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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imation Story/2010 / 21c

오컬틱 나인 - 나를 주인공으로 만들어 줘


오컬틱 나인
Occultic;Nine -オカルティック・ナイン-
TV Series
SF 로봇 액션
2016년 10월 9일 ~ 12월 25일
전 12화
감독 이시구로 쿄헤이(イシグロキョウヘイ)
제작사 A-1 Pictures
감상 매체 TV

스토리 감동 20 : 12
스토리 웃음 15 : 9
스토리 특색 10 : 8
작화 캐릭터 15 : 13
작화 미술 10 : 7
음악 10 : 7
연출 10 : 7
Extra 10 : 8
71 Points = 


아마도 이 작품은 2016년 만보 베스트에 들어간 작품 중 하나입니다. 포스트 하는 것이 너무 늦었지요.

사실 아쉬운 떡밥 미회수 영역을 제외하고 보면 굉장히 잘 만든, 짜임새 좋은 작품이었지요.

어떤 의미로 본다면 근래에 나오는 작품들은 주인공이 찌질해서, 주인공답지 않은 과정을 거치다가 최종적으로 주인공다운 모습으로 성장하는 것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완성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주변에서 초반 주인공의 찌질한 나레이션에 질려 보는 것을 포기한 분도 있다고 하니까요.

그래서 이 작품에 대한 감상평을 간단하게 정리해 보면 '나를 주인공으로 만들어 줘!' 일 것 같습니다.




애니메이션 기획은 물론이요, 게임으로까지 발전한 상당히 있어 보이는 꾸밈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를 보면 아쉬운 모습이 되고 말았습니다. 실제 제작편수, 전 12화라는 상영편수의 제약에 따른 아쉬움이라는 말도 있지만 막판에 착착착 막을 내리는 과정이라는 것을 보면 좀 묘한 감각도 듭니다.


사실 타이틀 때문에 오컬트라는 부분을 의식하고 보면 다 수상해 보이는 것이 맞습니다.

이유도 없이 잘 만들어진 캐릭터가 금방 사라질 이유는 없으니까요. 저는 그런 부분을 너무 의식하고 봐서 그런지 에피소드 3 정도 지나가니까 어느 정도 스토리가 보이더라고요.

물론 예상하지 못한 구성도 있었기 때문에 그런 과정을 즐기면서 에헤헤 할 수 있었지만요.

결국 어떤 작품이건 예상을 벗어나는 과정을 통해 시청자에게 더욱 강한 매력을 선사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결국 어째서 '니시조노 리리카'라는 캐릭터에 대한 떡밥 회수가 이루어지지 않았는가를 생각해보게 되는데, 사실상 어느정도 예상되는 것은 있습니다. 다만 그것을 확실히 거론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 작품을 보는 감각이 달라진다고 하겠지요.

더불어 몇몇 캐릭터가 존재하는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면 좀 아쉬운 부분도 보입니다.

아이카와나 쿠레나이노 같은 캐릭터는 확실히 더 보여주거나 할 이야기가 있었던 것 같은데 말이지요.


언제나 하는 이야기지만 저는 가급적 작품을 대할 때 사전 정보를 알아보지 않고 만나는 것을 좋아합니다.

너무 과잉 정보가 입력된 후에 만나면 좀 기대치가 높아져서 후회하게 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2010년도 이후에 등장한 작품들이 제법 꼬고 꼬아서 있어 보이는 구성을 전개할 것처럼 굴다가 자폭하는 경우를 만나면서 더욱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작품도 어떤 면에서 보면 그런 가능성을 가지고 있었고, 의외로 짧은 화수 안에 너무 몰아넣다 보니 요상한 밸런스를 보여주었다는 주변평을 많이 듣게 됩니다. 기획 단계와 실천되는 과정 속에서 이런저런 변화가 필요한 것도 있겠지만 무리를 한 부분이 없다고 말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합니다. 일반적인 히어링으로 일본어를 완벽하게 숙지할 수 있는 분이 아니라면 더욱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저는 미처 몰랐는데 자막을 필요로 하는 분들이 보면 굉장히 어렵습니다.

순간, 시퀀스 하나에 흐르는 대사량이 너무 많아서 그것을 다 보고 분위기까지 만끽하기란 제법 어렵지요.


그런 템포, 밸런스적인 부분과 함께, 후반부에 들어서 남겨진 떡밥들이 콜라보레이션 된 여러 장르, 만화, 소설, 게임에서도 충분히 만족시켜주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더욱 묘한 감상도 가지게 됩니다.



단순한 시스템의 파괴만으로 이야기를 마무리 지을 수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현실과 초현실, 오컬트적 분위기를 잘 연결해서 보여준 점은 즐거운 구성이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꼭 '9'이라는 숫자에 의미를 두려고 한 것이 상징하는 무언가를 따져볼 수도 있겠지만 전체적인 구성과 가능성을 보면 이 작품이 보여준 세계관은 이후에 충분히 또 다른 여지를 남겨놓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슈타인 게이츠]를 비롯하여 여러 시공간 만담 형 구성을 보면 결국 주제보다는 사건과 의식이 어떤 형태로 독자와 시청자들에게 작용하는지를 실험하는 듯한 기분도 듭니다.

현대 소설이 보여주는 대중적인 접근이 아닐지라고 해도 그 과정이 독특한 향기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확실하니까요.


애니메이션으로서, 그것도 TV 시리즈로 만들어진 작품으로서 보면 대단히 높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습니다.

근래에 와서 1쿨짜리 작품도 제대로 구성하지 못해서 자멸하는 작품도 많이 보기 때문에 더욱 이런 작품들이 보여주는 매력적인 열정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너무 한 부분에 몰려있는 비 대중적인 타이틀과 구성, 세계관이지만 SF와 오컬트, 그리고 조금은 다른 맛을 느끼고 싶은 애니 팬이라면 접해보아도 좋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이 세계관에 혼동이 와서 소설, 만화, 게임을 전부 건드려 보겠다는 분이 나타나셨을 때는 말리고 싶을지도 모르겠지만요.