 만들기 어려워서 계속 바라만 보다가 간신히 시간이 되어 들어보러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관심이 있으신 분들에게는 이미 이름값을 경험해보셨을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무엇보다 지금 시대에 나무를 소재로 한 헤드폰이라는 점에서 굉장히 매력적이라는 감상을 가지게 합니다. ABS나 금속 하우징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나무제품은 밀도가 다른 만큼 울리는 특징도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몇몇 브랜드가 나무를 울림판으로 사용한 이어폰을 제작하면서 화제를 모았고, 꾸준히 실내, 거취형 스피커에는 목재가 사용되고 있습니다만 헤드폰에서는 이상하리만치 접근하기 어려운 소재였다고 하겠습니다.
사실 저도 소리라는 부분보다 이 외형 마감에 더 신경이 쓰였더랍니다.

실제로 보고 만져봐도 상당히 예쁘고 매력적인 디자인이었습니다.
저는 좀 그런 것을 따지는, 예쁘거나 귀여운 것에는 우선 에헤헤 하는 습성이 있다 보니 이 녀석은 좋을 것 같다는 기분이 듭니다.
뭐, 아니라고 해도 우선 뽀대가 있으니 아웃도어용으로 그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게다가 보기보다 가볍습니다. 머리를 쏘옥 감싸 안아오는 착용감도 재미있었고요.
다만 살짝 오른쪽 금속 고정쇠가 제 머리카락을 감아서 끼이더라고요. 저는 더운 여름에 옆머리를 짧게 하는 스타일인데 긴 머리이거나 퍼머, 곱슬머리이신 분은 은근히 신경 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약 40여 분 정도 들어봤습니다.
가지고 간 플레뉴 D를 가지고 언제나 자주 듣던 음악들을 집중적으로 체크해가면서 들어봤습니다.

우선, 소리가 다르게 나옵니다.
해상도가 좋다, 음질이 어떻다가 아니라 음색이 다릅니다.
어떻게 말을 할지 좀 고심되기는 한데 과거 켄우드 컴포넌트에 있었던 이펙트 효과가 달린 소리와 비슷했습니다.
이것은 아무래도 일반적인 비교가 아니지요.

그래서 간편하게 할 수 있는 감상평은 개성이 있는 헤드폰, 재미있는 헤드폰
이 될 것 같습니다.



우선 스타일이 좋은 헤드폰이기 때문에 근래에 나온 헤드폰 중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매력을 느낍니다.
참고로 그 세 녀석들은, 소너스 파베르(Sonus Faber)에서 나온 '프리마(Pryma)'라는 녀석인데 이렇게 생겼습니다.



스트랩 컬러 조합을 달리할 수 있어서 개성적인 연출이 가능한 고급스러움을 자랑하는 제품인데 이쪽도 은근히 매력적인 개성을 발휘하는 애라고 하겠습니다. 주변 친구 둘이 가지고 있는 것은 알지만 워낙 애지중지해서 빌려 들어보기 어려운 애였기 때문에 정확한 감상은 조금 나중이 될 것 같습니다만 말 그대로 예쁜 애지요.

다른 하나는 오디오 퀘스트 '나이트 호크(NightHawk)'라는 녀석인데 워낙 개성이 강해서 바로 아실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친구가 하나 가지고 있어서 들어봤는데 워낙 특징이 있어서 아웃도어용으로 사용하고 싶은 제 야망과 다른 제품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던 멋스러움을 가지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나름 성단에서 가장 예쁜 MH 3기 ………가 아니라 만보 기준으로 예쁜 헤드폰 3기라고 하겠습니다.

어찌 되었든,
메제라는 브랜드가 가진 인지도는 전무하기 때문에 알아보기 힘들었는데 유럽에서도 은근히 마이너에 속한 루마니아 브랜드입니다.
그런 곳에서 나온 헤드폰인데 디자인부터 먹고 들어가더니 상당히 개성적인 매력을 확 뿜어내는 것입니다.



새롭게 단장을 한 후에 처음 놀러 가보는 셰에라자드인데 메인 전시대를 차지하고 있던 것을 보면 놀라지 않을 수 없지요.
뭐, 쟁쟁한 브랜드들은 독자 코너를 배정받아서 이렇게 위세를 떨치고 있지만 말입니다.

그러고 보니 이곳도 어느새 새롭게 단장을 했습니다. 위치도 살짝 이동을 했고요.
처음 생겼을 때부터 은근히 돌아다니면서 구입도 하고, 신제품 구경도 하던 숍이었는데 어느새 전국구 지명도를 가진 매력을 보여주고 있어서 더욱 좋은 감상을 말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겠습니다.



가장 달라진 특징이라고 한다면 역시 카페의 등장입니다. 내부에 캡슐커피 머신을 통한 음료 섭취가 가능해지면서 음에 하하 하한 분위기 연출이 가능해졌습니다.
저는 돌돌 돌 거리면서 원두 갈아먹는 쪽이지만 캡슐커피가 가지는 개성적인 연출과 다양성, 조건 확장성을 보면 재미있는 인테리어 효과라고 하겠습니다.

향이 즐거운 음료와 함께 멋진 소리에 빠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기존에도 깔끔한 개성을 보여주던 곳이었지만 공간이 더 넓게 구성되면서 훨씬 여유로워진 느낌을 받습니다.
자전거로 가볼 수도 있는 거리이기 때문에 좋은 느낌이 있고 무엇보다 편하게 돌아볼 수 있는 점에서 좋습니다.



인테리어도 전보다 훨씬 고급스러워졌는데 동네 영향도 있어서 그런지 상당히 세련된 어반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뭐, 그런 분위기에 밀리지 않고 편하게 가서 편하게 듣고 오기에 좋은 곳이라는 것이 제일 평가되는 부분이지만요.



무엇보다 신규 셰에라자드에는 독립된 청음실이 마련되어 있어서 외부 소음과 차단된 상태로 청음을 해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주변 소음에 민감한 분들에 있어서 자신의 방구석에서 들어볼 수 있는 느낌을 그대로 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마운 배려라고 하겠습니다.


그리하여, 메제 99클래식도 경험해보고, 새로 바뀐 셰에라자드에서 에헤헤 해보고, 새로 나온 뭐가 있나 해서 스피커와 앰프 쪽도 가보고 하다가 플레뉴 M2가 전시되어 있는 것을 보고 뭔가 해서 좀 들어보고 했습니다.

물론, 제일 목적은 메제 99클래식이라는 헤드폰입니다.
겨울 귀마개로 구입한 T90을 상당히 많이 구동시켰더니 정말 풀려서 굉장히 따스한 헤드폰이 되고 말았습니다.
꼭 그 때문은 아니지만 귀엽고 예쁜 헤드폰도 하나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찾아본 것인데 상당히 개성이 있는 헤드폰이어서 관심 목록에 올려두게 되었습니다.
비록 고음질 대응 헤드폰은 아니라고 해도 충분히 매력 있는 소리를 들려준다고 생각합니다.



저같이 아웃도어용 헤드폰에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소리만 잘 들리면 되는 것을 찾는 사람에게는 어필할 수 있는 요소가 많은 헤드폰 같습니다.
조금 여유가 생기면 (방구석 기기들을 저 멀리 치워버리게 되면) 들여놓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라도 급과는 다른 개성, 깔끔하게 울리는 중고음역이 예뻐서 좋았습니다. 자극적이지 않게 곱게 울리는 고음이 좋았고, 적당한 음장 형성에 분리 도도 좋아서 재미있었다고 하겠습니다.
근래 하이파이를 비롯한 음악 장비 튜닝 방향이 조금 저역, 고급스러운 저역 질감을 표현하는 쪽으로 많이 나오고 있는데 그런 점에서 오히려 다른 저역, 가볍지만 결코 그냥 가볍지 않은 저역을 들려주면서 어딘가 모르게 자연스러운 질감을 가진 중역대를 표현해주고 있어서 좋았던 메제 99클래식이었습니다.

친구랑 농담으로 "이 녀석이 99이니까 나중에 100식이 나오지 않겠는가?" 라는 소리를 했습니다.
그 녀석이 황금색 외장을 가지고 있으면 재미있겠다라는 소리를 하면서 이 재미난 헤드폰과 만난 것을 추억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